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의원 총집합? 민주당 이재정·정의당 추혜선·바른당 임재훈 의원 등 격돌 예상
안양 동안 을은 2000년 16대 총선부터 심재철 의원이 내리 5선에 성공한 지역구다. 16대에는 이석현 당시 새천년민주당 후보를 상대로 신승을 거뒀고(당시 지역구 동안), 동안이 갑을 선거구로 다시 나눠진 17대부터 이정국 후보를 연속 네 번이나 제치며 금배지를 달았다.
하지만 내년 총선의 상황은 조금 다르다. 더불어민주당은 연패를 거듭한 이정국 후보를 대신해 지난여름 지역위원장을 이재정 의원으로 교체하며 20년 만에 지역구 탈환을 노리고 있다.
비례대표로 20대 국회에 입성한 이재정 의원은 동안 을 지역위원장이 된 이후 활발한 지역 활동에 나서고 있다. 의원실은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본인이 오래 거주하고 아끼던 곳”이라고 표현했다. “이 의원은 가정을 꾸리기 이전부터 안양에 거주했고 변호사로서도 활동했으며 결혼, 출산도 안양에서 했다”고 덧붙였다. 이재정 의원은 대구 출신에 경북대 법대를 졸업했지만 사법시험 합격 이후 줄곧 안양에 적을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정 의원은 현재 더불어민주당 당 대변인을 맡고 있으며 초선임에도 적지 않은 인지도를 자랑한다. 여러 방송에 출연하며 쌓은 젊고 스마트한 이미지가 강점이다. 민변 사무차장과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운영위원을 지낸 경력이 있다.
정의당 추혜선 의원 역시 2017년부터 안양에 지역구 사무실을 내고 활발한 지역 활동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당은 안양 동안 을을 당 전략지역으로 정하고 총선을 준비하고 있는 상태다.
추혜선 의원실은 “안양 동안 을은 서울로 출퇴근하는 젊은 주민들과 교육에 관심이 많은 학부모들이 거주하며 정의당의 정책에 관심과 지지를 보이는 지역이다. 다른 지역에 비해 정의당 당원의 수도 많은 편”이라고 했다.
동안 을을 택한 이유도 “많은 지역 당원과 지지율, 그리고 지난 총선에서 높은 득표를 기록한 정진후 전 원내대표의 영향”을 꼽았다. 정진후 전 정의당 원내대표는 20대 총선에서 1만 6581표라는 득표를 기록한 바 있다. 정 전 의원은 지난해 교육감 선거 출마를 위해 탈당했고 그 지역구를 추 의원이 계승한 상태다. 추혜선 의원은 정의당 원내수석부대표와 공정경제민생본부장을 맡고 있으며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 등을 역임했다.
바른미래당은 임재훈 의원의 출마가 유력한 상황이다. 임재훈 의원은 지난해 오세정 전 의원이 서울대 총장 재선거 출마를 위해 의원직을 사퇴하면서 비례대표 차 순번으로 의원직을 승계했다. 의원실은 “임 의원이 의중은 있는데 아직 출마 여부를 확정하지는 않았다”고 답했다. 임재훈 의원은 민주당 조직국장, 부대변인 등 당직을 거쳤으며 김한길계로 분류된다. 현재 바른미래당 사무총장을 맡고 있다.
3명의 도전자에 맞서는 심재철 의원실은 안양 동안 을을 “제2의 고향”이라고 표현했다. 총선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5선의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는 말로 포문을 열었다. 의원실은 25년 이상 안양에 거주한 이력과 그동안 지역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 온 ‘실적’을 강조했다. 지역 정가 역시 자유한국당의 선거 조직력과 심 의원의 경륜을 높게 평가하는 분위기다.
다만 단일화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심재철 의원은 3만 6148표(41.46%)를 얻어 3만 4448표(39.51%)를 얻은 이정국 후보와 1만 6581표(19.01%)를 얻은 정진후 후보를 제쳤다. 하지만 당시 이정국, 정진후 후보의 진보 단일화가 이뤄졌다면 승부를 뒤집혔을 거라는 분석이 적지 않다. 이 때문에 내년 총선 역시 범 진보 단일화가 이뤄질지에 대한 예측이 분분하다. 이에 대해 심재철 의원실은 “내년 선거는 문재인 정권에 대한 심판의 의미가 있는 만큼, 유권자들도 명분 없는 단일화에는 지지를 보내지 않으실 것으로 생각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김창의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