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화설’ 있던 현아와도 변함없는 우정…유튜브 통해 팬들과 소통할 계획도
솔로가수 전지윤이 31일 신곡 ‘샤워’ 발매를 앞두고 일요신문과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전지윤 제공
10월 31일 한-아세안 센터 아세안홀에서 기자와 만난 전지윤은 차분해 보이는 긴 생머리로 자리에 나타났다. 이미 2년 전 해체한 포미닛의 선글라스 래퍼로 그녀를 기억하고 있을 대중들에겐 다소 충격적인(?) 변화기도 했다.
차분해진 외모만큼, 이번 그의 새 싱글도 잔잔하고 다소 정적인 분위기다. 힙합 알앤비 장르인 신곡 ‘샤워’에 대해 전지윤은 “일상에서 겪었던 실수나 나쁜 기억들이 흘러가는 물에 씻겨 내려가 정화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샤워’라는 테마를 잡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는 샤워를 할 때 노래를 가장 많이 듣는 편인데, 그런 만큼 이 곡이 특별한 날에 듣는 곡이라기보다 일상 속에서 그냥 쉽게 접할 수 있는 편안한 곡으로 대중들에게 다가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전지윤은 2016년 8월 포미닛 해체 후 JS E&M과 전속 계약을 체결했다가 비교적 단기간에 해지했다. 이후 다른 소속사로 옮겼지만 이 역시 지난해 9월 결별하고 소속사 없이 단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난다 긴다 하는 소속사에서도 ‘흥행’에 실패하는 가수들이 쏟아지는 가요계에서 소속사 또는 개인의 특출한 인지도 없이 활동을 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 점에 대해 전지윤은 “처음에는 엄청나게 불안했다. 음악 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곤 해도 방송에 나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제가 혼자 홍보를 하는 것도 아니니까… 어떻게 하면 알릴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고 솔로 활동의 힘들었던 점을 털어놨다.
그러나 이어 “그렇게 고민을 하다가 결국 나중엔 아예 그냥 내려 놨다. 그러니 한층 편해지더라”라며 “노래가 좋으면 대중들이 언젠간 들어주시겠지, 어찌 보면 어리석은 것처럼 보이지만 좋은 곡을 계속 꾸준히 내다 보면 알아주시지 않을까 생각한다. 실낱같은 희망을 안고 있다”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이처럼 가수의 길을 걷도록 하는 토대가 됐던 포미닛의 해체는 그에게도 상처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해체 후에도 멤버들과의 유대는 계속됐다고 했다.
전지윤은 “멤버들과 꾸준히 연락하고 있다. 가윤이, 소현이와는 최근에도 만나서 밥도 먹고 등산도 하고 그랬다”라고 말했다. 지금은 본명인 ‘손지현’으로 배우 활동 중인 남지현은 개인 스케줄로 보지는 못했지만 지금도 연락이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남은 것은 현아다. 포미닛 해체 이후에도 큐브에 남아 멤버들과의 불화설이 제기됐었던 그와 관련해서 전지윤은 다소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다른 멤버들과 달리 현아와는 “연락이 뜸했다”고 운을 뗀 그는 최근 현아와 큐브와의 계약 해지가 이뤄진 것에 대해 “제가 왈가왈부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조용히 멀리서 지켜보면서, (현아가) 무엇을 하든 잘 해결이 되고, 어떤 방향이 됐든 후회 없는 선택을 하길 바라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재결합에 대해서는 “아마 힘들 것”이라고 일축했다. 멤버들이 모두 가수의 길을 갔으면 가능성이 비쳤을 수도 있겠지만, 다른 길을 걷고 있는 멤버들을 존중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
전지윤은 “가끔 포미닛 뮤직비디오가 유튜브에서 몇 억 뷰(조회수)를 찍었다더라, ‘아이돌 그룹 무대 중 최고로 멋있었던 장면’ 이런 영상에 저희 무대 영상이 올라와 있더라, 이런 걸 들으면 그립기도 하고 그렇다. 사실 얼마 안 된 일인데도 너무나도 오래된 일처럼 떠오른다”라며 “포미닛으로 계속 지냈다면 지금 제가 어떻게 지내고 있을지 궁금하다. 아마 그때와 마찬가지로 똑같이 재미있게, 잘 지내고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아이돌로서 20대를 보낸 전지윤은 올해 한국나이로 29살, 서른까지 딱 두 달을 앞두고 있다. 30대를 목전에 둔 소감에 대해서는 “일과 관련된 것 말고, 이제는 저의 사적인 것, 여자로서의 전지윤도 뭔가 챙기긴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든다”라며 “20대 때는 연예인과 사귀어보기도 하고 연애를 많이 했는데, 이제는 ‘확실하게’ 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아마 그는 20대의 마지막을 팬들과 소통하며 보내게 될 것 같다. 소속사가 없어 TV 방송 활동을 기약하기 어려운 전지윤이 찾은 또 다른 출구는 ‘유튜브’다.
그는 “최근 유튜버 분들과 기획 영상을 찍어서 업로드를 앞두고 있다. SNS 쪽으로 홍보를 주력할 것”이라며 “사촌동생이 제게 ‘방송이 안 들어오면 언니라도 움직이라’ 면서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라고 추천해 줬다. 조만간 개인 계정을 하나 만들게 되지 않을까 싶다”며 팬들과의 소통 계획을 밝혔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