특검, 김경수 구속영장과 기간 연장 두고 고심...이르면 주중 윤곽 잡힐 듯
드루킹 사건을 수사 중인 허익범 특검의 칼날이 다시 김경수 경남지사에게 향했다.
[일요신문]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을 수사중인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1차 수사기간을 단 열흘 남기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져졌다. 특검은 15일 백원우 청와대 민정비서관을 참고인으로 소환 조사를 벌였다. 하지만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구속영장 성사 여부에 따라 특검 연장이 탄력을 받을 관측이어서 특검은 김경수 지사의 구속영장 발부를 놓고 장고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이날 오전 9시 백 비서관을 참고인으로 소환해 ‘드루킹’ 김동원씨에 대한 청와대 차원의 대응을 주도한 의혹 관련 강도 높은 조사 뒤 오후 2시 50분에 신문을 마쳤다. 이후 백 비서관은 조서 검토 후 4시 45분 조사실을 빠져나와 8시간 만에 귀가했다.
백 비서관은 성실히 잘 조사를 받았다는 말만 남긴채 대기하던 차량에 탑승해 자리를 떠났다.
드루킹 특검에 참고인 소환 조사를 받은 백원우 청와대 민정비서관. 연합뉴스.
이에 특검은 드루킹과 정권의 연관관계를 청와대 차원에서 덮으려는 시도가 있었던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특검은 드루킹과 김 지사를 이어준 송인배 정무비서관을 12일에 조사를 마친데 이어 이날 백 비서관을 소환함에 따라 드루킹 일당과 관련된 주요 인물에 대한 조사를 사실상 마무리했다.
사실상 김경수 지사의 신병처리에 대한 결정만을 남겨둔 상태다. 특검은 백 비서관의 진술을 검토한 뒤 이르면 주중 김 지사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김 지사는 드루킹에게 댓글 작업을 지시한 혐의(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와 드루킹 측에 올해 6·13 지방선거에서 일부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도와주는 대가로 센다이 총영사직을 제안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를 받는다.
특검은 김 지사를 6일과 9일 두 차례 불러 이 같은 혐의에 대해 40시간에 가까운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다.
특검은 결국 김경수 경남지사에게 사활을 걸 수 밖에 없는 처지다. 허익범 특검과 드루킹 김동원 씨의 모습.
하지만 김 지사와 드루킹의 대질신문에서 드루킹이 일부 진술을 번복하면서 특검은 현재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놓고 다소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그럼에도 특검은 김 지사가 드루킹과 댓글 조작을 공모하고 인사를 미끼로 활용한 정황이 뚜렷한데도 여전히 혐의를 부인하는 만큼 불구속 수사로 끝마칠 수는 없다는 입장이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법조계에서는 오는 25일 1차 수사 기간 60일을 마치는 특검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수사 기간 30일 연장을 신청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허 특검은 오는 22∼23일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중간 수사 결과를 보고할 계획인 가운데 문 대통령도 특검이 기간 연장을 신청하면 승인권자로서 거부하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반면, 특검이 김경수 지사 구속에 실패할 경우는 특검 연장의 구심점이 사라질 여지도 남겨져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최근 여권을 중심으로 정치권에서 특검이 지나친 이미지수사를 펼치고 있다는 비판이 특검을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지사 역시 이런 기류에 편승해 특검을 비난하고 있는 만큼 특검으로선 구속 불발시 논리적인 연장 사유를 제시해야만 하는 등 부담이 적지 않은 상태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