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히 확인 가능한데 확인할 수 없다는 한체대 대학원
한체대는 2월부터 ‘일요신문’이 여러 차례 보도한 논문 바꿔치기 관련 조치 계획안을 3월 5일에 작성해 교육부에 제출했다. 한체대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대전의 한 사립대 교수인 강 아무개 씨 등 2명은 자신들의 최초 석사 학위 논문이 표절 및 도용 시비에 휘말리자 새 학위 논문을 작성한 뒤 국립중앙도서관과 국회도서관에 보관돼 있던 최초 학위 논문과 바꿔쳤다. 한체대는 이런 논문 바꿔치기를 여러 차례에 걸쳐 조직적으로 해왔다는 의혹에 빠진 상태다. (관련 기사: 정치인이 따라할라…표절 완벽히 감춘 ‘논문갈이’ 실체)
한체대가 교육부에 제출한 논문 바꿔치기 조치 계획안
이 계획안에 따르면 대학원과 산학협력단은 지도 교수와의 면담 뒤 기본 사실 관계를 확인했다. 기획처는 논문 교체 사실을 인정했지만 대학원은 “2007년 논문이 2012년에 교체된 사실을 확인할 수 없다”며 “교체 여부가 확인되지 않기에 위조 또는 변조됐는지 여부도 알 수 없다”고 했다.
대학원의 입장과 달리 문제의 논문이 2012년에 교체된 증거가 손쉽게 발견됐다. 국회도서관 전자자원에 저장된 자료에 따르면 논문 바꿔치기의 중심에 선 강 씨의 논문은 2012년 2월 14일에 교체됐다. 한체대 대학원은 간단한 확인 절차도 없이 교육부 보고를 진행해 논문 바꿔치기 관련 진상 규명 의지가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국회도서관 전자자원에 나온 강 씨의 논문 바꿔치기 정보
‘일요신문’은 권봉안 한체대 대학원장에게 여러 차례 해명을 요청했지만 아무런 답을 들을 수 없었다. 권 원장은 논문 바꿔치기 문제가 불거진 뒤 가진 ‘일요신문’과의 인터뷰에서 “10년간 국립중앙도서관과 국회도서관으로 논문 교체 관련 공문은 나간 적 없었다”고 말한 바 있었다. 권 원장은 논문 바꿔치기의 중심인 강 씨의 석사 학위 논문 심사위원장이었다.
최훈민 기자 jipchak@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