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사 암초 넘어 공정‧평화‧복지 강조…도정 집중 다짐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 7월 1일 경기도청 재난상황실에서 재난비상대책 회의에 앞서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취임 초기부터 수사는 수사기관에 맡기고 도정에 집중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이 지사다. 여기에 검찰의 기소 내용이 알려지며 부담까지 덜었다. 검찰은 이 지사를 직권남용, 공직선거법 위반에 대해서만 기소했다. 대중의 주된 관심사인 스캔들, 조폭, 트위터 논란은 불기소 결정했다.
권력형 비리로 치부할 수 있는 조폭 연루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언급이 있었던 트위터 계정 논란, 연예인 스캔들 의혹에서 벗어난 것을 두고 정치계에선 “사실상 이 지사의 승리”라는 표현까지 나왔다. 특히 ‘차고 넘치는 증거’가 있다던 김부선 씨가 고소를 취하하자 ‘아니면 말고 식’ 폭로를 근절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때 이 지사는 백의종군 의사를 밝히며 당의 단결을 주문했다. 당의 화합을 위해 평당원으로 돌아가 당원의 의무에만 충실하겠다는 의미다. 민주당은 이 지사의 의견을 받아들여 상황 수습에 나섰다. 출당을 말하던 당내 목소리는 찾아보기 힘들다.
재판의 향방은 직권남용 건이 좌우할 것으로 여겨진다. 대장동 개발 이익 발언 등 공직선거법 위반 건은 유사 사례를 근거로 무죄를 예상하는 분석이 적지 않다.
백군기 용인시장이 최근 유사한 사례로 검찰에서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백 시장은 선거 공보물에 ‘흥덕역 설치 국비 확보’라고 기재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입건됐었다. 하지만 검찰은 일부 과장된 표현은 있지만 공약사항으로 볼 여지가 있다며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이 지사 측이 주목하는 대목이다.
직권남용 건에 대해서는 앞선 공직선거법과는 달리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해석이 주를 이룬다. 당시 분당보건소장과 전 성남시 부시장의 진술로 직접 증거가 형성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다만 법원에서 직권남용에 대한 범위와 해석이 점차 좁아지고 있다는 점과 고의성 입증의 어려움 등 이 지사에게 유리한 정황이 감지된다. 김용 경기도 대변인도 ‘팩트체크’를 통해 고 이재선 씨의 우울증 증세, 자살 시도 등 이 지사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자료들을 내보였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공직선거법으로 100만 원 이상의 형을 받거나 직권남용으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지사직을 잃는다. 하지만 판결과 무관하게 정치인으로서 입지를 다졌다는 평도 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DJ를 봐라 몇십 년 고초 겪고도 대통령 됐다”며 이 지사를 넌지시 고 김대중 대통령에 비교하기까지 했다.
경기도민들도 이 지사의 행정력은 인정하는 분위기다. 이 지사는 내년에도 “공정한 경기도, 평화로운 경기도, 복지가 넘치는 경기도”를 강조했다. 공정, 개혁, 경제·일자리·노동, 안전, 주거, 복지, 경기북부·평화 7개 분야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역시 ‘공정’이다.
‘공정으로 약자를 보호하는 것’을 도정 운영 철학이라고 표현한 이 지사가 검찰 수사를 넘어 공정한 경기도를 실현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재명 시그니처 정책으로 표현되는 ‘기본소득, 후분양제, 포용적 성장’ 등 경기도 개혁의 향방은 법원의 손에 달려있다는 분석이다.
김창의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