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정직 이어 개방형 공무원도 의혹 휩싸여…4년 근무한 베테랑 인사이동시키고 업무연관성 부족한 ‘내 사람’으로 교체
채용 당사자의 경력이 직무와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인데, 채용을 주관한 인사팀은 법(공공감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채용을 진행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일각에서는 업무 연관성과 관련한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
남양주시청은 조광한 시장 취임 직후 5급 상당의 개방형 직위 공무원 채용공고를 낸다. 해당 채용에는 총 6명이 지원해 서류전형에서 1명이 탈락한 후 5명이 면접시험을 치렀다.
남양주시청 인사위원회와 면접위원회는 시청 국장들로 구성된 내부 위원과 대학교수, 교장, 교감, 법률가, 퇴직공무원으로 구성된 외부 위원으로 짜여 있다. 이번 채용에는 내부 위원 1명과 외부 위원 4명이 면접을 진행해 최고점을 받은 A 씨가 담당관(이하 과장)으로 최종 임용됐다.
그런데 A 과장의 경력이 이번 개방형 직위 담당 업무와 직접적인 연관성을 찾기 어렵다는 문제 제기가 나오고 있다. A 과장은 중앙행정기관에서 근무한 경력은 있으나 이 경력이 남양주시에서 수행해야 하는 업무와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개방형 직위 면접시험 평정표
특히 남양주시청은 기존 4년간 근무해오던 개방형 직위 공무원을 다른 부서로 인사이동시키면서까지 A 과장을 채용했는데 이 과정 역시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일요신문이 남양주시 인사팀장에게 해당 채용 공고를 낸 이유에 대해 묻자 인사팀장은 “기존 담당관의 근무기간이 만료돼 채용공고를 낸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기존 담당관은 4년 전 채용된 후 한 차례 근무 연장을 거쳤고 1년 더 근무를 연장할 수 있었다.
4년이라는 경력은 관련 직무에 상당한 전문성을 갖추기에 적합한 기간이다. 하지만 인사팀의 결정은 근무 연장이 아닌 새로운 개방형 직위 공무원을 뽑는 것으로 정해졌다.
조광한 시장의 지시가 있었냐는 질문에 인사팀장은 인사팀의 결정이라고 답했는데 과장급 개방형 직위 인사를 팀장의 독단으로 결정하는 일이 일반적이지 않다는 점에서 이 같은 답변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면이 있다.
그리고 당락을 결정한 면접시험 평정표 역시 주관적인 평가 요소가 거의 대부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면접시험 평정표는 전문가적 능력, 전략적 리더십, 변화관리 능력, 조직관리 능력, 의사전달 및 협상 능력 가지 요건으로 나눠 총 15개 하부요소를 평가하는데 이 요소들은 관련 분야에 대한 전문지식, 새로운 지식 및 정보의 수집 분석 능력, 종합적 판단력 및 정책 결정 능력, 비전 제시 및 혁신 지향 능력, 전략적 사고 및 전략수립 능력, 유연하고 전향적 자세를 견지하는 능력, 고객지향성 및 새로운 사고방식의 전파 능력,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능력 등으로 구성돼 객관적인 역량을 검증하고 수치화하기보다 면접관의 주관적인 판단에 의해 좌우되기 쉽다는 맹점이 있다.
지난 수년간 개방형 직위 공무원 채용은 별정직 채용과 더불어 단체장 등 인사권자 마음대로 ‘내 사람 심기’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논란이 돼 왔다. 이 때문에 사실상 시험 전형에서 논술 같은 과정을 추가하거나 면접시험을 녹화하는 등, 채용의 공정성을 뒷받침하기 위한 장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는 상태다.
한편 면접시험에 참여한 위원을 취재하기 위해 면접위원 명단을 요청했지만 남양주시 인사팀은 위원들의 신상에 대해서는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A 과장에게 채용과 관련한 의혹에 대해 직접 묻자 “조광한 시장과 안면이 있는 사이였지만 채용과 관련해 도움을 받았다거나 하는 일은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업무연관성과 관련한 논란이 있다면 그것은 앞으로 제가 퍼포먼스(성과)로 보여줘야 할 부분”이라면서 “정보와 조사라는 것은 서로 공통점을 갖고 있고 한 달간 시정을 파악해 본 결과 기존 경험과 역량을 바탕으로 보다 나은 행정적 시너지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창의 기자 ilyo22@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