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의미 간직한 지역 고유 명칭으로 불려야”
24일 오전 제주국제공항 입구 교차로 인근 도령마루에서 해태상 철거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제주시]
제주시는 24일 오전 중장비를 투입해 해태상 2기를 모두 철거한 후 아라동 소방교육대 부지로 이전했다고 밝혔다.
이번 해태상 철거는 고희범 제주시장이 제주 4.3당시 양민학살의 아픔을 간직한 이곳의 지명을 ‘해태동산’이 아닌 옛 고유지명인 ‘도령마루’로 되찾겠다고 밝힌 데 따른 후속 조치다.
1970년대 초 해태제과에서 도령마루 입구에 ‘해태상’을 세웠고 4.3에 대해 얘기하는 것조차 금기시되고 있던 시기여서 자연스럽게 ‘해태동산’으로 불려왔다.
고희범 제주시장은 이날 “오랫동안 숨겨져 왔던 4.3의 아픔을 달래고 슬픈 역사를 간직한 도령마루가 이제는 특정 업체의 이름보다는 제주 4.3의 의미를 간직한 지역 고유의 명칭인 ‘도령마루’로 불려져야 한다”고 밝혔다.
도령마루(용담2동 1764-1번지 일대)는 옛날 양반집 도령들이 대정현과 제주성을 오가면서 쉬어가던 고개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제주 4.3 당시 도령마루 인근 소나무밭에서 지역주민 600여 명이 영문도 모른채 희생당한 곳이기도 하다.
ilyo9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