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담은 영화 ‘러브 유어셀프 인 서울’ 예매 폭주…게임 출시까지 예고 ‘케이콘텐츠’의 확장
방탄소년단의 다양한 도전에 눈길을 붙잡는 이유는 단일 콘텐츠를 생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하나로 아우르는 ‘세계관’을 구축하고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이른바 ‘BTS 세계관’ 아래서 방탄소년단이 전 세계 팬을 사로잡은 배경으로 지목되는 꿈과 도전의 메시지를 넣은 다양한 콘텐츠를 확대 발전시키고 있는 셈이다. 전 세계적으로 영화나 드라마, 웹툰에 이르기까지 장르를 불문한 콘텐츠 전반에서 강력한 확장성을 담보하는 ‘세계관’이 주목받는 상황에서 방탄소년단이 이를 누구보다 발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는 해석도 따른다.
‘러브 유어셀프 인 서울’ 스틸컷 사진제공 = 빅히트엔터테인먼트
# 공연 실황 담은 영화, 예매율 폭주
방탄소년단의 콘서트 실황을 담은 영화 ‘러브 유어셀프 인 서울’이 1월 26일 개봉을 앞두고 예매율이 급등하고 있다. 한때 60%대까지 치솟았고, 개봉을 3일 앞둔 23일 현재 50%대의 예매율(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을 유지하고 있다. 마블로 대표되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나 한국영화 대작들이 간혹 나타내는 사전 예매율과 비슷한 수준이다. 케이팝 그룹을 다룬 다큐멘터리 등 영화가 그동안 간간이 이어졌지만, 이번처럼 폭발적인 반응을 얻기는 그 유례를 찾기 어렵다. ‘방탄소년단이 하면 다르다’는 반응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심지어 ‘러브 유어셀프 인 서울’은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 95개국에서 동시 개봉한다. 개봉 첫 주 확보한 스크린이 3800여 개에 달한다. 개봉 당일 상영일정도 매진 행렬이다. 국내는 물론 프랑스와 독일에서의 첫날 상영 티켓이 일찌감치 팔려 나가면서 방탄소년단과 이들이 만드는 케이콘텐츠의 인기를 실감케 하고 있다.
이번 영화는 방탄소년단이 지난해 8월 25일과 26일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벌인 월드투어의 첫 번째 무대인 ‘BTS 월드 투어: 러브 유어셀프 인 서울’의 실황을 담은 작품이다. 당시 공연도 매진 사례였다. 그만큼 많은 관객이 그 현장에서 무대를 감상했다는 의미다. 하지만 팬들은 이미 본 무대를 스크린에서 다시 보기를 주저하지 않으면서 영화로 그 관심을 이어간다.
극장가에서도 ‘러브 유어셀프 인 서울’이 만드는 사전 반응을 향해 고무적인 반응과 기대를 내걸고 있다. 예상을 뛰어넘는 높은 예매율을 나타내는 데다, 특히 최근 ‘보헤미안 랩소디’가 만든 새로운 관람문화를 방탄소년단의 영화가 이어받을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실제로 ‘보헤미안 랩소디’는 관객이 직접 영화에 나오는 노래를 따라 부를 수 있는 싱어롱 상영관을 도입해 그야말로 신드롬에 가까운 열풍을 이끌어냈다. ‘러브 유어셀프 인 서울’의 국내 상영에서도 싱어롱이 도입된다. 방탄소년단의 팬 ‘아미’들이 일제히 노래를 따라 부르는 공연 실황을 영화로 즐기는 자리가 마련되면서 더 뜨거운 열기를 만들고 있다.
‘러브 유어셀프 인 서울’ 스틸컷 사진제공 = 빅히트엔터테인먼트
# 책 출간, 웹툰 공개…케이콘텐츠의 확장
방탄소년단이 만드는 콘텐츠는 그 범위를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공연 실황을 담은 영화의 전 세계 개봉은 사실 ‘시작’일 뿐이다. 자신들이 구축한 세계관을 발판 삼아 책과 웹툰 등으로도 영역을 넓히고 있다.
먼저 방탄소년단은 그룹의 정체성과 7명의 멤버 개개인의 이야기를 담은 책 ‘화양연화 더 노트1’을 3월 5일 내놓는다.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오랜 시간을 투자해 직접 기획해 처음 내놓는 출판물로 관심을 끈다. 총 234페이지 분량의 이 책에는 방탄소년단이 2015년 내놓은 앨범 ‘화양연화 파트1’으로 시작한 음악적인 가치관을 빼곡하게 담긴다. 멤버들이 쓴 일기도 함께 수록되는 가운데 특히 방탄소년단이 팬들을 사로잡은 결정적인 배경으로 지목되는 ‘시대를 이야기하는 음악’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멤버들의 입을 통해 생생하게 담아낸다. 한국어와 영어, 일본어 버전으로 출간돼 각국에서 나온다.
세계관을 통한 콘텐츠 확장은 웹툰으로도 이어진다. 방탄소년단은 네이버웹툰과 손잡고 웹툰 ‘화양연화 파트.0 세이브 미’의 연재를 17일 시작했다. 역시 국내용은 아니다. 한국은 물론 미국과 일본, 중국,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등 7개국에서 동시 연재를 진행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 웹툰은 비록 가상의 설정과 이야기로 구성되지만 방탄소년단과 멤버들의 지향을 녹여내면서 세계관을 이어간다. 7명의 주인공이 2년 만에 만나 각자의 꿈을 찾아가는 과정이 주된 내용이다. 방탄소년단이 전 세계 팬을 사로잡을 수 있던, 성장과 도전 그리고 꿈에 대한 메시지는 웹툰으로도 이어지는 셈이다.
방탄소년단이 케이팝을 넘어 다양한 케이콘텐츠로 영역을 확장하는 것을 두고 관련 업계도 상당한 관심을 쏟는다. 전 세계를 아우를 수 있는 플랫폼이 속속 등장하고, 그에 따라 콘텐츠에도 국경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방탄소년단은 케이팝의 경쟁력에 힘입어 과감한 도전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웹툰의 시도 역시 기발하다는 반응을 얻는 가운데 최근에는 방탄소년단을 다루는 게임의 등장도 예고됐다.
가요계 한 관계자는 “방탄소년단은 최근 세계적인 콘텐츠 흐름 안에서 자신들의 영역을 확고히 구축한 경우”라며 “마블 같은 할리우드 영화는 물론 웹툰 등 콘텐츠가 추구하는 키워드는 다름 아닌 세계관이다. 하나의 정신으로 공유 가능한 세계를 구축하고, 그 안에서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를 확대·발전시키는 흐름을 방탄소년단이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해리 스포츠동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