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서 쓴소리에 관심 집중…대표팀 선수기용 놓고 질타
대표팀을 향한 이천수 인천 전력강화실장의 ‘쓴 소리’가 화제를 모았다. 사진=유튜브 채널 ‘터치 플레이’ 캡처
[일요신문] 지난 3월 A매치 기간 일정을 마친 이후, 온라인에서는 이천수 인천 유나이티드 전력강화실장의 발언이 화제가 됐다. 이 실장이 한 온라인 동영상에서 파울루 벤투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가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비디오 플랫폼 유튜브에는 ‘터치 플레이’라는 제목의 채널이 개설됐다. 이천수 실장이 제기차기를 활용한 기부 캠페인을 진행하며 관련 동영상이 시리즈로 공개됐다.
3월 A매치 일정부턴 경기 중계에도 나섰다. 볼리비아-콜롬비아로 이어지는 2연전을 모두 중계했다. 경기가 끝난 이후 이 실장이 내린 평가, 소감 등이 화제를 모았다.
골키퍼 조현우가 선발로 나선 콜롬비아 전 이후 터치 플레이 채널에는 ‘빛현우(조현우)는 아무리 잘해도 벤치’라는 제목으로 약 5분 길이의 영상이 올라왔다. 벤투 감독의 골키퍼 기용을 지적하는 내용이었다.
영상에서는 현영민 해설위원이 먼저 입을 열었다. 그는 “부상당한 김승규 대신 출전한 조현우가 준비가 잘 돼있는 모습을 보였다. 건강한 경쟁체제가 생길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외에도 소속팀 대구에서의 활약을 칭찬하기도 했다.
곧이어 이 실장이 끼어들듯이 말을 보탰다. “기회를 잡으면 뭐하나. 다음 경기가 분명 김승규인데”라는 견해를 밝혔다. “다음 경기는 100% 김승규다. 벤투 감독은 한 번 믿으면 안 바꾼다. 선수들에게 폭넓게 믿음을 갖지 못한다”라고도 덧붙였다.
그간의 벤투 감독 패턴을 돌아보면 다음 6월 A매치 첫 경기에서 이 실장의 말대로 김승규가 출전할 확률이 높다. 하지만 ‘안 바꾸니까 답답하다. 누군가 다치지 않으면 기회가 나질 않는다’는 주장에는 무리가 있다.
9번의 친선경기에서 김승규는 5회, 조현우는 3회 출장했다.
볼리비아전 이후 공개된 영상에서도 선수기용을 놓고 ‘쓴 소리’를 하기도 했다. 이 실장은 이강인·백승호 등 젊은 선수들이 경기에 나서지 못한 것에 대해 “2020 카타르 월드컵을 준비하는 기간이라면 지금부터 (엔트리를) 정해놓으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볼리비아전과 콜롬비아전을 비교하면 선발 명단 중 6명이 교체됐다. 최전방에서부터 미드필드, 수비, 골키퍼에 이르기까지 그 폭이 넓었다. 그간 주전이라는 평가를 받아오던 김영권, 정우영 등을 대신해 권경원, 주세종 등이 나서기도 했다.
이 실장의 날선 비판에 팬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대표팀 경기에 남긴 논평이 담긴 영상은 각각 조회수 169만회와 83만회를 기록했다.
이 실장을 비롯해 송 해설위원 등 이들은 거대한 ‘스피커’를 보유했다. 국내에서 손꼽히는 축구스타인 이들의 의견은 팬들에게 곧 ‘정답’이 될 수 있다. 축구 경기를 놓고 다양한 의견은 존중 받아야 하지만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 선수시절부터 누구보다 한국 축구에 대한 사랑과 열정을 갖고 있는 이 실장이 자칫하면 대표팀을 흔드는 인물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김상래 기자 scour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