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 비난 서운할 때도 “얄밉게 연기 잘한다” 칭찬에 다시 힘 내…“우나경 끝까지 지켜봐 주시길”
사진=폴라리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오윤아는 현재 MBC 드라마 ‘신과의 약속’에서 우나경 역할로 열연을 펼치고 있다. 자신의 행복을 위해 주변의 모든 것을 이용하는 우나경을 두고 대중들은 “공감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아무리 드라마의 주제가 ‘세상의 윤리와 도덕을 뛰어 넘는 선택’을 다루고 있다곤 하더라도 “악역이 너무 악당 같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오윤아는 “우나경 캐릭터는 악역이긴 하지만 굉장히 입체적인 인물이고, 그가 이렇게 되기까지의 배경이 굉장히 탄탄하다”이라며 “겉으로 보기엔 욕망에 불타고 있고 욕망을 위해 모든 걸 다 해치우는 저 밖에 모르는 인물 같지만 속 깊은 곳에는 아픔이 많은 여자다. 대본을 처음 받았을 때 우나경에 대한 연민이 굉장히 많이 느껴졌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오윤아가 ‘신과의 약속’ 출연을 선택하게 된 계기도 우나경의 매력 덕이었다고 덧붙였다.
악역에 대한 대중들의 비판은 늘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작품에 임한다는 게 그의 소신이다. 그러면서도 “가끔 서운함을 느낀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오윤아는 “악역을 연기할 때 가장 힘든 부분은 감정과 에너지 소모다. 그런데 소모되는 에너지에 비해 어쨌든 악역은 욕을 먹을 수밖에 없는 역할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이 서운할 때가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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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윤아는 “극중에 오현경 선배님께 뺨을 맞는 씬이 있었는데, 선배님이 ‘어휴, 너 어떡하니. 한 방에 가야겠다’면서 걱정을 많이 하셨다. 제가 오히려 ‘언니, 걱정 하지마. 편하게 해’라면서 자신 있게 받아쳤는데 진짜 한 방에 때리는 게 아닌가. 너무 아파서 그 때 마침 제가 가방을 들고 있었는데 순간적으로 이걸 들어 올릴 정도였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하필 그 때 오현경이 입고 있던 옷은 소매에 단추가 달려 있었고, 이 덕에 안 그래도 매운 손에 단추의 2차 공격까지 합쳐지면서 충격이 어마어마했다는 게 그 장면의 비하인드 스토리였다. 오윤아는 “다행히 한 번에 촬영을 마쳤다. 너무 아파서 두 번은 못 갔다. 아픈 강도를 알고 있어서 연기할 때마다 눈을 깜빡여서 NG가 날 게 뻔했으니까”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촬영이 끝나고 오현경이 너무 미안해해서 더 아픈 티를 낼 수도 없었다고 한다.
촬영장 안에서도, 밖에서도 힘들 수밖에 없는 악역이지만 그래도 선택할 수밖에 없는 매력이 있다는 게 오윤아의 설명이다. 그는 “우나경의 경우는 보통 악역들에게는 없는 감정의 변화가 많다. 저 조차도 모르는 캐릭터의 모습이 있기 때문에 우나경이 이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는 심정을 사람들에게 전달해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공부하면서 연기하고 있다”라며 “이렇게 열심히 하다 보니까 다들 저를 악역으로 많이 찾으시는 게 아닌가 싶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드라마 속에선 비정한 여성이지만, 카메라가 꺼지면 그도 한 명의 어머니로 돌아간다. 일과 육아를 병행해야 하는 고충에 대해서 오윤아는 “어떤 부분도 완벽히 채워지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가 절실하게 저를 필요로 할 때 제가 일을 하러 갈 수밖에 없을 때, 그때가 가장 힘들다”라며 “아이는 엄마가 한 번 나가면 언제 돌아올지 모른다는 걸 알아서 제가 집에 있으면 떼를 많이 쓴다. 제가 옷을 갈아입으려고 하면 혹시 다시 나갈까 봐 옷방에 들어가지 못하게 막기도 한다. 그런 걸 보면 안타깝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지난해는 무조건 앞만 보고 달렸던 한 해지만 올해는 저를 재정비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아이와 함께 많은 것을 함께 해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2018년은 3건의 드라마 외에 예능으로도 오윤아를 만날 수 있는 ‘꽉 찬’ 한 해였다. 그것도 원래 캐릭터와는 조금 거리가 먼 ‘군인’으로서의 오윤아다. 지난해 MBC ‘진짜 사나이 300’ 육군3사관학교와 특전사 편에 출연한 그는 “죽을 뻔 했다”며 그날의 생생한 체험담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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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악으로 깡으로 버티다가 중간부터 정말 죽을 것 같아서 제작진에게 그만 하겠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다들 이제까지 해온 게 너무 아깝지 않느냐며 붙잡았다”라며 “중간에 그만두면 같이 온 친구들에게도 미안할 것 같아서 결국 진통제를 먹어 가며 끝까지 버텼다”고 회상했다. ‘진사’는 출연진들 사이가 끈끈한 것으로도 유명한데, 힘든 경험을 거치고 나니 끈끈해질 수밖에 없다고 오윤아는 강조했다.
이처럼 예능을 통해 연기 외에도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 그인 만큼 올 한 해 활동에도 기대가 모이고 있다. 오윤아는 “마지막까지 지치지 않고 힘을 낼 수 있는 건 대중들의 사랑 덕인 것 같다. 드라마가 사랑을 받으면 힘이 난다”라며 “그래서 더욱 최선을 다해서 연기할 수 있는 것 같다. 항상 좋은 배우가 되고 싶다는 목표대로 어떤 작품을 하더라도 공감을 줄 수 있는 배우이고 싶다”고 말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