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같은 떡’ 웰빙 입맛 접수
▲ 다양한 떡을 맛보기 위해 ‘떡향기’에는 항상 손님들이 몰린다. 왼쪽 ‘떡고을’ 상호는 ‘떡향기’로 교체 할 것이라고 한다. | ||
점심시간이 지난 오후. 다른 사람들은 여유를 찾는 한가로운 시간이지만 장황준 씨의 가게는 잠시도 쉴 틈이 없다. 고객이 전날 주문한 떡을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맞춰 만들고 배달까지 완료해야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떡의 용도가 무척 다양해졌습니다. 돌·백일·칠순 등의 잔치용 선물세트는 기본이고 기업체의 답례품으로도 많이 나가죠. 생일에 제과점의 케이크 대신 떡 케이크를 찾는 사람도 부쩍 늘었어요.”
20여 평의 가게에는 그가 만든 한방떡, 과일떡, 야채떡, 클로렐라와 뽕잎을 응용한 건강떡 등 50여 가지의 제품이 진열돼 있다. 보통 한 말(10㎏)을 기본 단위로 만드는데 가격은 종류에 따라 4만 원에서 15만 원까지 다양하다.
“떡은 수분 함유량이 중요합니다. 오래 놔두면 굳어져서 맛이 없죠. 어제 만든 떡을 오늘 팔 수 없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그는 매 시간마다 다양한 종류의 떡을 소량으로 만들어 팔고 있다. 그의 가게에서는 항상 신선한 떡을 먹을 수 있기 때문에 고객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외국계 기업에 다니던 그는 98년 외환위기 때 직장을 잃었다. 여러 사업에 손을 댔지만 좋은 결과를 얻지는 못했다. 아는 사람이 운영하는 떡집에 취직해 일을 배우다가 ‘떡’의 무한한 가능성에 눈을 떴다고.
“재래시장에 나가보세요. 똑같은 모양과 종류의 떡을 파는 가게가 10여 개가 넘어요. 하지만 어디서든 살 수 있는 제품은 고객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습니다. 맛과 모양에 조금만 신경을 쓰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실전에서 경험을 쌓는 동시에 궁중음식연구원 내 전통병과연구원에 등록, 떡과 한과 등 전통음식과 관련한 교육을 1년 동안 받았다. 궁중음식 인간문화재인 황혜성 씨의 떡 사업 창업 과정에 참여하기도 했다. 떡 공장 설립, 떡 상품 개발, 떡 베이커리 오픈 상담 등 다양한 경험을 쌓은 뒤 2003년, 자신의 가게를 열었다.
“먹거리가 다양해지면서 쌀 소비량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습니다. 떡의 자리도 점차 줄어드는 셈이죠. 시장을 좀 더 다각화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몸에 좋은 우리 고유의 먹거리’라는 장점을 내세워 선물용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그리고 젊은층의 시선과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는 독특한 떡과 떡 케이크를 만들어냈다. 반응은 뜨거웠다. 입소문을 타고 멀리 지방에서까지 주문이 이어졌다. 손님뿐만이 아니었다. 떡집을 내고 싶다는 사람들도 줄을 이었다.
“떡 전문점은 기술자 한 사람만 있으면 창업이 가능합니다. 운영자는 떡을 만들지 않더라도 실전경험을 반드시 해보는 것이 좋아요. 주문이 많은 명절과 다양한 상황을 경험한 뒤 창업을 하면 많은 도움이 됩니다.”
장 씨는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저녁 9시에 문을 닫는다. 휴일도 없다. “떡을 만드는 일은 고됩니다. 기초 체력이 아주 중요하죠. 섣불리 도전했다간 큰코다치기 십상입니다.”
앞으로 그는 매장에서 떡 외에 죽, 녹차 등 전통음료의 판매량도 늘려나갈 계획이다. 현재 가맹점 사업을 위해 교육 시스템과 운영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그는 “우리 먹거리인 떡도 스타벅스나 맥도날드처럼 충분히 대중화될 수 있다”며 “꾸준한 메뉴 개발과 제조 시스템의 구축을 통해 단순한 먹거리 판매가 아닌 한국의 전통 문화를 판매하는 떡베이커리카페를 여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떡향기’의 창업비용은 5000만 원(점포비용 제외), 일 평균 매출은 150만 원, 마진율 35% 정도다.
김미영 프리랜서 may42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