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환 의원 “사업계획서 원본 공개해야”..도민운동본부 “결국 우회투자 은폐 확인된 것”
21일 원희룡 지사를 상대로 현안질문에 나선 제주도의회 홍명환 의원은 녹지국제병원 사업계획서 일부를 공개하고 우회투자 의혹이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 사진=제주도의회
[제주=일요신문] 박해송 기자 = 녹지국제병원의 우회 투자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제주도의회 홍명환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1일 도의회 제2차 본회의에서 녹지국제병원 사업계획서 일부를 공개하고 국내 의료법인의 우회 투자 논란이 제기됐던 중국 북경연합리거(BCC)가 여전히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녹지국제병원에 대한 국내 의료법인의 우회 투자 논란은 녹지그룹이 보건복지부에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던 2015년에도 제기됐다.
우회투자 의혹이 불거지자, 녹지그룹은 사업시행자를 중국 법인으로 바꿔 사업계획서를 보건복지부에 다시 제출했고 2015년 12월, 보건복지부는 녹지국제병원 사업계획서를 승인한 바 있다.
홍 의원은 “이전 사업계획서와 이번 사업계획서를 확인한 결과, 녹지헬스케어타운(유)의 투자자에는 그린랜드헬스케어(주)에 투자했던 북경연합리거(BCC)와 일본 IDEA 등이 투자자로 포함돼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홍 의원이 녹지국제병원 명의로 제출한 사업계획서(원본)를 보면 당초 그린랜드헬스케어㈜에 투자 지분의 5.6%를 투자해 2대 투자자로 참여했던 북경연합리거(BCC)와 일본 IDEA가 의료 네트워크 업체로 명시돼 있다.
21일 공개된 녹지국제병원 사업계획서.
답변에 나선 원 지사는 “처음 사업자 신청을 했던 그린랜드헬스케어(주)가 한국법인이어서 위법 문제가 있어 철회했다. 이후 녹지헬스케어타운(유)를 새로 설립해 사업계획서를 제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 지사는 이어 “의혹이 종식됐기 때문에 보건복지부의 승인이 나온 것”이라며 “이후 투자자본금 2천만 달러가 투입됐고, 800억원의 공사비용이 투자된 상황”이라고 답했다.
홍 의원은 “우회투자 논란이 커지고 있다”며 “사업계획서를 전부 공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자 원 지사는 “정보공개법에 의해서 관계없는 제3자에게 자료가 넘어가는 것은 불법”이라며 “도의원들이 무차별 공개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한다면 내부 열람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의료영리화 저지와 의료공공성 강화를 위한 제주도민운동본부는 지난 21일 녹지국제병원 개설 허가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도민운동본부는 “21일 홍명환 의원의 질의 내용은 녹지측이 녹지헬스케어 유한회사로 포장했지만 결국은 우회투자 논란으로 승인되지 않았던 2015년 그린랜드헬스케어는 사실상의 자회사나 마찬가지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회투자의 핵심이었던 북경연합리거의료투자유한공사(BCC)와 IDEA의 관계가 다시 들어난 것“이라면서 ”이는 우회투자 논란을 은폐하기 위한 외국의료기관 개설 허가의 핵심적인 내용을 위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BCC 홈페이지를 보면 북경연합리거 소속 병원 중 하나인 ‘상해서울리거병원’은 원장 H모씨를 포함해 6명의 한국 의료진이 활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사진=북경연합리거 홈페이지
실제 2018년 12월 21일 현재 BCC의 홈페이지를 확인해 보면 여전히 한국인 의사들이 의료진으로 진료를 하고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북경연합리거 소속 병원 중 하나인 ‘상해서울리거병원’은 원장 H모씨를 포함해 6명의 한국의사가 활동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도민운동본부는 “홍명환 의원이 열람을 통해 확인한 사업계획서 원본은 지난 2015년 영리병원 첫 설립 시도 당시 국내 자본의 우회투자 논란이 있었던 업체들이 의료네트워크라는 형태를 통해 녹지국제병원에 관여하고 있다는 점이 확인된 것“이라며 ”의료기관 개설 심사요건 중 하나인 유사사업경험 자료를 입증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보건의료 특례 조례 제16조 (의료기관 개설허가의 사전심사) 3항에는 사업시행자의 유사사업 경험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 투자규모 및 재원조달방안, 투자의 실행 가능성을 심사하도록 돼 있다.
이들은 “결국 bcc 등을 통해서 지분투자를 했다면 우회투자가 되는 것이고, bcc 등이 투자하지 않고 협약 수준의 단순 네트워크회사라면 부동산 회사인 녹지 자체적으로는 유사 사업경험을 입증하지 못했다는 것이 되는 것”이라면서 “원희룡 도지사는 현란한 말장난으로 도민들을 희롱하지 말고 당당하게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원희룡 도정은 그동안 녹지국제병원에 대한 개설허가권은 도지사의 고유권한이라고 했던 만큼 제주특별법과 보건의료 특례 조례에 따라 심사를 해야 하지만 사업계획서 원본에 나와 있는 내용을 제대로 살피지 않았거나 이를 의도적으로 배제하려 했던 것 중 둘 중 하나”라면서 “허가권자로서 직무를 유기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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