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유치원 3법으로 일약 스타덤…안, 20년 가까이 지역구 다져와
미아동, 삼양동, 삼각산동 등이 포함된 서울 강북 을은 민주당 세가 강력한 지역으로 분류된다. 17대, 18대 총선에선 최규식 의원(열린우리당, 통합민주당)이, 19대는 유대운 의원(민주통합당)이, 20대에는 박용진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연거푸 승리하며 보수세가 강한 강북 갑과는 반대로 민주당 텃밭으로 불리는 지역이다.
정권에 대한 중간 평가가 담긴 21대 총선을 불과 10개월 앞둔 현재 자유한국당에서는 안홍렬 당협위원장이 더불어민주당에서는 현역 박용진 의원이 나서 재대결을 펼쳐질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두 사람은 미아동에 위치한 신일고등학교 선후배 관계다 안홍렬 당협위원장이 6회, 박용진 의원은 21회 졸업생이다. 동문이지만 걸어온 길은 조금 다르다.
안홍렬 당협위원장은 충남 서천 출신으로 서천중 졸업 후 서울로 올라와 신일고등학교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23회 사법시험 합격 후 대전지검, 전주지검, 수원지검 검사로 재직하다 1994년부터 변호사로 활동했다.
2000년 16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고향인 충남 보령‧서천에 출마했으나 희망의 한국신당 김용환 대표에게 패하며 상경한다. 이후 한나라당 강북을 지구당 위원장, 상임전국위원 등을 거치며 17대, 19대, 20대 총선에 출마했다. 20년 가까이 강북구에 머물며 지역을 다져왔다. 변호사 사무실도 미아동에 개업하며 조직력에서는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박용진 의원은 전북 장수 출신으로 1979년 경찰 공무원인 아버지를 따라 서울로 올라와 화계초, 신일중, 신일고, 성균관대를 졸업했다. 대학 시절 성균관대 총학생회장, 서울 북부지구 총학생회연합 의장을 역임하며 사회적 불합리에 맞섰다.
2000년 총선에 민주노동당 후보로 출마해 새천년민주당 조순형 후보에 밀려 낙선했지만 창당 1년도 안된 진보정당의 29세 후보가 8381표(13.26%)를 득표하며 3위를 차지해 지역 정가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
민주노동당 대변인, 진보신당 부대표, 혁신과통합 운영위원을 맡아오다 2011년 민주당과의 통합으로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민주통합당에 합류하게 된다. 민주당 대변인, 홍보위원장 등으로 활동하다 20대 총선에 출마, 안홍렬 후보를 상대로 승리했다. 당시 박용진 의원은 4만 373표로 51.08%의 득표율을 안홍렬 후보는 2만 7809표로 35.18%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학생운동, 진보 운동권 출신으로 알려져 있던 박용진 의원을 전국구 스타로 등극시킨 건 지난해 비리유치원 명단 공개와 유치원 3법 발의다. 박 의원은 지난해 10월 페이스북에 감사적발 유치원 수, 적발 금액 등을 공개하며 사립유치원 비리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박 의원은 명단 공개 이후 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안 통칭 유치원 3법을 발의하며 일하는 국회의원이라는 이미지도 쌓았다. 초선임에도 불과 1년 새 민주당을 대표하는 의원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고등학교 선배이자 은사인 신일고 이호욱 전 교장이 후원회장을 맡으며 지난해 국회의원 후원금 액수에서 3억 1391만 원으로 전체 6위를 차지했다. 동문의 높은 지지를 받는 것으로 해석된다.
강북 을 지역구는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등의 지역위원장이 공석인 상태라 정계 개편 등 지각 변동이 없는 한 박용진, 안홍렬 간 2파전이 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안홍렬 당협위원장이 처음으로 금배지를 달게 될지, 박용진 의원이 지역을 수성하며 더 큰 정치인으로 발돋움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창의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