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최영재 사장 | ||
두 사람이 몸담고 있는 회사는 공교롭게도 지난 94년에 똑같이 다른 기업에 의해 설립됐다가 지금의 LG그룹과 CJ그룹으로 각각 인수, 편입됐다. LG홈쇼핑은 한국홈쇼핑이란 이름으로, CJ홈쇼핑은 삼구쇼핑으로 출범했다. 업계 선두자리를 놓고 각축을 벌이고 있는 두 사람은 경남 출신이라는 공통점도 가지고 있다. 최 사장은 경남 고성, 조 사장은 경남 진해 출신이다.
최 사장은 지난 60년 마산상고를 나와 한양대 공대를 졸업한 뒤 LG화학의 전신인 (주)럭키에 입사해 LG그룹에 몸담았다. 그후 지난 83년에 (주)럭키 이사에 올랐으며, 지난 96년에 (주)LG화학 부사장을 지낸 뒤 97년 LG홈쇼핑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조 사장은 지난 66년 경남고를 나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삼성그룹에 입사했다. 그후 삼성화재 부사장, 98년 삼성화재손해사정 대표이사를 거쳐 2000년에 CJ홈쇼핑 사장으로 발탁됐다.
조 사장보다 3년 먼저 홈쇼핑업에 뛰어든 최 사장은 97년 말 7백30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을 98년에 2천2백억원, 99년에 3천2백억원, 2000년 6천18억원, 2001년 1조6천억원으로 연 100% 이상 성장시켰다.이 같은 성장에는 최 사장의 ‘고객 중심’ 경영 철학이 큰 몫을 차지했다는 게 회사 내의 평가. 실제 최 사장의 집무실에는 고객들의 불만사항을 직접 받는 ‘직통 팩스’가 비치돼 있다. 배달 제품이나 카탈로그에는 빠지지 않고 이 팩스번호가 기재돼 있다.
▲ CJ 조영철 사장 | ||
LG홈쇼핑의 최 사장이 여성스런 아이디어로 고객을 유혹한다면, CJ홈쇼핑 조영철 사장은 남성적인 저돌성으로 고객감동을 이끌어내는 타입.직원들이 보고서를 작성할 시간이 부족하면 정식 보고서를 꾸미지 않고 손바닥만한 메모지에 요점만 간단히 적어 제출하도록 한 ‘스피드메모’는 그 같은 조 사장의 특성을 잘 보여주는 부분이다.
그는 직원들에게 “홈쇼핑업의 특성상 시간에 뒤처지는 기업은 살 수 없다”고 강조한다. 자신의 이메일 주소가 ‘chospeed@cj.net’일 정도다. 영어 발음대로 읽으면 ‘초(超)스피드’다. 그러나 선발업체라는 강점에도 불구하고 LG홈쇼핑에 간발의 차이로 뒤처져 있어 조 사장은 여간 자존심이 상해 있는 게 아니다.
그의 목표는 당연히 LG를 제치고 옛날의 영광을 되찾는 것. 이를 위해 그룹 전체의 CI작업에 따라 사명을 CJ홈쇼핑으로 바꾸고 제2의 도약을 위한 준비작업에 나섰다.이에 따라 조 사장은 고객 서비스분야의 고객운영부를 ‘고객운영본부’로 격상시키고 상품주문, 택배, 소비자보호팀 등을 모두 이 본부 산하에 통합시켰다. 그리고 반품기간을 3일로 대폭 줄였으며 대규모 아파트단지에는 배송을 택배업체에 맡기지 않고 직원이 직접 나가 애프터서비스까지 책임지는 ‘토털 맞춤 택배 서비스제’를 도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