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후들이 볼 수 밖에 없었던 많은 문과 통로로 이루어진 쓸쓸함 담아
송광찬 작가가 왕후의 시선을 주제로 대전 갤러리씨에서 전시회를 연다
[대전=일요신문] 육심무 기자 = 지속적으로 오래된 궁에 대한 사진을 찍고 전시를 해 온 송광찬 작가가 2일부터 대전 갤러리C에서 왕후의 시선을 테마로 작품들을 선보인다.
오는 27일까지 진행할 이번 갤러리C의 청년작가 전시회에서 송 작가는 그의 주된 작업인 적외선 필터를 이용한 적외선 촬영을 통해 나온 새롭고 아름다운 궁의 모습을 전달한다.
그는 “지난 2016년 서울의 4대 궁중 왕후들이 기거하였던 궁을 촬영할 기회가 생기게 되었고, 황후가 왕궁에서 보아왔던 궁의 모습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면서 “이 나라의 왕후는 어떤 느낌으로 이곳을 바라보았을까?”라는 의문을 품었단다.
지금 시대의 사람들이 바라보는 풍경의 느낌과는 달랐을 궁의 풍경에 대해 “나에게 다가온 왕후의 느낌은 사치스러움에 화려함이나 부유하기에 여유로움보다는 이 궁에 갇혀 유일하게 바라볼 수 밖에 없었던 많은 문과 통로로 이루어진 쓸쓸함 이었다”면서 “그녀들이 바라보는 관점으로 실내에서 바라본 창과 문을 통해 보는 밖, 외부에서 바라보는 그녀들의 궁들을 사진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또 “그녀들의 단절된 시선이 궁 안 곳곳이 묻어있고, 그녀들의 시선을 따라 궁은 조각조각 나눠져 나의 사진에 쓸쓸하게 담겼다.”면서 “적외선 촬영의 기법은 빛의 많은 양중에 극히 일부분만 담아내는 표현하는 기법으로, 모든 빛을 받아들이지 않고 필터를 통해 걸려진 빛으로 아름다운 세상이 되도록 담아내는 나의 시선과 그녀들의 시선이 닮아 있지는 않은지 생각한다”고 말했다.
송광찬 사진작가
아울러 “작업의 마무리는 찬란한 파란색과 핑크, 혹은 금빛에 가까운 갈색과 회색의 조화로운 조합이며, 작업을 마주했을 때는, 그 색상과 형상의 화려함과 찬란함에 감탄하지만, 사실은 몇 가지 빛의 색으로만 이루어진 단조롭고 차가운 모습을 가지고 있다”며 “왕후들의 삶이 아름답고 화려한 삶과 같이 보이지만, 그녀들의 시선은 엄격한 규율과 단조로운 삶으로 차갑게 얼어버린, 어쩌면 아슬아슬하고 위험한 삶을 살지 않았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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