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당국의 늑장대응에 주민들 텃밭으로 응수
[일요신문] 도로 위의 흉물인 싱크홀이 토마토밭으로 변신한 곳이 있다. 캐나다 토론토의 포플러 플레인 크레센트 지역 주민이 정성껏 가꾸고 있는 토마토 밭 이야기다.
처음 도로 위에 싱크홀이 생긴 것은 올여름 초였다. 처음에는 자그마한 크기였던 구멍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커졌고, 현재는 자동차 한 대만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도로를 점령하고 말았다. 문제는 당국의 늑장대응이었다. 주민들의 복구공사 요청에도 이렇다 할 조치를 취하지 않고 뭉그적거렸던 것.
나 몰라라 하는 당국의 대처에 뿔이 난 주민들은 하염없이 기다리는 대신 직접 행동에 나서기로 했다. 누군가 싱크홀에 토마토 씨앗을 뿌렸고, 이 토마토가 하나둘 싹을 틔우면서 자라기 시작하자 너나할 것 없이 정성껏 돌보기 시작한 것이다.
주민들의 관심과 애정 속에 여름 내내 무럭무럭 자란 토마토 줄기에는 현재 수십 개의 토마토가 주렁주렁 매달려있다. 그야말로 마을 주민들의 공동 텃밭이 된 셈이다.
이처럼 토마토가 자라기 시작하면서 싱크홀은 캐나다 전역에서 화제가 됐고, 토마토 밭을 가꾸게 된 배경에까지 관심이 쏠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지역 당국은 여론을 의식해 뒤늦게 “현장 조사를 나가 복구 작업을 하겠다”라고 밝힌 상태다.
하지만 이제 막 영글기 시작한 토마토를 바라보고 있는 주민은 기왕이면 토마토가 다 익을 때까지 복구 작업을 하지 않길 바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 ‘글로벌뉴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