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외로 지지자 이탈은 크지 않을 것” “그러나 민주당 대선 경선 통과는 이제 물거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가 부인 김혜경 씨와 함께 경기 수원시 팔달구에 마련된 선거사무소에서 6월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당선이 확실시되자 꽃다발을 목에 걸고 환호하고 있다. 임준선 기자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 경찰 관계자는 “김 씨가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고 추후 법정 공방이 예상되는 점을 고려해 세부적인 판단 결과는 언론에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검찰의) 송치 지휘에 따라 19일쯤 김 씨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인 것은 맞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경찰의 말을 종합해보면 그동안 네티즌 사이에서 제기됐던 의혹이 대체로 인정되는 분위기다. 경찰은 트위터 계정에 올라온 해당 글 약 4만 건을 전수 분석했다. 이중 이 트위터에 글이나 사진이 올라온 직전과 직후 같은 사진이 김 씨의 카카오스토리에 올라온 사실을 다수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검찰과 경찰은 김 씨와 해당 트위터 계정주가 동일인이 아니고서는 우연히 일어난 일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추측된다.
다만 결정적 증거인 트위터 로그 기록은 미국 트위터 본사에서 회원의 개인정보 보호를 내세워 경찰에 제공하지 않겠다고 한 만큼 치열한 법정 공방이 예상된다. 이재명 지사도 같은 날인 17일 페이스북에 ‘지록위마’라는 글을 올렸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캡처.
이 지사는 “지난 8일 페이스북에 올린 ‘불행한 예측’이 현실이 되었다. 기소의견 송치는 이미 정해진 것이었다. 국가권력 행사는 공정해야 하고, 경찰은 정치가 아니라 진실에 접근하는 수사를 해야한다. 그러나 이재명 부부를 수사하는 경찰은 정치를 했다”며 “이재명 부부는 정황과 의심만으로도 기소의견이다. 수사 아닌 ‘B급 정치’에 골몰하는 경찰에 절망한다”는 글을 게시했다.
이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 말미에 “아무리 흔들어도 도정은 흔들리지 않는다. 도정에 충실히 전념하다”고 마무리했다. 일단 경기도 지사로서 성과를 보여주면서 법정에서 다퉈보겠다는 의지를 비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은 그동안 배우 김부선 씨 스캔들, 친형 강제 입원 등 여러 의혹에도 불구하고 맷집 좋게 버텨내던 이 지사의 그간 행보에 가장 큰 폭탄이 터진 셈이다. 만약 이 같은 혐의가 확정된다하더라도 일단은 경찰 단계이고 검찰수사, 재판에서 법적 공방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김혜경 씨 처벌까지는 꽤 시간이 남았다. 반면 정치적으로는 대선 지지율에서는 큰 타격이 없을지 몰라도 민주당 경선 통과 가능성은 완전히 사라졌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한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이재명 지사가 핵폭탄을 맞았지만 의외로 대선 지지율에서는 큰 타격이 없을 것으로 본다. 다음주 대선후보 지지도 조사에서도 큰 폭의 변화는 없을 것 같다”며 “이 지사와 친노는 연결고리가 전혀 없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나 문재인 대통령을 욕했다는 게 이 지사 지지층에게 큰 타격이 되진 않을 것 같다. 이 지사 지지자들도 그의 성격상의 선함이나 행적의 밝은 면을 보고 좋아하진 않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경기도 지사 수행에는 큰 문제가 없을지 몰라도 이 지사의 꿈인 대권 도전은 사실상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넌 셈이다”라며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조사하면 몰라도 민주당 경선에서 친노, 친문을 완전히 배제하고 어떻게 경선 승리를 할 수 있겠나”고 반문했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