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명규 최측근 포진에 빙상인 한 목소리 “문제 있는 것 아니냐”
대한체육회는 관리단체로 지정된 빙상연맹을 대리 운영할 관리위원회 명단을 10일 발표했다. (관련 기사: 빙상연맹 관리위원회 명단) 총 9명이 관리위원으로 뽑힌 가운데 김관규 용인대 교수와 성백유 서울시체육회 이사가 의원 명단 안에 포함되자 빙상계의 우려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두 사람이 빙상계에선 전명규 전 부회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학사부터 박사까지 학위를 모두 한체대에서 받은 김관규 교수는 빙상연맹의 스피드 스케이팅 경기이사 출신이다. 전명규 전 부회장 전횡 시절 국가대표 감독을 지냈다. 아들이 한체대 2016년 입학한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였다. 딸은 고등학교 3학년생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로 한체대 입학이 유력하다는 평이 빙상계에 널리 알려졌다. ‘일요신문’이 입수한 전 전 부회장 녹취에는 김 교수를 손아랫사람으로 가리키는 음성이 고스란히 나온 바 있었다.
성백유 이사는 중앙일보 기자 출신으로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대변인을 맡았었다. 2013년 전명규 전 부회장을 예찬한 책 ‘대한민국 승부사들’의 공저자다. 2003년 11일 4일에는 ‘중앙M&B’가 펴낸 전 전 부회장의 자기계발서 ‘자식, 가르치지 말고 코치하라’를 중앙일보에 홍보 보도하기도 했다.
성백유 이사는 소치 동계올림픽 뒤 전명규 전 부회장이 빙상연맹을 그만 두자 전 전 부회장을 이순신에 비교하기까지 했다. 2014년 3월 17일 그는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오늘 빙상연맹은 전명규를 칼로 베었다. 평창올림픽이 4년 남았는데. 임진왜란 때 이순신을 옥에 가둔 꼴이라고 해야 할까”라며 “실력 있는 제자를 키우기 위해 열정을 불태운 인물이다. 그런데 마녀사냥의 희생양이 됐다”는 글을 올렸다.
한 빙상인은 “저 두 사람이 전명규 전 부회장의 최측근인 건 스포츠계가 다 아는 사실”이라며 “전 전 부회장은 빙상연맹에서 나와 있을 때도 국가대표 지도자로 포진된 자신의 제자를 계속 압박해 국가대표팀을 자신의 힘으로 운영했다. 저 두 사람 때문에 관리위원회가 전 전 부회장의 영향에서 벗어나 제대로 운영될 거라고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체부도 이를 확인한 바 있었다. 문체부 감사 결과 등에 따르면 전명규 전 부회장은 빙상연맹에서 나와 있을 때도 빙상연맹과 국가대표 안 자신의 세력을 이용해 당시 스피드 스케이팅 국가대표 감독이었던 외국인 지도자의 훈련 진행을 방해하는 등 전횡을 저지른 바 있었다. (관련 기사: ‘빙상 대부’ 전명규, 삼성이 쥐어준 칼 마음껏 휘둘렀다)
이와 관련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대한체육회는 빙상발전을 위해서만 일한다. 전명규 전 부회장한테 휩쓸리는 것 없다. 일단 운영하는 거 보고 판단했으면 좋겠다. 앞으로 간담회와 공청회 등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들어서 중장기 로드맵을 짜겠다”고 밝혔다.
최훈민 기자 jipchak@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