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 쪄내듯’ 정성 다해 장기전 ‘승부’
▲ 최근 창업시장에서 홍삼판매점 등 건강 관련 아이템이 주목받고 있다. | ||
최근 중국발 멜라민 파동으로 먹을거리에 대한 불신이 확산되면서 창업시장에서는 건강과 관련한 아이템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것이 바로 홍삼판매점이다. 업계에 따르면 홍삼 시장은 2000년 이후 연평균 성장률 16%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경쟁사들도 속속 진입하면서 시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홍삼은 밭에서 캐낸 수삼을 껍질을 벗기지 않은 상태에서 증기로 쪄서 건조시킨 붉은 인삼을 말한다. 인삼산업법에 홍삼은 ‘말리지 아니한 인삼, 즉 수삼을 증기 또는 기타 방법으로 쪄서 익혀 말린 것을 말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이러한 가공과정을 거친 홍삼은 수분이 많은 수삼보다 장기 보관이 용이하고 다양한 제품으로 생산되어 대리점에서도 손쉽게 다룰 수 있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 홍삼의 역사는 1000년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1995년까지만 해도 홍삼은 정부에서만 제조할 수 있었다. 1996년 전매제가 폐지되면서 일정 시설을 갖추면 누구나 홍삼을 가공·판매할 수 있게 되었고 이후 100여 곳이 넘는 제조업체가 등장,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1998년 5000억 원 규모였던 인삼·홍삼시장은 현재 1조 2000억 원으로 추정돼 두 배 이상 커졌다.
그중에서도 홍삼은 대표적인 보양음식이자 건강식품으로 인식되면서 두드러진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2004년 한국인삼공사의 ‘정관장’, 농협의 ‘한삼인’, 홍삼나라의 ‘홍삼나라’와 같은 전문 브랜드가 등장하면서 2004년 4225억 원 정도였던 홍삼시장은 2007년 들어서 업계 추정 약 7700억 원으로 급속히 성장했다. 전문가들은 치료보다 예방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높아지면서 홍삼의 수요가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홍삼판매점 창업을 위해서는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할까. 건강식품의 경우 소비자들은 신뢰를 최우선으로 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믿을 만한 본사를 선택하는 것이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첫 번째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홍삼의 수급이 원활히 이루어지는지, 체계적이고 위생적인 제조 시스템을 갖추었는지 등을 꼼꼼히 알아본 뒤 브랜드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
홍삼판매점은 손님의 대부분이 구입 목적을 분명히 하고 찾아오는 성향이 강하다. 그렇다고 입지를 등한시할 수는 없는 일이다. 고객의 접근이 빈번하고 쉽게 이루어지는 점포와 그렇지 않은 점포의 매출 차이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5000세대 이상의 중산층 밀집지역 아파트 단지를 최적의 입지로 꼽는다. 대형 아파트의 경우 백화점이나 고가의 다른 관련 제품 구매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고 선물을 받는 경우도 많아 기대한 것보다 매출이 적을 가능성도 있다. 가족 단위 거주 인구가 많은 주택가 상권도 좋은 입지로 꼽힌다. 쇼핑센터나 재래시장처럼 유동인구가 많은 곳도 적당한 입지로 볼 수 있다.
경쟁력 있는 본사와 입지를 선택했다면 홍삼판매점에 적합한 인테리어 공사를 실시하도록 한다. 매장 분위기는 깔끔하고 고급스럽게 꾸미는 것이 좋다. 오픈 전부터 운영자는 상품에 대한 정보를 철저히 알고 있어야한다. 판매 상품이 무조건 좋다는 식의 설명보다는 제품에 대한 구체적이고 자세한 설명이 신뢰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진열대에 효율적으로 상품을 들여놓은 뒤 관할 구청, 세무서에 영업신고와 사업자등록 신청을 하면 모든 준비가 완료된다.
업계 종사자에 따르면 홍삼제품을 구매하는 주 고객은 중산층 이상의 주부라고 한다. 남편과 부모, 아이들 건강을 위해 가격 부담이 크지 않은 홍삼제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고. 따라서 이들을 대상으로 플래카드나 전단지를 적극적으로 이용해야 효과적으로 고객을 모집할 수 있다. 특히 건강식품은 입소문에 의한 홍보가 중요하므로 일단 방문한 손님에게 제품의 장점을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상품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습득하고 손님에게 정확하고 친절하게 전달하는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것이다.
홍삼판매점은 대개 40㎡(12평) 이상의 매장이면 오픈이 가능하다. 창업비용은 가맹비를 포함해 5000만~1억 5000만 원 정도가 든다(점포비용 제외). 수익은 상권과 입지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장사가 잘 되는 곳은 하루 평균 100만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종업원을 두지 않은 1인 점포의 경우 원가, 임대료, 판매관리비를 제외한 점주의 마진율은 20~25% 정도로 볼 수 있다.
김미영 객원기자 may424@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