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 빚고 ‘정성’ 얹어야 매출 쑥
▲ 음식에 관심이 많고 정성을 담아 만들 수 있는 마음자세를 갖춘 사람이 창업에 유리하다. | ||
제사음식대행업은 이러한 주부들을 비롯해 특별한 사정으로 손수 제수를 마련할 수 없는 사람들을 공략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틈새 아이템이다. 이름을 알리는 동안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나 한 번 고객을 확보하면 꾸준히 이용할 가능성이 높고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다.
제사음식대행업은 여러 가지 형편상 제수 마련이 어려운 가정의 주문을 받아 음식을 제조, 가정으로 배달을 해주는 사업을 말한다. 예전에는 제수를 손수 장만하지 않고 배달을 시키는 것에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지금은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제사음식대행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시간과 노력을 덜어주는 장점도 있지만 물가가 상승하면서 전문 업체를 통하면 오히려 경제적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면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는 것.
업종이 처음 등장했을 당시에는 부유층들이 몰려 있는 서울 강남 일대 등에서의 주문이 많았다. 차츰 이용고객을 통해 입소문이 나면서 전국 각지에 제사음식대행업체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현재 인터넷을 검색해보면 제사음식을 대행하는 크고 작은 업체 30여 곳을 발견할 수 있다.
제사음식대행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노인 가정이나 맞벌이부부, 혹은 제사를 앞두고 갑자기 몸이 아픈 경우, 남자들만 사는 가정 등에서 제사음식을 주문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제사음식대행 창업시에는 매장에 정성을 기울일 필요가 없다. 단순히 조리를 해서 배달을 하는 형식이므로 주방을 갖출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가능하다. 따라서 입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일반 판매점과는 달리 주방설비만 해놓으면 사업을 시작할 수 있어 초기 투자비용이 적은 편이다. 단 인터넷 홈페이지 개설과 주기적인 관리가 꼼꼼히 이뤄져야 한다. 점포가 눈에 띄지 않는다고 영업장 관리에 소홀해서는 안 된다.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매장을 찾는 고객도 있기 때문이다. 지속적인 매출을 위해서는 온·오프라인을 통틀어 꾸준한 마케팅 전략도 필요하다.
제사음식대행업에서 취급하는 상품은 일반적으로 가족 수에 따라 두세 가지 상차림으로 나뉜다. 알뜰상 소가족상 대가족상이 그것. 전 산적 나물 탕 닭 생선 과일 등 밥을 제외한 음식 28~30종으로 차려지며 가족 수에 따라 양이 달라진다. 제사를 지낸 후 7~20명 정도가 먹을 수 있는 양으로 가격은 18만~30만 원선이다.
이밖에도 시제를 모실 때 준비하는 시제상 및 핵가족을 위한 가족상 등도 있다. 시제 음식은 원하는 가격대로 맞춤 주문을 할 수 있다. 모든 음식은 개별 포장 방식으로 묘소 앞에 그대로 펴서 사용하도록 해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 제사음식의 경우 지방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을 수 있으므로 고객이 원하는 경우 지방의 특색을 반영한 별도의 음식을 추가 주문할 수 있도록 하면 이용률이 높아진다.
제사음식대행업 운영과정은 간단하다. 2~3일 전에 주문을 받은 뒤 신선한 재료를 구입해 제사 당일 종류별로 만들어 제사 2시간 전까지 배송을 해주면 된다. 음식은 화학조미료를 쓰지 않고 천연조미료만 써서 맛을 내며 소금과 조선간장으로 간을 맞추는 것이 좋다. 명절에는 주문이 몰리기 때문에 전날에 음식을 조리, 냉장 또는 냉동보관 후 다음날 배송을 실시한다.
제사음식대행업은 성수기와 비수기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지만 대개 가을과 겨울에 주문이 많은 편이다. 비수기에는 한 달 평균 20~30상 정도, 성수기에는 40~50상, 그 이상 주문이 늘어나기도 한다. 이용 후 만족도가 높으면 ‘충성고객’이 될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맛있고 정성스러운 제사음식이 배송이 되도록 해야 한다.
제사음식대행업은 체인점 형태도 있으나 그 속을 들여다보면 대부분 독립점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음식을 직접 제조, 배송해야 하기 때문이다. 음식에 관심이 많고 정성을 들여 만들 수 있는 마음자세를 갖춘 사람이 유리하다고 할 수 있겠다.
제사음식대행업 창업비용은 주방시설비, 음식을 직접 배송해 주는 냉장차 및 집기비품 등 대략 3000만~5000만 원 정도를 예상할 수 있다(점포비용 제외). 장사가 잘 되는 곳은 한 달 평균 30상 정도를 취급, 한 상 가격을 평균 20만 원이라고 볼 때 월매출 600만 원을 기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순수 마진율은 대략 40% 정도다.
김미영 객원기자 may424@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