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르퓌에서, 스페인 산티아고, 포루투갈 리스본까지
‘순례, 세상을 걷다’ 표지 모습.
[부산=일요신문] 하용성 기자 = 부산에 본사를 둔 인터넷매체 ‘인저리타임’의 자회사인 출판사 ‘인타임’은 최근 신간 ‘순례, 세상을 걷다’를 출간했다. ‘순례, 세상을 걷다’는 프랑스·스페인·포르투갈 등 세 나라에 걸친 2000km 산티아고 순례길의 서경과 서정을 담은 책으로 현재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고요하고 경이롭기까지 한 프랑스 르퓌 순례길(800km)과 장엄한 대서양을 벗하며 걷는 스페인 북쪽 순례길(600km), 그리고 대항해 시대의 열정이 살아 숨 쉬는 포르투갈 순례길(600km)의 숨 막히게 아름다운 풍광이 책 속에 펼쳐진다.
이 책은 ‘꿈꾸는 정책가’이자 ‘고독한 여행가’인 저자 오동호 좋은정책연구원 원장이 33년간의 공직생활을 마감한 뒤 인생 2막을 시작하며 순례길에서 쓴 삶의 성찰기이기도 하다.
책은 두 가지 면에서 여느 산티아고 순례기와 차별화된다. 하나는 프랑스, 스페인, 포르투갈 세 나라에 걸친 2000km의 대장정을 담았다는 점이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위의 세 길을 포함해 다섯 개 정도인데, 보통 순례기는 이들 중 하나만을 걷고 쓴다. 세 개 코스 2000km를 걸은 순례기는 흔치 않다. 길고 고단한 여정인 만큼 다양하고 풍부한 볼거리와 느낌을 전한다.
프랑스 르퓌 순례길은 고요하고 경이롭다고 표현한 저자는 계곡 속에 자리한 콩크와 피작마을은 마치 중세시대 마법의 마을에 들어선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고 소개한다. 스페인 북쪽 순례길에서는 장엄한 해변 풍광과 함께 처연한 파도소리를 벗 삼아 걷는 고독한 순례자의 모습을 보여준다.
단순한 여행기를 넘은 진지한 성찰기란 점도 주목된다. 인생 1막을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하더라도 인생 2막의 무대 앞에 서면 두려움이 엄습하게 마련이다. 그 두려움을 진정시키는 마법으로 저자는 고난의 여정, 82일간 2000km의 산티아고 순례길을 선택했다.
저자는 자신의 체험을 나누고 싶다며 이렇게 말한다. “세상의 삶이 쉽지만은 않다. 늘 뭔가 불안하고 힘들다. 늘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방황하는 청춘, 상실과 우울의 시대를 살아가는 이 땅의 중장년들과 체험을 나누고 싶다. 도전과 열정이 되살아나고, 새로운 출발의 설렘이 밀물처럼 몰려올 것이다.”
저자 오동호는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장(제27대, 차관급 정무직)을 지내고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객원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대학 재학 중 행정고시에 합격해 1985년에 공직에 입문한 후, 경남도청을 거쳐 행정안전부에서 장관비서실장과 LA총영사관 주재관, 지방세제국장과 지역발전정책국장, 청와대 정책실장 보좌관과 울산광역시 행정부시장을 지내는 등을 지냈다.
2018년 가을께 공직을 마감하고 인생 2막을 위한 자기성찰의 산티아고 순례길에 나서 82일간 2000km의 대장정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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