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글로벌캠퍼스 전경 (사진제공=인천글로벌캠퍼스)
[인천=일요신문] 박창식 기자 = 인천글로벌캠퍼스가 설립 6년 만에 빛을 내기 시작했다. 인천글로벌캠퍼스는 동북아 최고의 글로벌 교육허브 조성이라는 비전으로 인천경제자유구역내 송도국제도시에 외국명문대학 10개(학생 1만 명)를 유치, 세계 지식, 경제, 산업, 문화 등 각 분야를 이끌어갈 차세대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2012년 중앙정부와 인천시가 함께 뜻을 모아 조성됐다. 본교 학위수여와 동일교육프로그램 방식의 외국대학공동캠퍼스는 전 세계적으로 운영사례를 찾아보기 힘든 사업으로 인천글로벌캠퍼스가 유일하다.
이제 겨우 6년째 접어드는 걸음마 단계에 있지만 지난 시기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이루어낸 성과가 눈여겨 볼만하다. 우선 인천글로벌캠퍼스는 연간 500억원이 넘는 유학수지 개선 효과를 내고 있다. 이들 대학 본교에 국내 학생이 유학을 갈 경우 졸업 시까지 드는 경비가 매년 학비 4,000만원, 생활비 1,000만원 등 모두 5,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인천글로벌캠퍼스 5개 대학에 재학 중인 국내 학생 약2,000명이 IGC 때문에 유학을 가지 않은 것으로 가정하면 연간 500억원의 유학수지 적자를 줄이는 셈이다.
IGC로 유학 온 외국 학생은 미국, 중국, 인도 등 200여명으로, 이들이 지출하는 비용은 학비와 생활비를 포함 평균 월 200만원으로 추산할 경우 약 40억원에 달한다. 캠퍼스 내 학생, 교수 및 교직원, 입주기관(연구소, 임대업체) 등 1일 약 4,000명의 유동인구가 10,000원씩 소비한다고 했을 때 1일 약4,000만원의 경제유발효과를 내는 것으로 파악되어 인천경제자유구역 내 정주여건 개선 및 일자리 창출 등의 경제효과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캠퍼스내 재학생들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한국에서 최초로 운영되는 글로벌캠퍼스의 비전에 동의해 이곳을 선택한 학생들은 국내의 네트워크를 유지하면서 실제로 유학을 떠나는 것보다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외국대학의 교육을 받고 동일한 학위를 취득하며, 국제도시로서의 이점을 활용하여 학교에서 제공되는 인턴쉽 경험, 다양한 동아리활동 등을 IGC의 장점으로 꼽는다.
최근에는 한국문화를 배우려고 오는 외국 학생들도 꾸준히 늘고 있다. 각 대학들은 자율적으로 축제나 행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대학 공동으로 스포츠토너먼트, 공동 축제 등도 공동캠퍼스만이 가능한 일이다. 10개 대학 중 5개 대학이 운영되고 있는 1단계 사업이 성공적으로 안착되면서 국내외에서 IGC를 벤치마킹하기 위한 방문과 문의도 끊이지 않고 있다.
현재 IGC에서 입주한 대학들은 한국뉴욕주립대 스토니브룩(Stony Brook University)과 뉴욕패션기술대(FIT:Fashion Institute of Technology), 한국조지메이슨대학교(George Mason University Korea), 벨기에의 겐트대학교 글로벌캠퍼스(Ghent University Global Campus), 미국 유타대 아시아캠퍼스(University of Utah Asia Campus)이다.
이들 유명 외국대학들이 인천 송도 캠퍼스에 오는 이유는 국제화가 세계대학순위 기준 중 중요한 평가요소가 되고, 아시아의 경제자유구역이라는 지리적 입지를 본교의 우수한 글로벌 교육프로그램과 교수진을 알리는 해외 진출의 교두보로 활용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동안 전략적인 홍보, 내부 만족도 향상 등 노력의 결과로 2012년 첫해 50여명에 불과했던 학생수가 2018년 가을학기 기준 2,000명을 넘으면서 급속한 증가(40배) 추세여서 2020년 이후에는 대학들의 재정자립이 예상되고 있다. 인천글로벌캠퍼스운영재단은 입주대학들과 국내외 공동입학설명회 개최 및 지원, 공동 홍보 추진 등 2020년까지 충원율 80% 달성을 위해 대학들과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 17일(토)에 있었던 IGC 대학 공동입학설명회에서는 약 700명 가까운 학부모와 학생이 참석해 IGC에 대한 인지도가 확연히 상승했음을 보여주었다. 설명회는 IGC내 각 대학에 대한 소개와 일대일 개별 상담 등으로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특히, 홈 캠퍼스와 동일한 학위수여와 커리큘럼 운영, 본교 교수진 파견, 재학 중 1년은 홈 캠퍼스 수업 진행, 저렴한 학비 등 IGC 대학들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에 많은 관심을 드러냈다.
인천글로벌캠퍼스 입주대학은 수니코리아 2017년 첫 졸업생을 시작으로 올해 처음으로 겐트대까지 졸업생을 배출했다. 졸업생 대부분 대기업이나 해외기업, 국제기구, 해외 유명 대학원 등에 취업 또는 진로가 결정됐다. 지난해 첫 졸업생을 배출한 한국뉴욕주립대는 학부 졸업생 전원이 100% 취업했다. 졸업생들은 대한항공과 LG전자 이란법인,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싱가포르지사, 효성중공업 등 글로벌기업이나 서울대,연세대, 독일 프라이부르크 대학원 등에 진학하고 있다. 지난 8월 겐트대 글로벌캠퍼스를 졸업한 한 학부생은 노벨상 21명을 배출하고 아이슈타인이 졸업한 학교로 유명한 스위스 연방공과대학(ETH Zurich) 석사과정에 진학했다.
이같은 성과로 인해 인천글로벌캠퍼스의 장기적인 발전과 대한민국의 대학교육의 혁신을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카타르나 두바이의 해외대학들은 본국으로의 과실 송금(수입금등) 및 영리학교법인 설립 인정, 해외교수들의 봉급, 주택 등 일체 제공, 재학생들의 장학금, 학비 및 기숙사비 등의 생활비 및 학자금 융자 지원 등 국가 차원의 지원을 받고 있다. 규모에 비하면 국내에서 운영 중인 외국대학들로의 지원은 미미한 상황이다. 국내대학들이 국비, 시비 등의 보조금을 매년 수백억에서 수천억까지 지원받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처음 시도하는 외국대학캠퍼스에 대한 지원이 지속되어야 한다는 게 교육전문가들의 주문이다. 이들 선진교육시스템의 한국정착을 성공시킴으로써 국내 대학교육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다.
현재 입주대학들은 개교 이래 지속적인 커리큘럼 신설, 정원조정, 적극적인 마케팅활동을 추진하는 등 학생 교육과 유치를 위한 자체 구조조정 및 발전전략을 세우고 자구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김기형 IGC 운영재단 대표는 “앞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는 성장전략을 마련하는 것을 역점으로 두고 노력할 것“이라며 ”인천글로벌캠퍼스는 서로 다른 대학이 함께하는 공동캠퍼스이지만 같은 가족이라는 공동체 개념을 갖도록 캠퍼스 내 다른 대학 학생들과도 활발히 교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ilyo1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