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간 반 깊게 우려낸 육수와 2시간 동안 손수 발라낸 고기의 조화
닭곰탕 7000원
[일요신문]개인적으로 닭곰탕은 연세 지긋한 어른들이 즐겨먹는 음식이라는 편견이 있었다. 군 시절의 기억 때문일까 닭곰탕은 국물 표면에 누런 기름이 둥실둥실 떠 있고 두꺼운 닭 가슴살의 뻑뻑함이 먼저 떠오르는 음식이었다.
그런데 지난해 말 방송된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포방터시장 편으로 인해 닭곰탕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다. 젊은 사장이 백종원 대표의 조언을 받아 기존 메뉴를 정리하고 닭곰탕을 주 메뉴로 바꾼다. 그 과정에서 사장은 새벽부터 노계를 삶아 육수를 내고 일일이 손으로 살을 발라내며 좋은 닭곰탕을 위해 자신의 생활 전부를 할애한다. 맛을 본 손님들의 평가도 좋다. TV화면에 비친 닭곰탕의 색은 맑고 깨끗해 보였고 ‘닭곰탕 한번 먹어볼까’ 하는 생각이 들게 했다.
포방터시장은 아니지만 성미네 닭곰탕은 오래도록 품고 있던 닭곰탕에 대한 선입견을 풀기에는 충분하다. 담백하면서 맑고 깨끗한 육수는 돼지나 소의 것처럼 무겁지 않다. 닭 육수 특유의 깨끗하고 진한 맛이 살아있다. 정성스럽게 손으로 발라낸 고기는 살과 껍질이 조화를 이룬다.
하루에 노계 15마리만 받아 직접 육수를 낸다고 한다. 새벽에 나와 3시간 반 동안 육수를 내고 잠시 식힌 후 2시간 동안 앉아 살을 발라낸다. 밑 준비에 상당한 시간이 드는 셈이다. 그래서 메뉴는 닭곰탕, 닭무침, 닭볶음탕 3개뿐이다. 닭곰탕과 무침은 손수 삶아 찢은 노계를 쓰고 닭볶음탕은 젊은 닭을 쓴다. 올드하지 않은 맛 때문일까 여자 손님들이 즐겨 찾는다는 후문이다.
고양시 고봉산 자락에 위치해 있다. 하산하면서 닭무침에 소주 한 병 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닭무침 13000원
김창의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