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팀 사이버오로·EDGC 참가…대국일 변경·통합라운드 대폭 축소 눈길
2019한국여자바둑리그 각 팀 CI.
[일요신문] 드디어 2019 한국여자바둑리그가 출범한다. 정규리그는 8개 팀 더블리그 방식으로 총 14라운드가 4개월 동안 펼쳐진다. 5월 2일 개막식을 여는 일정이며 6일부터 1라운드를 시작해 총 56경기 168국을 치른다. 포스트시즌과 챔피언결정전은 8~9월에 벌어질 예정이다.
지난 리그와 비교하면 바둑의품격, 호반건설, SG골프 세 팀이 빠지고, 이원다이애그노믹스(서울 EDGC)와 세계사이버기원(서울 사이버오로) 두 팀이 신규 진입했다. EDGC는 유전체 분석전문기업이다. 미국 Diagnomics, Inc. 합작법인으로 설립한 코스닥 상장 중소기업이다. 사이버오로는 전세계 약 200만 명이 넘는 회원을 대상으로 바둑뉴스 및 강좌, 국내외 주요대회 실시간 인터넷 중계 등 바둑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다. 포항 포스코케미칼(이영신)·서울 부광약품(권효진)·부안 곰소소금(김효정)·인제 하늘내린(유병용)·서귀포 칠십리(이지현)·여수 거북선(이현욱)까지 여섯 팀은 작년에 이어서 참가한다. 인제 하늘내린은 올해 감독을 최명훈 9단에서 유병용 5단으로 교체했다.
2018리그 챔피언인 SG골프팀. 왼쪽부터 이용찬 감독, 김신영, 송혜령, 최정 선수. 외국인 용병 루이나이웨이도 후보로 함께했다. 올해 리그에 SG팀이 불참하면서 자유선수로 풀린 이들이 어느 팀에 갈지가 감독들 최대 관심사다.
# 2019 한국여자바둑리그 뭐가 달라졌나
대회 정식명칭은 ‘2019 한국여자바둑리그’다. 타이틀 스폰서가 없고,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재정후원을 맡았다. 작년 여자리그 1라운드가 2월 22일에 열렸으니 약 두 달 반 정도 늦은 출범이다. 시니어리그는 여자리그 정규시즌을 마치면 바로 이어진다고 한다. 한국기원은 KB바둑리그 개막도 6월을 마지노선으로 준비 중이다. KB바둑리그는 메인스폰서가 건재하기에 팀 구성만 완료되면 5월 중 개막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올해 여자리그는 대국일이 ‘목·금·토·일’ 저녁에서 ‘월·화·수·목’ 오전으로 바뀐 게 가장 눈에 띈다. 한국기원 리그 담당자는 “요일과 시간 변경은 KB바둑리그 일정이나 TV편성문제 등 다양한 문제를 고려했다. 이번 대회는 통합라운드를 대폭 축소했다. 정규리그 마지막 라운드만 통합 운영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정규시즌 기간이 4개월로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작년과 달리 후보 선수도 선택이 아닌 필수 사항이다. 대회 규정에 ‘구단은 1인의 단장, 1인의 감독, 4인의 선수로 구성한다’라고 못 박았다. 지역 연고선수 보호연한규정도 5년과 3년으로 세분화했다. 선수 선발식은 4월 11일 열린다. SG골프팀이 이번 리그에 빠지면서 여자랭킹 1위 최정 9단도 새 보금자리를 구하고 있다.
신생 사이버오로팀 감독 문도원 3단. 여자바둑리그 역대 최연소 감독이다.
# 역대 최연소 감독 문도원, 유튜브 스타 조연우도 감독 데뷔
신생팀 감독들은 아주 젊어졌다. EDGC는 조연우 초단(30)이 감독으로 취임했고, 사이버오로는 문도원 3단(27)을 선택했다. 조연우는 최근 유튜브와 바둑TV 등에서 다양할 활약을 펼치고 있는 여자기사다. 일요신문과 전화인터뷰에서 “감독 제의가 왔을 때는 약간 부담스러웠지만, 새로운 일에 도전한다는 의미로 수락했다. 선수선발부터 젊은 감독의 참신함을 보여주겠다. 실력보다 팀 전체 조화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인터뷰 당시 조연우는 자신이 최연소 감독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그건 오산이었다. 사이버오로팀이 가장 마지막으로 리그에 참가하면서 문도원 3단을 감독으로 발탁했기 때문이다. 역대 최연소 감독 문도원은 “올해는 여러 가지 이유로 참가신청하지 않았는데 바로 감독 제의가 와서 깜짝 놀랐다. 작년까지 선수로 대국했기에 젊은 선수들에 대한 느낌이 아직 남아있다. 특히 어린 선수들은 실력이 매해 달라지는데 평소 생활패턴과 공부량을 살피면 얼마나 성적을 낼지 예측할 수 있다. 작년에 팀에서 베스트드레스상을 받았지만, 올해는 다 필요 없다. 실력 좋은 선수들을 뽑아 오로지 우승을 노리겠다”라는 포부를 밝혔다.
한국기원 김영삼 사무총장은 “여자리그가 출범하기까지 산고가 심했다. 바둑대회가 없어지긴 쉬워도 새로 만드는 건 참 어렵다. 올해는 총재공석 사태와 맞물려 어느 때보다 어려운 상황이었다. 지난 4년간 여자리그가 있어서 여자프로기사들 기량이 많이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여자기사가 한국바둑을 빛낸다면 모두 여자리그 덕분이다. 좋은 대회가 계속 유지되도록 총장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2019 한국여자바둑리그 대회 총 규모는 8억 원이며 우승상금 5000만 원, 준우승 상금 3000만 원이다. 우승상금과 별도로 책정되는 대국료는 팀 지급 방식과 개인 지급 방식에서 선택한다. 개인 지급 방식은 승자대국료 100만 원, 패자대국료 30만 원이다. 팀 지급 방식은 300만 원/90만 원(3-0스코어), 230만 원/160만 원(2-1스코어), 각 팀 195만 원(무승부)으로 나누어 지급한다.
박주성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