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소음피해 측정 잘못되었다” 검증 보고서 두고 국토부와 이견
오 시장은 지난 21일 오전 “김해신공항은 동남권 관문공항의 기능을 할 수 없다.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기 위해 적극 행동하겠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이날 열린 부산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서 김해신공항의 문제점에 대해 의원들에게 20여 분간 상세하게 브리핑하며 이같이 말했다.
오거돈 부산시장이 재추진 의사를 밝히고 나선 가덕도신공항 예상 조감도.
오 시장은 이날 의원총회 이후 자신의 SNS를 통해서도 “김해신공항은 박근혜 정권이 내놓은 엉뚱한 결론이다. 진중한 검토 없이 시민의 약속을 저버린, 정치적 타협의 산물과도 같다”고 재차 강조했다.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위한 오 시장의 잰걸음은 이후에도 계속 이어졌다. 국토부 김해신공항 기본계획에 대한 ‘부·울·경 동남권 관문공항 검증단’(부울경 검증단)의 검증결과 중간보고회가 24일 오후 4시 김해중소기업 비즈니스센터에서 열렸다.
오거돈 부산시장을 비롯, 김경수 경상남도지사, 김석진 울산시 행정부시장과 이정호 부산발전연구원장, 검증위원 등이 참석했다. 그동안의 검증결과를 김정호 검증단장이 종합적으로 보고했으며, 광역단체장들의 질의응답과 향후 대응방안에 대한 토론 등이 펼쳐졌다.
김정호 단장은 이날 “국토부 김해신공항 기본계획의 내용은 당초 부울경 단체장과 합의한 검증기준과 내용에 훨씬 못 미치는 것”이라며 “기존 김해공항의 확장에 불과하며, 24시간 운항할 수 있고 안전한 동남권 관문공항의 기능과 역할이 불가능하다”고 검증결과를 보고했다.
부산시와 국토부 간에는 공방이 오고갔다. 국토부는 지난 18일 ‘김해신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 공람 설명회’를 지역사회와 보다 밀도 있는 의견을 나눈 후 추진하겠다고 보도자료를 내면서 “부산시와 부울경 검증단이 주장한 초안보고서의 문제점은 대부분 사실과 다르다”고 공식 해명했다.
그러자 부산시는 26일 자료를 내고 국토부의 해명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먼저 군용기 운항횟수 등 군에서 제공받은 자료를 바탕으로 소음을 예측했다는 국토부 주장에 대해 부산시는 “국토부는 군과 장주비행훈련에 대한 협의 없이 현재 공군의 서측 비행장주와 유사한 비행경로를 동측에 임의 배치해 소음영향을 분석했다. 북구 및 사상구 지역의 소음피해 발생 유무에 대해서도 명확한 해명이 없다”고 지적했다.
국토부가 ‘평강천 유로변경에 따른 홍수위는 검토했고 유로변경 영향은 향후 하천기본계획 변경과정에서 검토하겠다’고 해명한 대목에 대해 부산시는 “에코델타시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다”며 “국토부가 해명한 것은 하천기본계획 변경 과정에서 추가 검토하겠다는 형식적인 답변뿐”이라고 일축했다.
부산시는 국토부가 소음영향을 예비타당성 조사와 동일한 방법으로 예측된 수요(기본계획 2925만 명, 장래 운항횟수 18,9만 회)를 기반으로 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부산시는 “2015년 1월 19일 5개 시도지사가 합의한 내용(3800만 명, 29.9만회)과 비교해 신공항 수요를 1000만 명이나 축소해 소음을 예측했다. 김해신공항 기본계획 상 2035년 수요 2404만 명은 제5차공항개발 중장기종합계획의 2035년 여객수요 2387만 명과 거의 유사하다. 이는 신공항이 건설되지 않아도 생기는 자연발생적인 수요”라고 밝혔다.
부산시 관계자는 “여러 문제 가운데 평강천 유로변경 문제는 에코델타시티 수변도시, 문화재보호구역 훼손으로 환경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사항”이라며 “지금 즉시 부산시, 환경부, 문화재청 등이 실무협의체를 구성해 논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용성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