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커버] 2018 할로윈 현장을 가다2-할로윈 대목 맞은 이태원 상권 풍경上
10월 27일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역 인근 한 음식점이 핼러윈 장식으로 꾸며져 있다. 구단비 인턴기자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A 씨는 할로윈 특별 메뉴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는 “식당을 연 지 1년이 채 되지 않아 올해가 처음 맞이하는 할로윈이다”며 “매출 상승을 많이 바라고 있다”며 기대감을 표했다. A 씨는 “어제(26일)도 금요일이라 손님이 많이 올 거라고 기대했지만 비가 왔다”며 “오늘도 이렇게 날씨가 춥다면 사람이 적을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전날 비가 온 27일은 기온이 크게 떨어져 최고 기온 11도, 최저 기온 6도를 기록했다. 작년 10월 28일의 최고 기온은 24도, 최저 기온은 10도였던 것을 고려하면 크게 추워진 날씨였다. A 씨를 비롯한 요식업자들은 날씨에 맞게 가게 앞 좌판에서 핫초콜릿이나 뱅쇼(따뜻한 와인) 등을 판매하며 손님들의 이목을 끌려 노력했다.
디저트 카페를 운영하는 B 씨는 “평일보다 손님이 많아서 기대되지만 그렇다고 매출이 2~3배 뛰는 정도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는 작년 같지 않다. 날씨 때문인지 경기 때문인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할로윈을 맞이해 특별 메뉴를 준비하고 가게 외관까지 꾸민 요식업자들은 입을 모아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요식업이 아닌 매장들은 어떤 상황일까, 잡화 노점상의 C 씨는 “우리 매출과는 상관없지만 사람들이 돌아다니니 활력소도 돌고 좋다”고 말했다. 대부분 상인도 “장사와는 상관없다. 그렇다고 청년들이 재밌게 노는 걸 싫어하지도 않는다”는 반응이었다. 다만 할로윈이 한국 고유 행사가 아닌 것에 대한 불만은 있었다. 40년 넘게 세탁소를 운영한 D 씨는 “외국인 행사에 젊은이들이 열광하니 아쉽다”고 말했다.
10월 27일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역 인근 길거리 분장팀이 손님에게 분장을 해주고 있다. 주변에는 분장 순서를 기다리는 손님과 구경하는 손님이 뒤엉켜 복잡하다. 구단비 인턴기자
할로윈 대목은 즉석에서 할로윈 분장을 해주는 길거리 분장팀이 누렸다. 행인들이 붐비는 거리에 돗자리나 테이블을 설치한 분장팀은 손님이 원하는 분장을 해주고 있었다. 분장을 받기 위해 기다리는 고객부터, 분장을 구경하는 사람들까지 뒤섞인 거리가 복잡할 정도였다. 심지어 1만 원 이상인 분장 값은 대부분 현금 결제였다.
분장팀 E 씨는 “수익은 비밀”이라고 말했지만 “1인당 30명 이상은 기본으로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분장팀은 대부분 2명 이상의 팀으로 늦은 새벽까지 운영했다. 어림잡아 계산해도 꽤 큰 수익을 낼 것 같았지만 대부분의 분장팀은 매출에 대해 함구했다. 매년 길거리 분장팀으로 활동한다는 F 씨와 그의 친구는 “수입이 짭짤해 매년 온다”고 말했다. 분장팀은 주변 어묵, 솜사탕을 판매하는 노점상과 비교될 정도였다. 솜사탕 판매 상인은 “어제는 비가 내려 장사를 일찍 접었다”며 “오늘도 생각보다 장사가 안 되고 있다”며 탄식했다.
핼러윈은 보는 즐거움보다 참여하는 즐거움이 큰 행사로 변하고 있다. 오프라인과 SNS에서 코스튬의 퀄리티가 핼러윈을 얼마다 제대로 즐겼는지 보여주는 척도가 됐다. 코스튬을 갖추기 위해 아낌없이 돈을 쓰는 핼러윈 참가자들은 먹고 마시는 것보단 길거리 분장에 지갑을 활짝 열었다.
구단비 인턴기자 danbi@ilyo.co.kr
2018 할로윈 현장을 가다3-할로윈 대목 맞은 이태원 상권 풍경下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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