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라운드 펼쳐…제주팀 1승 2패 ‘손님접대’ 대구팀 전승 ‘활짝’
제주 팔레스호텔에서 열린 내셔널리그 제주투어.
[일요신문] 제주도는 조선시대부터 ‘금기서화’로 전통이 깊은 고장이다. 이 중에서 바둑에 대한 열정과 자부심은 남다르다. 현재 제주도를 지역연고로 한 바둑리그팀도 두 개나 있다. 제주바둑협회가 후원하는 내셔널바둑리그 ‘제주특별자치도팀’과 제주신보에서 직접 지원하는 한국여자바둑리그 ‘서귀포칠십리팀’. 바둑사랑이 용암처럼 흐르는 제주에서 SG골프&홈필드 2019내셔널바둑리그 지역투어가 열렸다. 장소는 제주 팔레스호텔 특별대국장이었고, 대회는 5월 18일과 19일 이틀 동안 3라운드부터 5라운드까지 펼쳐졌다. 홈그라운드에 뛴 제주특별자치도팀은 먼저 두 경기에선 손님접대(?) 한 후에 마지막에 1승을 챙기는 후한 인심을 보였고, 바다 건너 온 대구바둑협회팀은 전승을 거두며 활짝 웃었다.
제주특별자치도팀은 경기도 곤지암리조트에서 개막한 1·2라운드에서 전승을 거둔 강팀이다. 그러나 5월 18일 열린 3·4라운드에선 대구바둑협회팀과 전라남도팀에게 모두 2 대 3 스코어로 거푸 패했다. 19일, 5라운드에서 만난 상대는 전통의 강호 서울 푸른돌팀이다. 시니어 박성균 선수와 주니어 신현석 선수가 패했지만, 여자 김민주 선수와 주니어 최진원 선수가 승리해 따라잡았다. ‘또 2 대 3 패배인가?’ 이때까지 제주팀 대국을 지켜보던 이현국 감독 얼굴은 긴장감으로 날이 서 있었다. 마지막에 주니어 류인수 선수가 백불계승하며 팀승리를 확정지은 후에야 이 감독은 가까스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2019 내셔널바둑리그 제주특별자치도팀 5라운드 대국 장면. 가장 오른쪽 대국자가 팀 승리를 확정한 류인수 선수.
5라운드 대국을 마친 후 제주특별자치도팀 시니어 박성균 선수는 “내가 사는 곳은 충북 괴산이지만, 제주도와 여러 인연이 있어 팀에서 선수로 불러주셨다. 제주도 바둑인들은 열정이 상당하다. 제주에 아마추어 고수는 김준식, 강순찬이 터줏대감으로 유명하고, 젊은 바둑인으로는 문해성 씨가 있다. 작년 45회까지 열린 제주특별자치도 왕위전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아마대회로 알려져 있다. 프로와 아마를 걸쳐 바둑리그팀만 두 개를 운영하고, 3년째 열고 있는 제주도지사배도 유명하다. 이런 열정 덕분인지 전문기사도 꾸준하게 배출한다. 현재 제주 출신 프로기사는 여자 오정아 4단과 남자 프로기사는 홍무진 4단, 강우혁 2단, 강지범 초단, 문종호 초단이 있다. 올해 내셔널바둑리그팀에선 새로 신현석 선수를 영입했고, 전국체전을 겨냥해 여자선수 김이슬도 모셔왔다. 우리 팀 선수들은 성적이 안 좋으면 언제든지 교체될 수 있다는 결연한 각오로 뛰고 있다. 이번 제주투어에선 손님접대를 거하게 했지만, 남은 라운드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라고 말했다.
제주특별자치도팀 시니어선수 박성균 아마7단.
5라운드까지의 드림리그, 매직리그 성적.
2019내셔널바둑리그는 아직 초반이지만 제주에서 5라운드까지 치른 결과 팀마다 희비가 엇갈렸다. 전통의 강호 대구바둑협회(구 대구 덕영)팀은 한번도 패하지 않고 매직리그 1위를 수성했다. 대구팀은 제주투어 첫날(18일) 열린 3·4라운드에서 제주특별자치도와 부산 이붕장학회팀에게 거둔 2승을 거두고 5라운드에선 광주광역시팀까지 꺾어 리그 5전 전승을 기록했다. 드림리그에선 4승 1패를 기록한 전라남도팀이 선두를 유지했다. 선수전적을 보면 주니어는 김기백(대구바둑협회)·백운기(대전광역시)·홍명세(아산 아름다운CC) 선수가 5전 전승으로 공동 1위다. 시니어도 심우섭(서울 푸른돌)·조민수(전라남도)·최호철(경기 바이오제멕스) 선수가 4승 1패로 공동1위에 올랐고, 여성은 정지우(서울 압구정) 선수가 4승 1패로 단독 1위를 유지했다. 내셔널리그 다음 6~8라운드는 6월 8일과 9일 경기도 안성에서 지역투어로 열릴 예정이다.
내셔널바둑리그는 5인 단체대항전(각 팀의 주니어 간, 시니어 또는 여자 간 대결)이며 드림리그(9팀)과 매직리그(9팀)의 양대리그로 펼쳐진다. 정규시즌은 매달 2~3라운드씩 17라운드를 펼쳐 총 153경기, 765국을 소화한다. 이후 포스트시즌에선 각 리그 상위 4팀씩, 총 8개 팀이 토너먼트로 대결한다.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는 단판승부로 진행되며 챔피언결정전은 3번기로 최종 우승팀을 가린다. 내셔널리그 정규리그 우승상금은 1000만 원, 포스트시즌 우승상금은 2000만 원이다. 제한시간은 각자 30분에 30초 초읽기 3회다. SG골프&홈필드 2019 내셔널바둑리그는 (사)대한바둑협회가 주최·주관하고,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재정 후원하며 (주)에스지엠이 타이틀스폰서를 맡았다.
박주성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