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롯데 최대 수혜 기업 꼽혀 “김 위원장 방문 등 만일의 상황 대비”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닷새 앞둔 지난 22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하노이 호텔 건너편에 북미정상회담 관련 입간판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북미정상회담에서 기업이 언급되거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경제시찰 차원에서 방문하기라도 한다면 홍보효과는 물론 이후 남북경협에서도 큰 역할을 맡을 수 있을 것이라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대기업들은 이번 회담에서 내놓을 결과물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특히 건설과 에너지 등 SOC 사업을 보유한 기업들은 남북경협을 대비해 저마다 TF를 꾸려 스터디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한국 기업의 해외 진출이 널리 알려지면 해당 기업에도 나라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베트남 시장에 진출해 공들여온 유통업계도 이번 북미정상회담에 기대감을 나타낸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CJ, 신세계 등 베트남에 진출해 있는 유통기업들이 정상회담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며 “업계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곳은 정상회담이 열리는 하노이에 랜드마크를 건설한 롯데”라고 전했다.
롯데는 하노이에서 두 번째로 높은 건물인 대규모 복합쇼핑몰 ‘롯데센터 하노이’를 운영하고 있어 김 위원장의 방문이 점쳐진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동선상 많이 언급되고 있지만 아직 확정되지 않은 탓에 특수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롯데센터 하노이가 하노이의 랜드마크로 있는 만큼 정상회담에서 자연스럽게 언급되거나 방문할 가능성이 있어 만일의 상황을 대비 중”이라고 전했다.
롯데는 베트남 시장 진출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 중 하나로 꼽힌다. 롯데의 베트남 시장 진출은 현재 진행 중인 롯데카드 인수전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진다. 재계 다른 관계자는 “매물로 나온 롯데 금융계열사 가운데 롯데카드가 매력적인 까닭은 베트남에서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며 “베트남 시장 공략에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 롯데카드 인기가 올라가고 있다”고 귀띔했다.
박닌성과 타이응우옌성에 위치한 삼성전자 휴대전화 생산공장은 김 위원장의 유력 방문지로 떠오른다. 지난 17일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이 이 근방을 사전답사하기도 했다. 박닌성과 타이응우옌성은 하노이 북부 산업단지로 베트남식 개혁·개방정책인 ‘도이머이’의 전진기지로 꼽힌다. 그러나 삼성그룹 관계자는 “사전답사에서도 공장을 방문한 것이 아니라 공장 주변을 방문했을 뿐”이라며 “세간의 예측이 부풀려진 측면이 있다”고 말을 아꼈다.
여다정 기자 yrosadj@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