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선상야구장의 모든 것, 김용원 비서실장 인터뷰
김용원 정책비서실장
- 한 주민의 아이디어에서 시작한 대전역 선상야구장 계획
- 대전역 교통 접근성을 활용한 대전시 전체의 시너지 효과 기대
- 야구장 유치, 각 자치구간의 이권 다툼이 아닌 공정한 경쟁할 것
[대전=일요신문] 육군영 기자 = 대전의 야구장 신축을 두고 각 자치구간의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동구에서 대전역 경부선 선로 위에 야구장을 건설하는 일명 선상야구장 사업을 추진하자고 제안해 눈길을 끌고 있다.
건양대 사이버보안공학과 교수로 재직하던 중 황인호 대전 동구청장의 비서실장 요청을 수락해 화제가 되기도 했던 김용원 이학박사를 만나 선상야구장 구상의 이모저모와 원도심 개발의 미래에 대해 들어본다.
- 어떻게 선로 위에 야구장을 짓겠는다는 발상을 하게 됐는지.
“처음에 야구장의 위치 타당성에 관한 용역이 시작됐을 때 동구는 판암동이나 산내동의 부지 등을 제안할 것을 검토해봤다. 그러나 생각보다 자연보호구역이나 상수원이 가까워 개발에 제약이 많아 발상을 바꿔야 한다는 결론이 나왔다. 그때 한 주민분이 아이디어를 주셔서 뒤늦게 대전역의 선상 위에 야구장을 짓는다는 제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선상야구장 계획이 가능할까 싶었으나 다른 나라 사례들을 확인하고 검토한 결과, 국내외에 상당히 많은 선상 건축사례가 있었으며 그중에는 야구장 등의 체육시설도 있음을 확인했다. 그래서 선상야구장의 현실성 여부 등을 검토해 해당 사업을 구체화시켜 3차 용역이 진행되는 시점에서 제안했고, 대전시의 6번째로 용역평가에 들어가게 됐다.”
- 선상야구장뿐만 아니라 원도심 활성화 방안도 포함돼 있는데.
“처음에는 단순히 야구장만 지을 생각으로만 검토했었다. 그런데 선상야구장이 대전의 랜드마크로 활용될 경우 대전의 위축된 이미지를 깨고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계기로 적응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돼 그런 측면에서 다시 접근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시야를 넓게 잡고 대전역을 중심으로 하나의 새로운 스마트시티를 구축해 야구장의 방문한 2만5000여 명의 방문객이 대전 전체로 퍼져 2, 3차 수익을 낼 수 있는 일종의 멀티파크를 지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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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 월드컵 경기장을 포함한 대부분의 체육시설은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선상야구장도 예외가 될 수는 없는데.
“월드컵 경기장의 경우 절대 교통 접근성이 좋은 곳은 아니다. 게다가 천연잔디구장의 경우 한번 사용하면 보수하는 금액도 비싸고 공연 등을 위해 대관을 진행할 때 관련 보수비용이나 덮개 사용 비용을 대관료에 포함 시키는 등 수익 구조상 적자가 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대전역의 경우에는 교통 접근성이 타 후보지보다 굉장히 유리하다. 6개의 용역 후보지 중에서 가장 많은 대중교통이 있는 곳은 16개의 버스노선을 가지고 있는 것에 반해, 대전역의 경우 47개의 버스노선이 대전역을 거쳐 간다. 단순히 권역에서 오는 버스가 아닌 세종 BRT버스, 옥천을 경유하는 607번 버스, 전국에서 오는 KTX와 권내를 순회하는 지하철1호선도 있다.
이를 바탕으로 야구 시즌이 없는 300일 동안에도 유리한 고지에서 대관업무를 진행할 수 있으며, 가장 많은 관광객이 찾는 야구 시즌에는 전국 9개의 구단이 모두 쉽게 접근할 수 있다.”
- 중구에서는 지속해서 한밭야구장 증축을 건의하고 있다.
“대전 선상야구장은 동구만 이득을 보자고 추진한 사업이 절대 아니다. 야구장을 통해 2만5000명의 인구가 유입했을 때 이를 감당할 수 있고 대전역 전체의 수익을 낼 수 있을 만한 위치가 대전역이었으며 그게 동구에 있었을 뿐이다.
대전의 동서지역 경계는 선로를 따라 나뉘어 분할돼 있다. 선로 위를 통해 마주한 두 지역이 연결될 경우 중구 역시 그 혜택을 받을 수밖에 없으며 대전 전체로 뻗어 나간 대중교통시설은 2만5000명의 유입 인구를 대전 전체로 퍼트려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한밭야구장을 증축하거나 종합경기장 철거 후 신축하는 들어가는 비용과 시간도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현재 1만2000여 석의 인구유입에도 심각한 주차 대란이 일어나는 상황에서 2만5000여 명의 인구유입은 중구의 입장에서도 독으로 작용할 수 있다.”
- 한밭야구장 주변 기존 상권의 반발도 무시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이는데.
“앞서 말했듯 동구는 선상야구장 건립이 대전 전체의 이익으로 작용하갈 원한다. 따라서 선상야구장 건립 후 한밭야구장의 활용방안도 추가적인 검토를 마친 상태다. 확인 결과 현재 야구장 주변에서 금전적으로 이득을 보는 상권은 야구장 주변 상권이 아닌 천막을 펼치고 외부에서 와서 장사는 하는 상인이 대부분이다. 한밭야구장의 주변은 다양한 체육시설이 있어 생활체육의 중심으로 그 가능성이 무궁무진해 이곳을 통합생활스포츠 공간으로 활용할 경우 야구 시즌과 무관한 기간에도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 선상야구장의 공사비용은?
“공사비는 일반 구장과 비교해 많이 들어간다. 미국와 일본 등의 사례를 확인한 결과 4만석 기준으로 약 4000억~4500억 원이 투입됐다. 이외에도 국내 천안, 마산등의 야구장의 건축비용과 확인해 추산한 결과 2만2000~2만5000석 규모의 선상야구장을 건축하는 데 필요한 건축비는 약 3000억 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러나 선상야구장의 특성상 부지구매 비용이 필요하지 않고 복합2구역을 포함한 역세권 개발 사업과 맞물려 연계하면 국비확보 측면에서는 대구나 광주와 비해 유리하다.”
- 과거에도 대전역 선상에 호텔이나 혁신타운을 만들겠다는 계획이 있었는데.
“맞다. 그러나 투자 대비 수입 가능성이 확보되지 않았으며, 그 당시에는 중앙시장 상인들과 이해관계가 맞지 않아 진행할 수 없었다. 이번에는 대전시, 중앙상인회, 코레일, 동구가 MOU를 체결한 상태고 복합2구역의 메리트가 있어 시민분들도 좀 더 관심을 주고 계시다. 만약 선상야구장 건립이 좌절된다고 해도 동구의 역량을 집중해 선상에 문화공간을 만들 계획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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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차공간에 대한 해결책은?
“인천 문학구장이 가장 큰 주차장을 갖고 있는데 약 4000대의 차를 주차할 수 있는 주차면적이다. 그러나 차량이 들어오는 시간과 나가는 시간이 동일하니 이 시간에 문학구장 주변의 교통혼잡은 심각한 수준이며 이를 주차장을 늘려 대처하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라 볼 수 없다.
이러한 딜레마는 한밭야구장도 겪고 있는 문제인데, 주차장은 물론 골목마다 차량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어 주차 시간만 1시간가량 걸린다. 이번에 선상야구장을 기획하면서 야구 관계자를 많이 만나봤는데, 야구장에 교통 접근성만 좋다면 차량을 끌고 오지 않는 게 좋다는 의견을 내주셨다. 가볍게 치킨에 맥주도 한잔하기 위해선 자가용을 갖고 오는 게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따라서 선상야구장은 앞서 말했던 유리한 교통 접근성을 이용해 근본적인 유입 차량을 줄이고 남은 유입 차량은 1000여 대의 주차면적을 활용해 해결 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또 대전역 주변에 교통혼잡이 예상되는 관계로 기존의 택시 정류장의 위치를 변경하고 대전역 주변 차선을 정비하는 등 차량 문제 해결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다.”
- 마지막으로 대전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선상야구장은 현재 진행 중인 역세권의 슬럼화를 막을 수 있고 동구와 중구의 연결통로가 확보되며 주변 정통시장 또한 탄력을 받아 발전할 계기를 만들 수 있다. 동구는 야구장 건립이 이권확보를 위한 각 자치구 간의 갈등이 아닌 공정한 경쟁의 장으로 활용해 대전시민 여러분에게 쾌적한 야구장을 돌려 드릴 것을 약속한다.
선상야구장은 대전이 유치하려는 철도박물관과 대전역의 상징성, 거기서 나오는 시너지 효과를 많은 자료과 통계, 사례를 수집해 순기능과 역기능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으며 정확한 내용은 13일 공식 성명을 통해 발표할 예정이니 이에 시민 여러분의 많은 성원과 관심을 부탁드린다.”
ilyo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