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시 KBS와 8시 JTBC 피해 7시30분으로…편성시간 확대 뉴스 해설 강화도 트렌트
# MBC의 자구책, 통할까?
MBC는 오는 3월 18일부터 ‘뉴스데스크’를 오후 7시 30분에 시작할 예정이다. 기존 8시 시작에서 30분가량 당긴 것이다. 이는 평일 월~목에 적용되며, 편성 시간 역시 약 85분으로 늘릴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원래 이 시간대 방송되는 일일드라마 역시 25분가량 앞당겨 시작할 것으로 관측된다.
MBC ‘뉴스데스크’가 3월 18일부터 시간대를 오후 7시 30분으로 옮긴다.
‘뉴스데스크’는 지난 1970년 첫 방송된 MBC의 간판 뉴스 프로그램이다. 당시에는 오후 10시에 방송됐으나, 1976년 4월부터 9시로 시간을 옮겨 본격적인 ‘9시 뉴스’ 시대를 열었다. 이후 30년 넘게 지켜오던 이 편성은 2012년 11월 오후 8시로 당겨졌다. 하지만 이 시기에 MBC의 파업 및 전 정권과의 유착 의혹 등으로 신뢰를 잃어 시청률이 크게 하락했다.
‘뉴스데스크’는 현재 ‘뉴스룸’, ‘8뉴스’ 등과 경쟁하고 있지만 주도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2~3% 수준인 시청률뿐만 아니라 특종 및 단독 보도를 통한 영향력 확보 측면에서도 타사에 뒤지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하지만 최근 강남 클럽 버닝썬 사태를 선제적으로 보도하는 등 분위기 반전을 꾀하는 상황 속에서 타사보다 먼저 뉴스를 시작하는 7시대로 편성 변경을 꾀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 왜 7시일까?
‘저녁이 있는 삶’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직장인들의 퇴근 시간 역시 점점 앞당겨지는 추세다. 사생활을 존중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김영란법 등의 여파로 회식 문화도 줄어들면서 일찍 귀가하는 직장인들도 늘고 있다. 그들이 집에 들어가 TV를 켜는 시간은 이르면 7시 정도다.
‘뉴스데스크’가 7시 시간대를 겨냥하고 있지만 이 시간대도 이미 만만치 않다는 반응도 적잖다. 채널A는 오후 4시부터 ‘정치데스크’ ‘뉴스TOP10’ ‘뉴스A’를 연이어 배치해 오후 8시까지 뉴스 띠를 형성하고 있다. MBN 역시 오후 3시 30분부터 ‘뉴스BIG5’ ‘뉴스앤이슈’ ‘뉴스와이드’ ‘뉴스8’ 등 4개 뉴스 프로그램을 연이어 편성해 2~4%대 안정적 시청률을 확보했다.
‘뉴스9’으로 9시 뉴스 절대강자 자리를 지키고 있는 KBS 역시 지난 1월부터 7시 뉴스를 강화했다. ‘뉴스7’의 방송 시간을 늘려 40분가량으로 편성해 ‘간추린 뉴스’ 수준이 아닌 ‘종합뉴스’ 형태로 격상시켰다. 일찍 뉴스를 접하길 원하는 시청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동시에 종편채널들이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이른 저녁 뉴스 시청자들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뉴스 시작 시간이 앞당겨지는 또 다른 이유는, 뒷 시간을 활용하기 어렵기 때문이기도 하다. 평일 오후 10시부터는 지상파 3사가 나란히 드라마를 편성한다. 주중 미니시리즈는 스타가 출연하는 제작비 높은 작품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광고 수주 등을 이유로 편성을 바꾸기 어렵다.
한 방송 관계자는 “9시 시간대에는 KBS ‘뉴스9’이 난공불락이고, 10시부터는 드라마가 방송되는 편성 관행을 바꿀 수 없기 때문에 뉴스 편성을 점차 앞당기다가 7시 시간대까지 공략하게 된 셈”이라고 말했다.
JTBC ‘뉴스룸’은 배경을 짚는 뉴스 해설과 심층 인터뷰를 적극 시도해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 이제는 ‘뉴스 해설’의 시대
뉴스의 편성 시간대가 늘어나고 있는 것도 또 다른 트렌드다. 지상파 메인 뉴스가 50분~1시간가량 편성되는 것과 달리 ‘뉴스룸’은 80분 넘게 방송된다. 이는 단순히 사건 사고를 전달하는 과정을 넘어 해당 뉴스에 대해 적극적인 해설을 전하는 것으로 방송 패턴이 바뀌고 있다는 증거다. 손석희 앵커는 ‘앵커 브리핑’이나 이슈 인물을 직접 스튜디오에 초대해 인터뷰를 나누는 것도 즐긴다. 시청자들도 “신선하다”는 반응을 보였고, 그 과정에서 ‘뉴스룸’의 시청률은 자연스럽게 상승했다.
기존 뉴스는 통상 남녀 각각 1명의 앵커가 번갈아가며 뉴스 헤드라인을 전달한 후 미리 제작된 기자 리포트 VCR를 보여주는 형식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해당 뉴스를 취재한 기자가 직접 스튜디오에 출연해 앵커와 대담을 나누는 빈도가 늘었다.
한 지상파 보도국 기자는 “친절한 뉴스, 심도 깊은 뉴스를 원하는 시청자들이 많아지면서 현상만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그 배경을 짚는 뉴스 해설이 대세로 자리매김했다”며 “요즘 대중들이 포털사이트를 통해 뉴스를 주로 접하는데 이런 뉴스들이 많은 내용을 포함해 정보량이 방대한 반면 TV 뉴스는 특수한 사건을 제외하면 1~2분 내외로 짧게 전달해 지적 호기심을 충분히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지적을 극복하려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김소리 대중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