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사 “실사용중인 건물, 투기 목적 아냐” 반박…일부 대중들, 연예인 부동산 투자에 ‘반신반의’
가수 아이유가 난 데 없는 부동산 투기 논란에 휘말렸다. 사진=특별취재단(일간스포츠 제공)
이들은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노선 인근 부동산 보유자들로, 3기 신도시와 GTX 개발 사업 등의 호재로 막대한 이득을 보게 됐다고 했다. 이 매체는 이 가운데 아이유가 지난해 2월 46억 원에 매입한 경기도 과천시 과천동의 부동산 시세가 고작 1년 여 만에 23억 원이 올랐고, 총 69억 원의 가치를 지녀 단연 가장 높은 시세 차익을 올렸다고 주장했다.
그저 그런 연예인 투자 소식으로 묻힐 뻔한 이 기사가 갑자기 조명을 받게 된 것은 한 아이유 팬의 덕(?)이었다. “아이유는 가수인 본업도 잘하고 재테크도 잘한다”고 자신의 가수를 홍보하려던 목적에서 올린 기사가 이상한 방향을 타기 시작했던 것이다.
네티즌들은 아이유가 부동산 가격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GTX 노선 인근의 부동산을 구입한 점, 해당 부동산의 인근 지역 그린벨트가 해제됐다는 점 등의 이유를 들어 “아이유가 부동산 투기를 했다”고 주장했다. GTX 개발 사업으로 부동산 시세가 상승할 것을 미리 알고 구입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이들은 논밭과 비닐하우스 밖에 없는 과천동의 한 개발 지역 사진을 ‘아이유가 구입한 부동산이 위치한 곳’이라는 설명과 함께 게시하는가 하면, 토지 상승세를 노리고 빈 사무실을 임대해 마치 사용하고 있는 척 하고 있다는 의혹을 기정사실화하기도 했다. 부동산 투기꾼들이 투기 목적으로 구입한 토지를 ‘노는 땅’으로 만들지 않기 위해 명목상으로만 문을 열고 있는 빈 가게나 사무실 등과 같다는 것이다.
이러한 논란에 대해 아이유의 소속사인 카카오엠 측은 이례적으로 신속한 대응에 나섰다. 아이유가 구입한 건물의 내부 사진까지 공개하며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반박했다.
소속사에 따르면 아이유가 구입한 건물은 경기도 과천시 과천동의 한 전원주택 단지 내에 위치한 3층 규모의 사무실이다. 서울 방배동의 본가와 자동차로 15분 거리인 이 건물이 아이유 어머니의 액세서리 판매점과 아이유의 개인 작업실 등으로 실제 사용되고 있다며 이른바 ‘빈 건물’ 논란을 정면 반박했다.
아이유는 이 건물을 평당 약 2200만 원을 주고 거래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 관계자들은 이 가격에 대해 “같은 지역 비슷한 규모의 다른 부동산과 큰 차이가 없으며 앞으로 가파른 상승세가 확실하게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라고 했다. 이들은 아이유와 관련된 의혹에 대해서도 “투기를 목적으로 했다면 단기 시세 차익을 노렸을텐데 지금 이곳은 연예인이 투기할 정도로 차익이 나는 지역이라 보기 어렵다. 앞으로의 상승세도 정확히 ‘몇 억이다, 몇 십 억이다’라고 점치기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아이유의 소속사 카카오엠에서 공개한 아이유의 과천 건물 내부 사진. 카카오엠 제공
이와 관련해 카카오엠 측은 “애초에 그 지역은 거래 자체가 되는 지역이 아니다”라며 “인터넷 커뮤니티에 떠도는 부지 사진이나 ‘아이유가 부동산을 구입하고 나자마자 그린벨트 지역이 해제됐다’는 이야기도 전부 사실과 다르다. 현재 건물에 대한 매매 계획이 없으므로 투기 관련 루머는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일축했다. 매매 계획이 없어 건물의 매각 가격에 대해서도 알아본 바가 없고, 지적됐던 ‘23억의 시세 차익’도 추측에 불과한 추정가일 뿐 전혀 확인되지 않은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아이유가 건물을 구입하고 나서 해당 지역이 3기 신도시와 GTX 노선 개발로 인해 부동산 업자들의 관심 지역으로 부상한 것은 맞다. 실제로 2017년 과천동 그린벨트 지역 토지 실거래가가 3.3㎡당 225만 5000원에서 GTX 노선과 신도시 개발 등 정보가 공개되던 지난해 11월 기준 267만 7000원으로 20% 가량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구입 시기로부터 약 7개월 만에 ‘투자 호재’ 가능성이 연이어 제기되면서 “미리 신도시 개발 관련 정보를 듣고 건물을 구입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던 것이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앞서 부동산 투기 건으로 문제가 됐던 연예인들이 유사한 주장을 펼치며 논란을 피해가려 한 사례가 있어서 대중들이 더욱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는 것 같다”라며 “다행히 소속사와 아이유의 발 빠른 대응으로 논란은 다소 사그라졌지만 이후 해당 건물을 매매하는 과정에서 또 한 번 잡음이 일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염려했다.
한편, 카카오엠은 아이유와 관련한 투기 루머, 악의성 게시글 등을 취합해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 등 혐의로 강경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