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씨 지인 SNS마켓, 임블리 등 파문 일어…과대홍보·조세탈루 문제도 도마 위에
임블리 쇼핑몰이 곰팡이가 발견된 호박즙을 판매해 비판을 받고 있다. 홈페이지 캡처
SNS마켓은 기존의 쇼핑 플랫폼이 아닌 블로그, 온라인 카페, SNS에서 이뤄지는 상품판매를 뜻한다. 공통점은 온라인 계정 주인인 개인의 영향력을 바탕으로 마케팅과 판매가 이뤄진다는 것. 이 때문에 온라인상 유명인사들이 사업에 뛰어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들을 지칭하는 ‘팔이피플(팔이+피플)’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겼을 정도다.
문제는 제품의 신뢰도와 판매 후 고객서비스에 있다. 유명인사들이 SNS마켓에서 판매하는 화장품과 의류 등은 주로 중소 제조업체에서 제작된다. 환불·교환이나 부작용 발생 시 보상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반면 대형 화장품 업체는 자체 유통망이 구축되어 있어, 인플루언서가 제품 홍보에 참여해도 직접 물건을 판매하지는 않는다.
심지어 SNS마켓 주인들이 제품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을 삭제하는 등 여론을 왜곡시키는 경우도 적지않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이 제품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기 힘들다. 유아용품을 판매하는 A 카페에서는 피부발진 등 심각한 부작용이 생겼음에도 이를 숨기기에 급급했다. A 카페에서 피해를 입은 소비자는 지속적으로 불만과 항의글을 작성했지만 번번이 글이 삭제됐다.
황하나 씨의 지인으로 알려진 인플루언서 B 씨도 논란에 휩싸였다. ‘강남언니’ 콘셉트로 화려한 라이프스타일를 선보여 많은 팔로어를 보유한 B 씨는 의류잡화를 판매해왔다. 그런데 B 씨가 판매해온 제품이 타 브랜드 상품을 모방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또 제품 이름이 ‘벌떡 플라워 원피스’ ‘모두 다주는 비키니’ 등 여성을 성적 대상화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현재 B 씨의 인스타그램에는 수많은 항의글이 빗발치고 있다. B 씨는 “지인의 사생활에 대해서는 알 수 없는 부분이다“ ”제품은 모방을 한 것이 아니라 같은 원단을 사용해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 같다“ ”제품명 또한 어떤 성적표현을 목적으로 이름 짓지 않았다” 등의 해명글을 올렸다.
온라인마켓에서는 대기업에 속하는 쇼핑몰 임블리조차 제품 안정성 시비가 붙었다. 곰팡이가 핀 호박즙을 판매한 게 발단이 됐다. 한 소비자가 호박즙에 곰팡이가 발견됐다는 게시글을 올리며 임블리 측의 소극적인 대응에 문제를 제기한 것. 이후 임블리 측은 ‘환불을 원하시는 모든 고객님들께 환불 처리하겠다’며 사과문을 올렸지만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그 여진으로 임블리에서 고가에 판매하는 옷들이 과대홍보됐으며 실제 의류 제작 방식이 광고와 다르다는 주장과 베스트셀러 화장품인 ‘인진쑥 밸런스 에센스‘의 안정성에 대한 의혹마저 제기됐다.
마켓을 이용하는 대부분의 소비자는 해당 계정의 주인을 보고 제품을 구매한다. 유명 인플루언서가 사용하는 제품이기에 믿고 구매하는 것. 대부분 계정주들은 ‘직접 매일 사용한다’ ‘우리 아이에게도 먹인다‘ 등 실제 사용 중임을 홍보해 제품 신뢰도를 높인다. 또 구매 척도가 되는 것은 다른 팔로어의 반응이다. ‘좋아요’ 수나 댓글이 많을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구매한다는 믿음이 생긴다.
블로그,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SNS마켓이 우후죽순 늘어나며 그 규모조차 집계하기 어렵다. 또 비정기 공동구매 형식으로 물품을 판매하기도 해 누구나 소비자이자 판매자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시장은 판매자 위주로 이루어진다. 제품의 정보나 가격정책 모두 판매자에 의해 공개수위가 결정된다. 심지어 비공개 쪽지나 댓글로 가격을 공개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판매자가 과대홍보를 하고 허위정보를 유포해도 소비자가 사실을 확인하는 것 역시 거의 불가능하다.
이밖에도 SNS마켓이 조세탈루의 사각지대에 있는 것도 문제다. 사업자등록이나 통신판매업 신고를 하지 않고, 카드결제 대신 개인계좌로 현금결제를 받으며 수익을 누락시키는 경우도 많다. 이 때문에 소자본으로 돈을 벌고도 탈세를 한다는 인식이 생기며 SNS마켓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고 있다.
하지만 신종 고소득자인 SNS마켓에 대해 국세청이 조만간 칼을 빼들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조세일보’에 따르면 국세청은 최근 한국조세재정연구원에 ‘온라인 개인마켓에 대한 공평과세 인식 제고를 위해 효과적인 세원관리 개선 방안’이라는 주제로 연구용역을 의뢰했다.
금재은 기자 silo12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