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점은 세계적인 경쟁력을 자랑하고 있는 시만텍이나 피시실린 등의 제품은 국내 선호도 조사에서 거의 3위권 밖에 있다는 것. 이른바 ‘토종 국산 백신’이 국내 일반 사용자들에겐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국내 2위 업체인 하우리의 관계자는 “외국제품의 경우 속도면에서 국산품들에 비해 느려서 소비자들이 외면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 백신 시장의 성장세가 느린 이유에 대해 업계에선 정품 사용 외면과 컴퓨터 제조업체들의 가격 후려치기를 꼽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백신 제조사들은 컴퓨터 제조업체들에게 납품하는 번들용 백신 시장을 이미 포기할 정도라는 것이다. 국내 유명 컴퓨터 제조사인 A사에 번들로 납품하는 외국계 유명 바이러스 백신업체의 백신 가격은 카피당 50원. 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50원을 받느니 차라리 공짜로 뿌려 일반 사용자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는 게 낫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내 바이러스 백신 업체의 일반 사용자용 제품은 대개 카피당 3만원선 안팎이지만 이런 저런 이벤트를 통해 거의 공짜로 뿌려지고 있다. 공짜의식이 결국 백신업체들을 죽이고 있는 셈이다. [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