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대우 “사업자 선정 취소 시 법적대응도 고려” vs 하남시 “재심의 요청해도 달라질 건 없다”
-김상호 하남시장 “계약 관련 임직원 문책 및 재발 방지” 강조
하남도시공사 감사결과를 발표하는 김상호 하남시장
[경기=일요신문] 김창의 기자 = 하남 H1 프로젝트(천현․교산 친환경복합단지 프로젝트) 우선협상자였던 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 하남도시공사가 사업자 선정을 취소할 경우 법적 대응까지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져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 측은 “아직 하남도시공사로부터 정식으로 사업자 취소 통보를 받지 않은 상황이라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해 정한 바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남도시공사가 하남시에 재심의를 요구할 수도 있고, 우리 측에 취소 처분을 할 수도 있지만 취소 결정이 나온다면 법적 대응도 고려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만약 사업자 선정이 취소되고 하남 H1 프로젝트 재입찰 진행 시 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 배제되거나 재입찰에 실패한다면 국내 최상위의 금융투자회사인 미래에셋대우의 이미지에도 상당한 타격이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 1조원 규모 하남 H1 프로젝트
하남 ‘천현‧교산지구 친환경복합단지 H1 프로젝트’는 천현동 239 일원 약 1.2㎢(36만평) 부지에 1조 3000억 원을 투입해 연구단지(R&D), 물류·유통, 주거 등 복합단지를 조성하는 대규모 개발사업이다.
하남시는 이교범 시장 시절인 2016년 8월 하남도시공사를 ‘친환경복합단지 H1 프로젝트’의 예비사업시행자로 지정해 프로젝트를 진행토록 했다. 이듬해인 2017년 2월 하남도시공사는 H1 프로젝트의 사업 우선협상자를 공모한다.
우선협상대상자 입찰에는 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과 한국투자증권 컨소시엄이 경쟁했으나 같은 해 7월 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 우선협상자로 선정된다. 하지만 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 공모지침서에 규정된 기한과 다른 ‘기업신용평가서’를 제출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공모지침서에는 2017년 2월 기준 1년 이내의 기업신용평가서를 제출하도록 명시돼 있다. 즉 2016년 2월부터 2017년 2월까지의 기간 내의 기업신용평가서를 제출했어야 한다. 하지만 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은 2017년 5월에 발급받은 평가서를 제출했다. 지침을 따르지 않은 것이다. 그럼에도 하남도시공사는 미래에셋 컨소시엄을 우선협상자로 선정한다.
H1 프로젝트의 승인권을 갖고 있는 하남시의회는 지난해 8월 행정사무조사 특위를 열어 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의 공모지침서 위반을 지적했지만 하남도시공사는 1년이 넘도록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었다.
하지만 올해 7월 25일 국민권익위원회가 해당 사업에 대해 ‘사업자 선정 취소’ 의견을 표명하고 하남시에 이와 관련한 감사를 실시하도록 시정 권고함에 따라. 상황이 바뀌게 된다.
하남시는 지난달 31일 H1 프로젝트 예비사업시행자인 하남도시공사에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취소와 공모사업 추진과정에서 공정성을 훼손하고 업무처리를 소홀히 한 임직원에 대해 징계처분을 요구하는 감사결과를 발표했다.
김상호 하남시장은 “친환경복합단지 H1 프로젝트 사업자 선정에 대한 감사 결과 하남도시공사가 별도 특례규정이 없음에도 사업자 신청 자격을 자의적으로 판단한 것은 신뢰보호의 원칙에 어긋나고, 공모지침을 위반한 행위로 공모지침 제11조의 사업신청 무효에 해당한다”면서 “이는 절차적 하자의 중대성, 공공사업 추진과정의 공정성 및 공공성을 현저하게 훼손 한 것으로서 하남도시공사에 우선사업자선정 취소와 함께 사업추진과정의 부적절한 업무처리에 책임이 있는 임직원에 대한 징계를 주문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하남시는 일요신문과의 통화에서 “김재남 하남도시공사 사장을 포함한 계약 관련 임직원이 징계 대상에 포함된다”고 밝혔다. 이후 김재남 사장은 하남시에 사표를 제출했고 하남시는 이를 수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 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 기한 외 신용평가서 제출 이유는?
하남 H1 프로젝트는 총액 1조원을 상회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이런 사업에 참여하면서 규정에 맞지 않는 서류를 제출한다는 것은 쉽게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더구나 그것이 미래에셋대우라는 국내 최상위권의 회사라면 더욱 이해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기한 외 기업신용평가서를 제출한 배경에 대해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또한 그런 평가서를 받고도 아무 문제 제기 없이 수용한 하남도시공사의 태도도 많은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하남도시공사 사업계획팀 담당자는 “기한이 지난 것은 알았지만 당시 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의 기업신용평가서가 문제없다고 봤기 때문에 우선협상자 계약을 진행한 것”이라고 했다. 시의회와 시민들의 강렬한 반대에도 재검토 없이 강행했던 이유를 묻자 담당자는 “지금 공식적인 의견을 내기 위해 공사 내부 회의를 진행 중”이라면서 본인이 계약 담당자는 맞지만 “관련 계약 건으로 말해줄 수 있는 게 없다. 다른 직원도 마찬가지다. 공사 누구에게도 원하는 답을 듣지 못할 것”이라면서 답변을 피했다.
미래에셋대우 측은 4일 일요신문과의 통화에서 “미래에셋대우의 합병이 2016년 12월에 있었고 이후 통합법인의 신용평가를 받기 위한 통합재무제표가 2017년 5월경에 나와 부득이하게 신용평가서를 2017년 5월 기준으로 발급받아 제출한 것이라고 당시 계약 담당자에게 들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2016년 12월 합병을 했어도 그 이전인 2016년 2월부터 11월까지의 기간에 나온 신용평가서를 제출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이 주장은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더구나 하남도시공사가 하남시의회를 비롯해 하남 시민들의 강력한 반대에도 미래에셋대우와의 계약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1년 이상 고수해왔다는 점에서 의문은 커져가고 있다.
하남시 감사관은 “공공기관의 공모 요건을 사기업의 개별 상황에 맞춰 임의로 해석할 수는 없다. 합병은 그 회사의 사정에 불과하다”는 말로 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의 기한 외 신용평가서가 합병을 이유로 정당화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한편 하남시는 이번 하남도시공사 감사를 계기로 신규 투자사업을 추진할 경우 지방공기업법(제65조의3)에 의거, 시를 중심으로 사업의 필요성과 사업계획의 타당성을 검토하고 공청회 및 시의회 의결을 받은 후에 민간사업자를 공모하는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같은 논란이 재발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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