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의 사촌…선고기일에 두 차례나 불출석, 과거에도 도주했던 이력 있어
2007년 박중원 씨가 허위공시 혐의로 구속된 후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중원 씨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의 조카이자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의 사촌이다.
두산그룹은 박두병 초대 회장의 뜻에 따라 3대 때부터 형제들이 돌아가며 회장을 맡는 ‘형제 경영’을 해왔다. 중원 씨의 아버지인 고 박용오 전 회장은 1997~2004년까지 두산그룹 회장직을 맡았다.
중원 씨는 지난 10월 25일과 11월 29일 두 차례 선고기일에 모두 불출석했다.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중원 씨는 사실상 수배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원 씨는 지난 2013년에도 주변 지인들로부터 돈을 빌린 후 갚지 않은 혐의로 구속된 전력이 있다. 당시 중원 씨는 피해자에게 자기 소유의 빌라 유치권만 해결되면 돈을 갚겠다고 했는데 알고 보니 빌라 소유주는 다른 사람이었다.
중원 씨는 2012년 11월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잠적한 후 도피생활을 하다가 2013년 3월경 한 당구장에서 검거됐다.
중원 씨의 아버지인 고 박용오 전 회장은 지난 2005년 3남인 박용성 당시 두산중공업 회장이 그룹 회장으로 추대되자 강하게 반발하며 이른바 ‘형제의 난’을 일으켰다.
형제들 간 법정다툼 후 박용오 전 회장 일가는 두산가에서 완전히 제명됐다. 이후 박용오 전 회장 일가는 성지건설을 인수해 재기에 나섰지만 실패했다. 박용오 전 회장은 사업부진을 비관해 2009년 자살했다.
박용오 전 회장은 유서에서 ‘자신과 함께 두산가에서 배제됐던 두 아들을 다시 두산가의 사람으로 받아들여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박용오 전 회장이 유서를 통해 부탁한 만큼 두산가가 조카들을 보듬어주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왔지만 이후에도 두산가는 중원 씨와 선을 긋고 있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