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 빌려준 총책의 모친 한 씨, 이번에도 빠져 나갈까
실형을 선고 받은 이 씨. 사진=총알개미투자클럽 홈페이지 갈무리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은 2월 21일 사기 및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허위 선물거래 사이트인 총알개미투자클럽을 운영해 온 총책 이 아무개 씨(28)에게 징역 1년 6월 집행유예 3년, 160시간 사회봉사 명령을 내렸다. 또한 이 씨에게 법인 계좌를 제공했던 김 아무개 씨(56)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40시간을 처분 받았다.
법원 등에 따르면 이 씨는 2015년 10월 26일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의 한 오피스텔에 모친 한 아무개 씨(여•55) 명의로 초이스인베스트먼트라는 회사를 차리고 허위 선물거래 사이트 총알개미투자클럽을 운영해 왔다. 이 씨는 “내가 만든 프로그램의 신호만 따라 하면 승률 87%로 선물거래 실적을 올릴 수 있다”는 내용의 강의를 하며 실제 거래가 진행 되는 것처럼 회원들에게 가상 화면을 보여주고 회원들의 회원 가입비와 투자금을 가로채 왔다. 김 씨는 법인을 차리고 이 씨에게 계좌를 대여했다. (관련 기사: ‘모자관계’, 투자 클럽 대표와 리딩 전문가의 선물 거래 사기 의혹)
이 씨 등은 집행유예로 한숨 돌렸지만 피소 사건이 모두 마무리된 것은 아니다. 피해자 3명이 추가로 고소장을 접수한 까닭이다. 총알개미투자클럽 추가 피해자 3명은 2018년 12월 30일 사기 혐의로 이 씨와 이 씨의 모친 한 씨를 고소했다. 추가 피해자 3명의 피해액은 회비 2528만 원과 선물거래 수수료 및 손실금 1940만 원 등 총 4468만 원이다.
지난 주말에도 성업 중인 총알개미투자클럽. 사진=총알개미투자클럽 홈페이지 갈무리
이 사건을 수사한 검찰과 경찰은 추가 피해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이 씨가 여전히 총알개미투자클럽을 운영하며 피해자를 양산하고 있는 까닭이다. 검찰은 2018년 4월 19일 이 씨를 사기 및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한 바 있었다. 수사 도중 증거 인멸 시도와 말 맞추기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이었다. 당시 이 씨의 모친 한 씨는 1차 피해자 9명에게 피해금액 5억 1000만 원을 합의금조로 돌려준 뒤 구속적부심사에서 “앞으로 절대 선물거래에 관여하지 않을 것을 약속하며 아들 이 씨가 석방되는 대로 나머지 회원을 순차적으로 정리해 위 사업체를 정리할 예정”이라고 썼다. 하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관련 기사: 총알개미투자클럽 운영자 구속 뒤 합의... 피해자 일부 돈 돌려 받아)
이 뿐만 아니다. 이 사건을 조사한 성남 분당경찰서가 이 씨에게 명의를 빌려주고 피해 금액도 함께 쓴 이 씨의 모친 한 씨를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기자 추가 피해자들은 ”명의를 빌려주고 부를 함께 나눈 한 씨도 같이 죄값을 치러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실제 한 씨는 고급차와 국외 여행 사진을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여러 차례 올려 피해자들의 공분을 산 바 있었다. 추가 고소 사건을 조사한 성남 분당경찰서는 모친 한 씨를 불기소 의견으로 올리고 이 씨만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알려졌다.
한편 이 씨는 1심 결과에 불복하며 항소했다고 전해졌다.
최훈민 기자 jipchak@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