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아 아이들을 위한 친절한 벽화
[일요신문] 높은 문맹률을 기록하고 있는 소말리아인들을 위한 친절한 벽화가 지역사회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글을 읽을 줄 모르는 사람들이 그림만 보고도 이곳이 어떤 곳인지 알도록 하기 위해 그려놓은 벽화다.
실제 소말리아의 주요 도시들을 걷다 보면 화려한 색감의 벽화가 그려진 상점을 쉽게 볼 수 있다. 이 벽화들은 해당 상점이 무슨 상점인지를 대번에 알려준다. 가령 식료품 가게의 벽에는 음식과 음료수 그림이 잔뜩 그려져 있고, 치과에는 다양한 모양의 입과 치아들이 그려져 있다.
이렇게 벽화로 꾸며놓은 상점들은 1991년 군사독재가 붕괴된 후 소말리아의 내전이 한창이던 1990년대부터 인기를 얻었다. 당시 끊임없이 벌어지는 내전, 테러 공격, 빈곤으로 인해 상점 주인이나 사업가들은 제대로 된 간판을 설치할 수 없었고, 이에 따라 수입도 형편이 없었다. 그림을 팔지 못해 굶주리고 있던 예술가들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이에 지역 예술가들은 상인들과 상생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고안해냈다. 지역 상인들에게 적은 돈을 받고 벽화를 그려주면서 생계를 유지하는 방법이었다. 가령 1998년부터 상점들의 벽화를 그리고 있는 무아위예 후세인 시도우(31)도 그런 경우였다. ‘식식’이라는 예명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현재 모가디슈에서 가장 유명한 벽화가다. 지금까지 100개가 넘는 상점과 슈퍼마켓의 벽화를 그렸으며, 이를 통해 아내와 세 명의 아이들을 돌볼 수 있을 만큼 충분한 돈을 벌고 있다.
그는 이에 그치지 않고 자신이 받은 것을 지역사회에 돌려주기 위해 다른 사람들에게 그림 그리는 법을 가르쳐주고 있다. 가난한 사람들이 기회가 거의 없는 이 나라에서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찾도록 도와주고 싶은 마음에서다.
시도우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내가 그린 벽화 가운데 똑같은 벽화는 하나도 없으며, 벽화는 소말라이인들의 일상생활에서 주로 영감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출처 ‘보드판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