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피 빨아 진행하던 도안갑천호수공원사업, 대전시는 불통
대전도안갑천지구친수구역호수공원 주민비상대책위 천막농성
[대전=일요신문] 육군영 기자 = 대전 도안갑천호수공원사업이 또다시 주민과의 마찰로 인해 빨간불이 켜졌다.
대전 도안갑천호수공원사업은 시민들과의 5년간의 긴 투쟁 끝에 간신히 협의에 도달했으나 대전시는 이를 지키지 않았으며 도시공사는 주민들을 행정소송 등으로 강제로 내쫓고 있다는 것이 주민들의 주장이다.
도안갑천호수공원사업은 호수공원을 조성하는 자금을 아파트를 분양해 마련하고 남은 수익금으로 원도심 등의 낙후지역 개발을 진행해 도시균형발전을 도모한다는 대전시의 공영사업이다.
대전도시공사는 주택판매를 통해 남는 수익금이 거의 없으며, 그나마 남는 것은 동구와 중구 등의 원도심 활성화 사업에 투자한다고 밝혔으나 대전시민연대와 주민대책위 등은 해당사업이 절대 수익이 남지 않을 수가 없으며, 이는 공영사업을 간판 삼아 진행하는 부동산 투기라며 서로 마찰을 일으켰다.
결국 대전시와 대전도시공사는 지난해 2월 12일 민관협의체를 통해 주민들의 생활권을 보장하고 주민의 의견을 반영해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혔으나, 고작 1년 만에 주민들과 대립하게 되었다
지난 10일부터 대전시청 앞에서 천막농성을 진행하고 있는 도안갑천주민비상대책위원회 이병범 위원장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시위를 시작하시게 된 이유가 무엇인지.
“우리는 대전시와 도시공사가 5200세대 규모의 아파트를 만들겠다 했을 때 해당 사업이 호수공원사업이 아닌 주택사업이라 지적하고 지난 4년간 시민연대와 같이 투쟁을 해서 작년 2월 12일 협의를 했다.
대전시, 도시공사, 시민대책위,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민관협의체는 당초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하겠다는 약속을 어기고 이해당사자들을 배제한 채 비공개로 회의를 운영되고 있다.
지난 1년간 주민들이 지속적인 참여의사와 회의내용 공개를 요구했으나 대전시도 도시공사도 민관협의체에 책임을 떠넘기고 있어 농성이라는 수단을 선택하게 됐다”
- 민관협의체 모집과정은?
“당시 4년간 투쟁했던 시위당시 주민대책위를 포함한 시민대책위가 구성됐다. 그래서 엄격하게 보면 주민대책위는 시민대책위 소속이었다. 민관협의체 구성당시, 시민대책위와 시에서 각각 2사람씩 선정하고 전문가도 각각 2명씩 5:5 비율로 민관협의체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주민대책위는 시민대책위와 전문가들이 이해당사자가 아니므로 우리의 의견을 대변할 조건도 안되고 할 수도 없다고 지속해서 말했지만, 협의회 구성은 시민대책위 김기범 위원장과, 녹색위 양흠모 처장, 대전시 김재열 과장, 대전도시공사 백명호 이사 외 전문가 등 8명으로 구성되었다”
- 민관협의체는 어떻게 운영되었는지?
“처음에 대전시는 주민들이 협의회에 배제되었어도 충분히 주민들과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후 주민들의 의견에 대한 답변을 모두 협의체에 미루고 있고 주민들은 한달에 한번정도 시민대책위나 양흠모 처장이 알려주는 내용을 보고받는 형식으로만 협의체의 진행 내용을 알 수 있었고 주민들을 지속적으로 배제하려고만 했다.
이후 주민들은 협의체 참여를 요구했고 시민대책위에서는 주민이 참가해야 한다고 합의를 했는데 시에서는 주민들에게 이권 문제는 협의회에서 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우리가 전문가도 아니고 이해당사자들의 입장을 대변해야 하는 처지인데 환경문제를 논하러 참여하는 건 어불성설이니 이를 거부했다.”
천막농성에 참가한 도안갑천지구 주민들
- 대전시와 도시공사는 피해받는 주민이 없도록 충분한 보상을 했다는 입장이다.
“주민들이 볼 때 처음부터 이번 사업은 강제적인 것이었다. 이명박 정부에서 있었던 갑천지구 침수구역 법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떨어질대로 떨어진 공시지가로 평가된 토지비는 누구도 납득할 수 없었다.
그런데도 주택분양가는 엄청 높게 잡았다. 작은 평수에도 적어도 3, 4억은 있어야 하는 상태다.
긴 투쟁 끝에 대전시와 도시공사는 지난해 2월 12일 작성된 합의문에 주민들의 권리참여를 약속했으나, 이는 전혀 지켜지지 않았고 주민들의 주권을 찾겠다 주장하는 사람들을 절도법으로 몰아가며 침수구역법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온갖 방법으로 주민들을 억압하고 내쫓고 있다.”
- 정확히 어떤 방식으로 주민들을 억압하고 있는지?
“갑천지구에 A 정비소라는 곳이 있다. 이 주민분은 시외에 땅을 구입해서 정비소를 이전하려는 와중에 민원이 들어와 지연됐다.
주민들은 해당 사업계획서와 지연사유를 도시공사에 제출하고 양해를 구했음에도 불구하고 도시공사는 행정소송을 통해 벌금 2000여만 원을 1차적으로 부과했고 이에 정비소 기계등에 경매 딱지가 붙었다.
주민단체는 해당 주민분의 생계가 달린 일이고 너무한 처사이며 공사가 시작되면 땅은 언제든 비워줄테니 재고해달라 의견을 제시했으나 도시공사는 꼭 받아야겠다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 도시공사는 해당사업이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사업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도시공사는 해당 사업이 이윤이 별로 남지 않는다고 주장하는데 사업계획을 보았을 때 이건 이윤이 남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리고 사업을 통해 이윤이 남으면 당연히 행정을 위해 사용돼야 하지만 지역 주민의 것을 헐값에 빼앗아 원도심 활성화를 하겠다는 것은 우리는 말도 안 된다고 본다.
도시균형발전이든 뭐든 일단 해당지역 주민들과 협의를 하고 사업이 진행돼야 하지 이런 일방적인 소통이 되어서는 안 된다.”
- 더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우리는 사업자체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뭐 돈 더 받겠다고 버티는 것도 아니고 우리는 그저 우리의 의견을 들어주길 바란다.
애초에 주택정책과나 도시공사에서 충분한 소통을 하려 했으면 우리가 여기까지 왔을 리가 없지 아니한가? 시위에 참여한 주민 중에는 연로하시고 힘드신 분들도 계신다.
지난 1년간 주민들은 참을 만큼 참았다. 주민대책위는 오는 12일 대전시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할 예정이며 이에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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