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욱 사장 강력한 혁신 의지 보여…“주택공급능력 획기적 확충” 표명도
이헌욱 신임 경기도시공사 사장
[일요신문] 참여연대와 민변에서 민생, 인권변호사로 활동해온 젊은 신임 사장이 경기도시공사를 변화로 이끌 수 있을지 기대감을 모은다. 지난달 25일 경기도시공사의 제11대 사장으로 취임한 이헌욱 사장은 취임사를 통해 도민의 주거안정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사회적 책무를 강조하며 공사의 변화를 예고했다. 취임 직후인 5일에는 ‘익명제보 핫라인 직통전화’를 개설해 고질적인 비위를 끊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경기도 산하기관 중 첫손에 꼽히는 경기도시공사는 그 중요성에 비해 잡음이 적지 않았던 기관이다. 지난해 8월 김용학 사장의 퇴임 이후 6개월간 사장이 공석이었고, 11월에는 노조가 경기도의회의 행정사무감사 당일 집회를 열어 방만경영, 최금식 전 사장의 횡령 및 채용비리 의혹, 직원 성추행 사건에 대한 안일한 대응 개선을 요구하며 경영진과 마찰을 빚었다.
지난해 말 노조는 실무직원은 부족하고 관리자는 많아 인사적체를 보이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노조에 따르면 공사는 행안부 기준보다 높은 관리직 비율을 기록하고 있다. 게다가 실무직원은 서울시 SH공사나 LH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노조의 주장이 사실이면 실제 업무수행에는 적지 않은 제약이 있을 수 있다.
또한 지난해 발생한 성추행 사건에서도 공사는 가해자에 대한 보직해임 없이 조사를 진행해 피해자와 증인에 대한 보호가 부족했다는 비난이 일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12월에는 612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한 국민권익위원회 청렴도 측정에서 최하위인 5등급을 받으며 도민의 우려를 샀다. 직원들의 사기도 떨어질 대로 떨어진 상태라는 얘기도 들렸다. 일각에서는 경기도시공사가 이재명 경기지사의 주거 정책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겠냐는 말까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취임 직후부터 토건 비리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건설공사 원가공개, 후분양제 등의 도입을 예고했다. 서민과 사회적 약자를 위한 강력한 주거 안정 정책이다. 이 같은 정책은 경기도시공사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 때문의 공사를 쇄신하고 명확한 목표를 향해 조직을 강하게 이끌어갈 리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돼 왔다.
이런 기대를 반영하듯 이헌욱 사장은 취임식에서 ‘획기적인 주택공급능력 확충, 일자리 창출 기반 조성, 책임감 강한 혁신조직’ 등 3가지 경영전략을 제시했다. 도민들이 자신의 소득으로 감당할 수 있는 주택을 공급하고, 임대주택 공급을 늘리며, 역량 있는 인재의 배치를 통해 조직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현장방문에 나선 이헌욱 경기도시공사 사장
이 사장은 지난 7일, 8일, 11일에는 3일 동안 공사의 주요 현장을 찾아다니며 근로자들을 격려하는 일정도 가졌다. 안양시 연현마을, 광교융합타운 현장과 판교테크노밸리, 다산신도시를 찾은 이 사장은 현장 근로자들에게 “새로운 모델을 만든다는 사명감을 가져달라”고 근로자들을 독려했다. 형식적인 방문이 아닌 근로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당부하고 현장의 분위기를 살피기 위한 일정이었다는 후문이다. 68년생으로 경기도시공사 역대 최연소 사장이자 인권변호사라는 독특한 이력의 이헌욱 사장이 공사에 어떤 변화를 불러올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창의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