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지원 “최 원장과 근로계약 체결한 당시 이사회 불법”... 최 원장 22일부터 출근정지
[양평=일요신문] 김현술 기자 = “본안판결 확정시까지 사회복지법인 은혜재단 산하 은혜의집 시설장으로서의 직무를 집행하여서는 안 된다”
법원이 양평 은혜재단 산하시설인 은혜의집 최아무개(61) 원장에 대해 직무집행정지 결정 명령을 내렸다.
최씨는 2017. 7. 31. 임기가 만료됐음에도 2018. 4. 26. 은혜재단과 근로계약을 다시 체결했다고 주장하며 계속 출근해 왔다. 그러자 김종인 이사장은 “최 원장이 당시 이사회가 참칭 이사들로 구성됐기 때문에 연장근로계약 역시 무효”라며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었다.
수원지법여주지원 제2민사부(재판장 최호식)는 21일 결정문에서 “은혜재단과 최 원장 간에 2018. 4. 26. 근무기간을 연장하기로 하는 내용의 근로계약 체결을 결의한 당시 이사회는 한명을 제외한 나머지 이사들 모두 적법한 이사의 지위에 있지 않았다”며 김종인 이사장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결국 최 원장과의 근로계약을 2년 연장하기로 한 당시 이사회 결의는 의사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한 중대한 하자가 있어 무효라 할 것이고, 무효인 이사회 결의에 기한 근로계약 역시 효력이 없다고 보아야 한다.”면서 최 원장의 직무집행정지를 결정했다.
재판부는 또한 “직무집행정지기간 중 은혜재단 유시영 전 감사를 은혜의집 시설장 직무대행자로 선임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재판부는 김종인 이사장이 최 원장과 참칭 이사들을 상대로 승소한 두 건의 이사장 및 이사 직무집행정지 사건의 진행 경과 및 판단 이유를 가처분 결정에 인용해, 진행 중인 다른 사건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앞서 여주지원은 김종인 이사장이 최 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대표이사 및 이사 직무정지 가처분소송에서 2018. 9. 4. 김 이사장의 손을 들어줘 최 원장은 이사장과 이사직에서 물러났으나 원장 직은 계속 유지해 왔다.
은혜재단 사태는 2017. 1. 김종인 전 이사장의 사직서를 권한이 없는 재단 간사(설립자 아들)가 군청에 제출하면서 불거졌다. 이후 최 원장 등 설립자 측은 김종인 이사장 등 이사 3명을 해임하고 새로운 이사를 선임하는 한편 김 이사장에 대한 직무정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고, 김 이사장 측은 이사선임결의 무효소송으로 맞대응해 왔다.
1년이 지난 2018. 4. 13. 서울고등법원은 성남지원이 내린 김 이사장에 대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결정’을 취소했고, 이날 여주지원 역시 김 이사장의 사직서와 이사선임이 무효라는 1심 판결을 내렸다.
이어 김 이사장은 최 원장 등을 상대로 이사선임결의무효확인 청구의 소를 제기했고, 1심 법원은 2018. 8. 22. 이사선임이 무효라는 판결을 내렸다. 2심 법원인 서울고법 역시 오는 3월 14일 최종 변론이 예정되어 있지만 1심 판결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종인 이사장은 “사필귀정이다. 진리와 정의가 승리한 지극히 당연한 결과”라면서 “정의로운 양평군민 모두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 오늘 최씨의 직무정지 결정으로 사회복지계에 만연한 불법비리에 대한 적폐를 청산하는 계기를 만들어 나가는데 힘을 보태달라”고 말했다.
최 원장 등 설립자 측에 의해 강제사직을 당했던 유선영 전 원장 역시 “도도하게 흐르는 진실의 강물 앞에 모든 음모와 거짓의 가면들이 벗겨지고 있다”면서, “양평군은 은혜재단을 하루빨리 정상화시켜 우리 장애인을 비롯해 직원들 모두가 민선7기 슬로건인 ‘바르고 공정한 행복한 양평’에 살 수 있도록 지혜와 힘을 모아 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설립자 부부 ‘횡령’ 등으로 두 차례 구속 이어 이번엔 아들까지 법정 구속 ‘김 이사장 무고 혐의’
한편, 수원지법여주지원 형사2단독(재판장 이수웅 판사)은 김종인 이사장을 무고한 혐의로 설립자 아들 전 간사 A씨에게 지난 1월 30일 징역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해 설립자 측에 경종을 울렸다.
앞서 A씨는 이사회 회의록을 위조하여 양평군청에 제출한 혐의로 벌금 200만원이 최종 확정되기도 했었다.
A씨의 부모인 은혜재단 설립자 부부 역시 2014년 3억6천여만원 횡령 등 혐의로 설립자 B씨 징역 1년2월(구속)·벌금 300만원, 처 C씨 징역1년(불구속)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2017년에도 4억8천여만원 횡령 등 혐의로 설립자 B씨 징역10월(불구속) 집행유예 2년·보호관찰, 처 C씨는 징역 2년(구속) 집행유예2년·보호관찰 처분을 받았다.
2014년과 2017년 설립자 부부가 교대로 구속된데 이어 아들까지 구속되고, 특히 최씨의 원장직무집행정지가처분까지 결정되면서 2년이 넘게 끌어 온 은혜재단 사태가 종결될 기미가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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