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반월공단도 준비 중…지역상품권 다온 발행액 60억 돌파”
다음은 취임 1년을 맞은 윤화섭 안산시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윤화섭 안산시장의 민선7기 시정 비전은 “살맛 나는 생생 도시 안산”이다. (사진제공=안산시)
“반월산단, ‘스마트 선도 산업단지·청년 친화형 산업단지 프로젝트’ 추진으로 거듭날 것”
- 시민들과 일요신문 독자들께 인사를 부탁드린다.
“‘살맛나는 생생도시 안산’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14대 안산시장으로 취임한 윤화섭 안산시장입니다. 민선7기 안산시는 인구감소 문제를 해결하고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수 있는 도시가 되도록 관련 정책을 추진할 것입니다. 대한민국 산업을 이끈 반월국가산업단지를 첨단·융합·벤처 등 산업구조와 청년중심의 경제구조로 개편해 도시에 활력을 부여하고, 촘촘한 복지를 강화하기 위한 시정이 운영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 취임 1주년을 맞고 있다. 지난 1년을 돌아본다면?
“취임 당시 태풍 ‘쁘라삐룬’의 북상으로 취임식을 취소하고 재난상황실에서 바로 업무에 돌입했다. 살맛나는 생생도시 안산을 만들겠다는 각오로 취임부터 지금까지 1년 동안 밤낮없이 달려왔다. 시민들의 협조와 공직자들의 도움으로 많은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 지속되는 인구감소 문제와 청년들의 사회진출을 돕기 위해 새로운 정책 도입에 적극 나섰다. 대표적으로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시 단위로는 최초로 시에 거주하는 대학생을 대상으로 자부담 등록금의 절반을 지원할 예정이다. 많은 사람이 안산시에 정착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정책을 도입했다. 아울러 올해부터 입학한 안산시 중·고등학생들은 무상으로 교복을 지원받고 있으며, 대한민국 대표 다문화도시답게 만 0~5세의 외국인 자녀들도 매달 22만 원의 보육료를 지원받게 됐다. 올 3월 러시아 출신의 한 여성은 보육료 걱정 없이 자녀들이 어린이집을 다닐 수 있게 됐다며 시장실로 감사 편지를 보내왔다. 언뜻 사소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매우 뜻깊은 일이었다. 올 5월부터는 전국 최초로 임신부들이 100원의 요금으로 택시를 이용할 수 있는 ‘100원 행복택시’를 추진했다. 한 달에 왕복 2번은 산부인과 진료 시 100원의 요금으로 택시를 탈 수 있다. 복지와 행복 분야 외에도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도 노력했다. 올 4월 1일 발행을 시작한 안산사랑상품권 ‘다온(多溫)’은 2개월여 만에 판매액이 60억 원에 달하고, 가맹점은 1만 호를 넘길 정도로 많은 시민이 관심을 갖고 이용하고 있다. 전국에서 가장 빨리 정착했다고 자부할 수 있다. 올해는 또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올해의 관광도시’로 선정된 해여서 안산시의 볼거리, 즐길거리, 먹거리 등을 알리는 데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1년 동안 많은 일이 있었지만, 1주년을 맞은 지금 잠깐 숨을 돌리고 다시 뛰어가도록 하겠다.”
- 안산 반월공단 하면 대한민국 제조업의 중심지이다. 하지만 최근 경기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월공단을 되살릴 수 있는 비책은?
“반월국가산업단지(반월산단)가 위축되면서 고용인구 감소로 안산시 인구감소라는 문제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1970년대 후반에 조성되기 시작해 40년 이상 대한민국 산업을 이끌었지만, 지금은 과도기라고 생각한다. 다행히 반월산단은 지난해 7월 정부(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시화산단과 함께 ‘청년 친화형 산업단지’로 선정됐으며, 올 2월에도 ‘스마트 선도 산업단지’로 선정돼 새로운 도약을 맞게 됐다. 이를 통해 국비 지원을 받아 노후화고 부족한 기반시설을 개선해 청년 인력이 유입되도록 정비에 나서는 한편,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적용된 산업단지로 거듭날 것이다. 스마트 선도 산업단지는 빅데이터 분석, 사물인터넷(IoT) 등의 기술을 활용한 것이 핵심으로, 올해를 예로 들면 함께 선정된 창원 국가산단에 모두 180억 원이 투입돼 ▲제조혁신 ▲근로자 친화공간 ▲미래형 산단 등 3대 분야를 중심으로 추진될 것이다. 이를 통해 입주기업은 기계장비, 창고, 사무공간 등은 물론, 구매·마케팅 등 서비스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공유경제플랫폼이 구축된다. 특히 제조업이 밀집한 반월산단의 특성에 따라 스마트공장·데이터연계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 선도 산단 프로젝트가 추진되면 아직 구체적인 효과는 분석해야 하겠지만, 산자부는 반월산단과 창원산단의 인구는 총 6만 6000명이, 제조업 매출은 18조 원 이상 늘 것으로 예상했다. 함께 추진 중인 청년친화형 산업단지 프로젝트를 통해서도 일자리 9만 4000여 개, 인구 20만 명 증가가 예상될 정도로 야심차게 추진 중이다. 또한, 정기적으로 반월산단 기업인들의 애로사항을 듣기 위해 기업SOS이동시장실을 운영 중이다.”
- 반월공단 활성화와 함께 4차산업혁명에 대비한 ‘포스트 반월공단’의 준비가 필요할 것 같다. 안산의 차세대 먹거리 산업으로 준비 중인 것이 있다면?
“반월국가산단을 중심으로 자리 잡은 1만여 개의 제조업체는 안산시를 넘어 대한민국 산업을 이끌고 있다. 스마트 선도 산업단지·청년 친화형 산업단지 프로젝트 추진을 통해 새로운 산단으로 거듭날 것이다. 이와 함께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한 정책도 추진 중이다. 현재 경기도, 한양대 등과 함께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하는 ‘강소연구 개발특구’ 공모 사업에 뛰어들었다. 강소연구 개발특구는 한양대 에리카캠퍼스와 경기테크노파크, 추진 중인 스마트 제조 혁신센터 등 대학과 산업체, 연구소, 관공서가 모인 안산사이언스밸리(ASV·Ansan Science Valley)를 과학기술혁신 클러스터로 조성하는 것이다. 올 상반기 내로 공모 결과가 나오며, 추진된다면 소규모·고밀도 연구단지가 조성돼 1987억 원의 생산유발효과와 836억 원의 부가가치유발 효과, 1465명의 일자리 창출이 기대된다. 무엇보다 인근에서 추진 중인 사동89블록 스마트도시 산업과 연계한다면 4차 산업혁명을 이끌 만큼의 역량을 갖출 것이다.”
윤화섭 안산시장은 지역화폐인 안산사랑상품권 ‘다온’을 활성화해 서민경제를 부흥시킨다는 계획이다. (사진제공=안산시)
“다문화가족들의 생활 안정 통해 위험요소를 기회요소로 바꿀 것”
-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안산사랑상품권 ‘다온’의 판매액이 최근 50억 원을 돌파했다. 인기 비결은?
“시민들의 적극적인 호응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안산사랑상품권 ‘다온(多溫)’ 발행액은 6월 14일 기준으로 60억 원을 돌파했다. 금액의 절반에 해당하는 30억 원은 청년수당(26억 원), 산후조리(4억 원) 등 정책수당으로 발행됐지만, 나머지 금액은 시민들이 구매한 금액이다. 시는 다온이 역외유출을 막고, 지역에서 돈이 돌 수 있도록 적극 추진했다. 다온 사용처인 가맹점이 충분히 갖춰지도록 다온 서포터즈가 시 전역을 돌며 가맹점 가입을 독려했으며, 공직자들도 업무 시간 외에 자발적으로 솔선수범해 가맹점 확보에 나섰다. 이런 원동력으로 지난 4월 1일 발행부터 두 달여 만에 가맹점은 1만 800곳에 달해, 전국에서 가장 빠른 시간에 많은 가맹점이 확보됐다. 6월 초부터는 시민 누구나 스마트폰으로 가맹점 위치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다온 지도 서비스도 시작했다. 이런 인기에 힘입어 당초 한 달만 10%의 가격으로 할인 판매하려던 계획을 6월까지 진행하기로 했다. 특별할인 이후 지역화폐는 6%의 할인된 가격으로 교환할 수 있다. 앞으로도 다온이 유통되도록 관련 정책을 계속 추진할 것이다.”
- 안산하면, 다문화의 도시로 유명하다. ‘GLOBAL CITY ANSAN’의 비전은?
“안산시 단원구 원곡동 일대는 2009년 다문화마을 특구로 지정받았다. 다문화특구는 우리 시의 소중한 자산이자 가치다. 인종·국적·언어·문화 모든 걸 초월해 내·외국인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국제도시 안산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현재 110개국 8만 6000여 명의 외국인이 살아가고 있는데, 내국인과 함께 살아가는 주민으로서의 동질성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다문화가족들의 안정적인 정착이 중요하다고 본다. 생활이 안정돼야 위험요소를 기회요소로 바꿀 수 있고, 다문화특구가 범죄 우발지역이 아닌,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하도록 꼭 필요하다. 전국 최초로 외국인 주민을 지원하는 전담 조직인 다문화지원본부는 외국인 주민 지원에 최전선에 있다. 이를 통해 외국인 주민과 다문화 가정을 지원하는 조례와 인권증진 조례 등을 제정했으며, 필요한 부분을 계속해서 개선해 나갈 것이다.”
- ‘2019 안산국제거리극축제’에 77만 명이 다녀가는 등 안산이 세계적인 문화예술의 도시로 발돋움하고 있다. ‘문화예술 도시 안산’의 비전은?
“스토리가 있는 안산을 만드는 데 노력할 것이다. 안산시는 문화·예술·생태 등 다양하고 우수한 자원을 갖고 있다. 대표적인 예를 들자면 안산시 ‘단원구’의 단원은 조선시대 최고의 화가인 단원 김홍도의 호를 딴 것이다. 올 3월부터 안산시의 문화·예술·생태탐방을 특화한 안산시티투어를 추진했다. 주요 코스는 ▲조선시대 최고의 화가 김홍도의 작품을 만나는 ‘단원미술관’ ▲실학의 선구자 성호 이익의 검소한 생활을 만나는 ‘성호기념관’ ▲국내 최대 규모의 인공습지공원 ‘안산갈대습지’ 등이다. 시티투어 이용객의 이해를 돕기 위해 스토리텔러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시티투어 외에도 향후 ‘안산 역사문화공간’을 안산읍성과 관아지(경기도기념물 제127호), 안산향교 터 및 원당상지에 조성할 계획을 갖고 있다. 아울러 안산 내 전통가옥인 경성당(경기도 인정 정통종가)과 청문당(경기도문화재자료 제94호)를 정비해 많은 시민이 찾도록 할 것이다. 아울러 올해로 15회째를 맞은 안산국제 거리극축제가 대한민국을 넘어 아시아, 세계를 대표하는 축제가 되도록 계속해서 노력할 것이다.”
윤화섭 안산시장은 안산을 전통문화와 다문화가 공존하며, 다양성이 존중되는 도시로 만들어 나가겠다는 비전이다. (사진제공=안산시)
“4·16생명안전공원, 세계적인 명소로 조성되도록 적극 노력할 것”
- 아픈 기억이지만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등학교 학생들을 잊을 수 없다. 올해에는 5주기 추모행사가 ‘경기페스티벌-약속’이라는 제목으로 열리기도 했다. 세월호를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과 함께 살아있는 자들을 위한 위로와 치유도 필요한 것 같다. 이에 대한 구상이 있다면?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뒤 2017년부터 안산시에서는 ‘공동체 회복 프로그램’을 추진했다. 참사로 주민들 간 벌어진 상처를 봉합하기 위한 여러 방안 중 시행된 것으로 ‘4·16 세월호 참사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을 근거로 시행됐다. 4·16 참사 피해 유가족과 직접적인 피해를 겪지 않은 시민 등 지역주민과의 만남을 통해 공동체를 회복하자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현재까지 3만여 명의 시민들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마을’을 중심으로 모여 서로 안부를 묻는 것을 기본으로, 함께 무언가를 추진해 성과를 이루며 관계를 쌓아가고 있다. ‘찾아가는 4·16공방’이라는 프로그램’을 예로 든다면, 피해 당사자인 참사 유가족들이 직접 손으로 만들고, 손으로 마음을 전한다는 의미로 매듭공예, 자수, 비누공예 등 공방문화를 매개로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활동이다. 이 프로그램은 올해까지 운영 예정이었지만, 3년 더 추진할 계획을 갖고 있다. 화랑유원지에 조성 계획이 있는 가칭 4·16생명안전공원은 정부 지원 하에 지역주민과 국민 모두가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세계적인 명소로 조성되도록 적극 노력할 것이다.”
- 윤화섭에게 안산이란 어떤 도시이며, 윤화섭이 만들고 싶은 안산의 미래는 어떤 모습인가?
“안산시는 경기도내 다른 시·군과 비교했을 때 많은 장점을 가진 도시다. 다양한 다문화 가정의 존재는 지방자치의 다양성을 꽃피울 수 있는 최고의 조건이며, 성호 이익, 단원 김홍도의 도시로 문화예술 자원도 풍부하다. 다문화와 전통문화를 결집하면 대한민국 최고의 경쟁력 있는 도시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현재 안산시는 수년째 인구가 줄고 있어 경쟁력이 악화되고 있다는 말이 있다. 안산시가 활력을 회복하고 시민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서는 산업도시의 위상을 강화하고, 서민의 생계, 취업 등 민생현안에 무게 중심을 두고 비전을 설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외국인들이 많다는 이유로 대외적으로는 상생과 화합의 도시라는 이미지가 있지만, 경제효과는 눈에 띄지 않는 상황이다. 다양한 이미지를 활용해 시책 구상이 필요하다. 여기에 대부도의 천혜 자원을 이용한 관광 인프라 육성, 초중고 실업팀까지 연계한 체육위상 강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잠재력을 키우도록 노력할 것이다.”
- 끝으로 못다 한 말씀이 있다면?
“34년 전 반월국가산단 노동자로 처음 안산에 왔다. 누구보다 안산의 과거와 현재를 잘 알고 있기에 안산의 미래를 잘 설계해서 ‘살맛나는 안산’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 시민 여러분의 목소리를 나침반이라고 생각하고, 항상 시민과 함께 초심을 잃지 않고 옳은 길만 가겠다. 자랑스럽고 살맛나는, 당당한 안산을 만들겠다.”
손시권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