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일 전북 vs 대구 개막전…전북 ‘수성’에 울산 ‘도전’, 새 감독 전술 변화도 관심사
K리그가 개막을 앞두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일요신문] 포근한 봄기운이 차츰 느껴지는 시점, 프로축구가 기지개를 켠다. K리그는 오는 3월 1일 리그 챔피언 전북과 FA컵 챔피언 대구의 경기를 시작으로 막을 올린다. 새로운 스폰서 타이틀을 달고 시작하는 2019년 K리그를 일요신문이 내다봤다.
K리그 무대에 첫 발을 내딛는 호제 모라이스 감독. 최준필 기자
지난 2월 26일 서울 서대문구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2019 개막 미디어데이에서는 새얼굴들이 눈에 띄었다. 지난 수년간 감독석 한편을 차지했던 최강희·서정원 감독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1년 뒤 행보를 알 수 없는 프로축구 무대에서 이들은 리그를 대표하는 장수감독이었다. 각각 이들이 소속팀 전북과 수원에서 보낸 세월을 합치면 20여 년에 달할 정도였다.
이들이 난 자리에는 호세 모라이스 감독과 이임생 감독이 자리했다. 구단과 각 감독 모두에게 새로운 도전이다. 단순히 익숙함을 잊고 새 사람과 조우하는 차원이 아니다.
전북의 외국인감독 선임은 구단 역사상 최초의 일이다. 모라이스 감독에게 아시아무대 경험(사우디)이 있다고는 하지만 그리 길지 않은 기간이었다. 다만 전북은 구단 사정을 잘 알고 있는 김상식 코치를 잔류 시키며 새 외국인 감독의 ‘안착’을 유도하고 있다.
수원 또한 도전을 앞두고 있다. 이임생 감독은 K리그 감독으로서 데뷔를 앞두고 있다. 해외에서 감독으로, 국내에서 코치와 행정가로 활발히 활동하던 그이지만 감독으로서는 K리그에 첫 발을 내딛는다. 싱가포르 무대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린 경험이 국내에서 어떻게 작용될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2년차 감독들의 시험무대
급박하게 돌아갔던 지난해 K리그, 일부 팀들은 이어지는 부진에 사령탑 교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긴급 투입된 ‘소방수’들은 급한 불을 끄기에 바빴다. 부임 2년차를 맞으며 ‘예비고사’를 통과한 김병수·욘 안데르손·최용수 감독은 올해 진정한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지난 시즌 중 강원 사령탑 자리에 앉은 김병수 감독은 과거 아마추어무대를 평정한 지도자로 각광을 받았다. ‘많은 선수들이 그의 지도를 받으려 강원행을 고려한다’는 후문이 겨울 내내 돌 정도였다. 지난 2017년 그의 프로무대 등장에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졌지만 서울 이랜드에서의 생활은 오래가지 못했다. 프로 지도자 생활 중 첫 2년차를 맞은 김병수 감독의 행보에 기대감이 높아지는 이유다.
안데르손 인천 감독 또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는 지도자 중 하나다. 그는 지난해 인천의 드라마 같은 잔류를 이끌었지만 웃지 않았다. 팬들이 감동의 눈물을 흘리던 순간 그는 구단 내외의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2019 시즌을 앞두고선 ‘개선’을 이야기하고 있다. 특히 자신이 문제로 지적했던 스카우튼 부문에 만족감을 드러내며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최용수 감독의 서울 복귀는 지난해 K리그 큰 이슈 중 하나였다. 팀이 강력한 모습을 보이던 중(2016년 여름) 중국 무대 부름을 받고 떠난 최 감독은 팀이 강등 위기라는 벼랑 끝에 몰린 순간 돌아왔다. 가까스로 강등은 피했지만 이전까지의 모습은 기대를 충족시키기에 시간이 부족했다. 최 감독은 과거에 그랬듯이 괌, 키리시마로 이어지는 전지훈련 코스를 답습하며 명예회복을 벼르고 있다.
#외인 활약 지속될까
최근 국내 공격수들이 득세했던 것과 달리 지난해 K리그 득점 순위 상위권은 외국인 공격수들이 장악했다. 득점왕 말컹(경남·26골)이 K리그 최대 이슈메이커로 부상했고 제리치(강원·24골), 주니오(울산·22골), 무고사(인천·19골) 등이 경쟁하며 흥미를 더했다.
압도적 활약을 펼친 말컹이 중국으로 떠났지만 경쟁자 3인은 모두 소속팀에 잔류했다. 또한 남다른 경력과 이름값을 자랑하는 새얼굴의 합류로 팬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프리미어리그 경력으로 주목받는 조던 머치. 사진=경남 FC
경남은 이외에도 말컹의 빈자리를 네덜란드 출신 공격수 룩 카스타이노스로 대체했다. 최근 커리어는 내리막을 걷고 있지만 한 때 네덜란드 연령별 대표팀에 선발되며 최고 유망주로 각광받던 공격수다. 허리띠 조이기에 바빴던 과거와 달리 경남은 말컹 등의 이적료를 대체 선수 영입에 과감히 투자했다.
지난해 제리치로 재미를 톡톡히 봤던 강원은 올 시즌 투톱의 성공을 노린다.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공격수 네마냐 빌비야를 영입했다. 그는 강원에 영입되기 직전까지 보스니아 리그서 16경기 14골을 기록하고 있었다. 본격적인 전지훈련 시작 시점인 1월 초 영입이 확정됐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콩 프엉의 인천 입단에는 박항서 베트남 대표팀 감독의 조언도 있었다. 사진=인천 유나이티드
지난 시즌 극심한 부진에도 적극적인 보강작업에 나서지 않는 서울이지만 외국인 선수 영입만큼은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서울 재건’의 중심으로 꼽히는 인물은 세르비아 공격수 알렉산다르 페시치다. 서울 구단은 페시치 영입을 발표하며 ‘현 K리그 외국인 최고 대우’라는 수식어를 달았다. 그의 연봉이 20억 원을 호가한다는 후문도 들린다. 지난해 K리그 연봉 1위는 전북 로페즈로 12억 8370만 원이었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
‘3년차에 우승’ 외치는 K리그 최고참 최순호 감독 매 시즌 미디어데이마다 입담을 과시하던 최강희 감독이 자리를 비우자 최순호 포항 감독이 참가자 중 최연장자가 됐다. 그가 처음으로 감독직을 맡았던 2000년 당시 남기일 성남 감독은 프로데뷔 3년차의 젊은 선수였을 정도다. ‘이기고 싶은 상대’로 11명의 후배 감독들에게 가장 많이 지목된 그와 대화를 나눠봤다. 2019시즌 우승을 노리는 최순호 포항 스틸러스 감독. 최준필 기자 최 감독은 현장에 도착해서야 자신의 경력을 실감했다. ‘K리그1 감독 중 최고 연장자’라는 기자의 말에 “글쎄 오늘 와보니까 그렇더라. 최강희 감독님이 안계시니 그렇게 됐다”며 “아까 후배들이 얘기 하는데 나는 (이)임생이가 선배인줄 알고 있었는데 (김)도훈이가 선배더라. 그렇게 후배들 관계를 정확히 알지 못하는 걸 보니 이제 동료 감독들하고 차이가 좀 나나보다(웃음)”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즌이 시작되면 나이와 경력에 대해서는 잊을 예정이다. 그는 “승부에서는 나이가 없다. 최선을 다해 후배들을 상대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선배니까 모범이 돼야겠다는 생각은 가지고 있다. 인격적으로도 모범이 돼야하고 더 좋은 축구를 보여줘야 한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시즌 개막일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서 최 감독은 시즌 준비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아직 팀이 완성됐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이전에 비해 훨씬 안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포메이션은 늘 4-3-3을 기본으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늘 미들에서 공간과 숫자 싸움에서 이기는 축구를 해 나갈 것이다. 측면 활용을 달리하며 시즌 중에는 꺼낼 다른 전략도 준비하고 있다”며 시즌 구상을 전했다. 최 감독은 2016년 강등 위기에 처한 팀에 갑작스레 부임하며 9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이후 7위, 4위로 시즌 최종 순위를 차츰 상승시켜왔다. 부임 3년차인 올 시즌을 앞두고선 그의 입에서 ‘우승’이라는 단어가 나왔다. 최순호 감독은 K리그1 12구단 감독 중 유일하게 회색계열 정장을 선택하지 않았다. 최준필 기자 “지난 2년간 차근차근 준비를 해왔고 그 과정이 결과로 나왔다고 생각한다. 작년에 4위를 했는데 2위, 3위를 목표로 할 수는 없지 않나. 올해는 우승을 노리면서 시즌에 임하겠다. 초반부터 선두권으로 치고 나가서 꾸준함을 유지할 것이다.” 팬들의 존재 또한 그가 우승컵을 노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리그 우승은 구단의 의지를 넘어선 목표였다. “구단에서는 FA컵을 우승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을 염두에 둔 것이다. 리그에서도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정도를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내가 구단보다 더 높은 목표를 제시한 것은 팬들의 자존심을 살려주고 싶어서이기도 하다. 우리 선수들이 해낼 수 있다는 믿음도 있다.” [상] |
‘이기형‧노상래 선생님과 함께’…조덕제 감독의 새로운 도전 매 시즌 ‘승격전쟁’을 치르는 K리그2는 올해 또한 치열하게 진행될 전망이다. 각축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승격 1순위로 꼽히는 팀은 조덕제 감독의 부산 아이파크다. K리그2 우승 1순위로 꼽히는 부산 아이파크 조덕제 감독. 최준필 기자 경쟁자들도 부산을 승격 1순위로 꼽고 있다. 26일 서울 서대문구 그랜드힐튼호텔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19 미디어데이에서도 10구단 감독 중 6명이 부산을 리그 우승 후보로 지목했다. 매번 승격을 눈앞에 두고 눈물을 흘린 팀, 안팎에서 승격 후보로 꼽히는 팀을 맡았지만 조 감독의 얼굴에는 부담감보다는 자신감이 묻어났다. 그는 “구단이 원하는 것은 승격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도록 하겠다“며 “리그 초반부터 치고나가야 한다. 18라운드 안에 경쟁이 어느 정도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6년과 2017년 수원 FC에서 특유의 공격 축구로 1부리그까지 경험했던 조 감독이다. 그가 맡는 부산의 축구 또한 공격적인 모습을 보일 전망이다 그는 “공격진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 호물로, 디에고 등 외국인 선수들도 좋고 이정협, 한지호 등 좋은 선수들이 많아 선수층이 두껍다. 김치우, 이종민 두 풀백들에게도 공격적인 플레이를 주문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부산은 특별한 코칭스태프 구성으로도 주목받는 팀이기도 하다. 이들은 올 시즌을 앞두고 노상래‧이기형 코치를 각각 영입했다. 이들 모두 1부리그 감독 경험이 있는 이들이다. 3인의 감독이 한 팀에서 의기투합하게 된 셈이다. 조 감독은 존중의 뜻으로 이들을 ‘선생님’이라 부르고 있다. 그는 “우리팀은 경험이 강점이다. 노상래 선생님, 이기형 선생님과 경험을 잘 살려 1부리그로 진출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