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장애인거주시설 거주 지적장애우 축복의 결혼식
박종신씨와 이옥자씨 결혼식 사진
[일요신문 호남총국 = 최지우기자] “오빠 사랑해요~” “나~도” 지난달 31일 목포 샹그리아호텔에서는 특별한 결혼식이 열려 많은 이들의 축하와 격려를 받으며 지역의 화제로 떠올랐다. 신랑 신부의 특별함이 보는 이들의 마음에 커다란 감동을 남긴 것이다.
소박하고도 화려한 이 결혼식의 주인공은 지적장애 2급 박종신씨와 지적장애 3급 이옥자씨. 영광에서 홀로 생활하고 있는 박종신씨와 신안 장애인거주시설(원장 무공스님)에 거주하고 있는 이옥자씨가 서로의 간절한 소망을 안고 결혼식을 올리며 지적장애우들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에 용감한 도전장을 내밀었다.
하지만 이 둘의 결혼이 쉽게 이루어진 것은 아니었다. 종신씨와 옥자씨는 지난 2017년 우연한 모임에서 첫 만남을 가졌고, 종신씨는 순수하고 활달한 옥자씨가 처음부터 좋았단다. 종신씨가 적극적으로 옥자씨가 거주하는 시설을 찾아오며 서로에 대한 마음을 확인했고, 사랑도 확신했다.
옥자씨가 영광을 방문했을 때는 종신씨가 사랑의 증표인 커플반지를 선물하며 결혼에 대한 강한 집념을 보였다. 하지만 둘의 사랑이 깊어 갈수록 주변 사람들의 시름도 깊어갔다. 무공스님과 거주시설 관계자들, 박종신씨 후견인 사이에 스스로 일상생활이 어려운 이 둘의 결혼이 가능할까 하는 우려와 염려,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두 사람이 강력히 결혼을 원하는 만큼 결혼식을 올려줘야 하지 않냐 하는 긍정과 격려의 의견이 서로 교차하며 여러 시간 동안 이 둘을 지켜봐온 것이다.
하지만, 결국 두 사람의 변함없는 마음과 결혼에 대한 간절한 열망이 걱정과 염려하는 마음을 이기고 결혼식까지 골인 할 수 있었다. 비록 한집에 살 수 있는 것이 아니어도 둘은 결혼식 내내 행복한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현재 박종신씨는 지적장애 2급으로 한글과 숫자도 모르고 돈도 셈할 줄 모른다. 매일아침 후견인에게 안부전화 하고 동네 병원가고, 점심은 주간보호센터에 가서 해결하고 마트에 갔다가 집에 와서 TV를 시청하는 것이 하루 일과다.
옥자씨의 경우도 별반 다르지 않다. 가족이 없이 신안장애인시설에 거주하고 있는 옥자씨는 지병이 있어 시간에 맞춰 약을 먹어야 하고, 혼자서 일상생활을 할 수 없어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래서 새신랑 새신부는 한 집에 생활하는 것이 어렵다. 이 둘이 알콩달콩 한집에 살며 생활 할 수 없는 이유다. 대신 일주일 단위로 함께 생활하며 서로에게 적응해 갈 계획이다.
결혼식에 참석한 강철수 목포한국병원 원장은 “지적장애우들의 사랑의 결실 축하한다. 장애가 있든 없든 사람의 마음은 다 같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들의 행복 바이러스가 주위에 널리 퍼져 더 좋은 일이 가득하길 바란다”는 소감을 남겼다.
신안장애인거주시설 원장 무공스님은 “천사 같은 마음의 옥자씨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서 결혼하는 것을 보며 기쁘고 지적장애우들도 비장애우들 처럼 사랑하고 결혼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함을 알 수 있었다.” 며 “일주일 간격으로 영광과 신안을 왔다 갔다 하며 시설에서 돌 볼 것이다. 옥자씨 건강을 항상 걱정하며 종신씨가 잘 챙길 수 있도록 도움을 주어 평행 행복하게 살 수 돕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신안장애인 거주시설은 지난 2015년 언제나 웃음이 피어나는 따뜻한 보금자리로 장애인들이 안심하고 쉴 수 있는 편한 집의 역할을 다 하기 위해 세워졌다. 30여명의 중증장애우 원생들과 25명의 선생님들이 때론 엄한 훈육자로, 때론 인자한 부모로, 서로 웃고 울고, 부대끼며 매일 매일 한편씩의 리얼생활다큐를 찍는다.
또한, 무공스님이 손수건과 고무신에 직접 그림을 그려 판매한 수익금으로 시설 운영과 원생들의 특별활동에 대한 비용을 충당하고 있으며 이번 결혼식 비용도 전적으로 무공스님이 딸을 시집보내는 마음으로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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