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SBS ‘그것이 알고 싶다’ 캡쳐
13일 방송되는 SBS ‘그것이 알고싶다’ 1176회는 ‘복면 속의 이웃 사람, 대구 총포사 살인사건 그 후’ 편으로 꾸며진다.
2001년 대구 지역을 중심으로 살인, 총기탈취, 은행강도, 차량 방화에 이르는 14일간의 연쇄범죄가 발생했다.
지난 5월 25일 18년 간 장기미제사건으로 남아있는 ‘대구 총포사 살인사건’이 방송을 통해 다시 한 번 세상에 알려졌다.
오랜 취재 끝에 추정한 범인의 특징은 경상도 말씨를 쓰는 남성으로 남성용 스킨 냄새가 났으며 범행수법으로 보아 칼을 잘 다루며 사냥 경험이 있을 거라는 점이었다.
사건 당시 작성된 몽타주와 함께 범인에 대한 정보가 방송을 타자 대구, 부산, 창원 등 전국 각지를 비롯해 미국, 중국 등 해외에서까지 “몽타주와 닮은 남자를 봤다”는 제보들이 쏟아졌다.
혹시 모를 범인에 대한 일말의 단서라도 찾기 위해 제작진이 백방으로 연락을 취하던 그 때, 익숙한 번호로부터 문자 한 통이 왔다.
연락을 해온 이는 2001년 당시 범인의 얼굴을 본 유일한 목격자였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이제껏 누구에게도 털어 놓지 못한 이야기를 꺼내놓으려 한다고 말했다.
긴 고심 끝에 제작진에게 연락했다는 목격자는 사건 이후 우연히 회를 배달주문 했다 마주친 한 남자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정확한 시기와 상호 명까지 기억나진 않지만 배달 온 회를 받기 위해 문을 연 순간 비닐봉지를 들고 서있던 남자의 얼굴을 보고 움직일 수 없었다고 한다.
짧은 머리에 가르마까지, 착각이라 보기에는 남자의 외모가 2001년 당시 마주친 범인과 너무나도 닮아 있었다고 말했다.
2001년 당시 경찰을 도와 수차례 용의자를 확인해줬지만 단 한 명도 범인이라 생각한 적 없었던 목격자였지만 그 때 만큼은 달랐다고 한다.
목격자는 “99프로 같다고 보는 거죠. 그 범인이랑”이라고 확신했다.
목격자의 기억을 토대로 수소문 한 끝에 제작진은 경상도의 한 시골마을에서 횟집사장 ‘이 씨’를 만날 수 있었다.
그는 20여 년 전, 동네 친구들과 멧돼지 사냥을 즐겼으며 독학으로 회 뜨는 법을 배웠고 소 발골에도 능하다고 했다. 더
불어 경상도 사투리를 사용했고 당시 수배전단 속 범인의 외모와 특징까지 많은 부분이 부합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그저 우연일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제작진은 고민 끝에 우리가 이 씨를 찾아온 이유를 전했다.
“대구에 은행 강도 사건이 있었는데 그 시기에 뭐하셨는지 여쭤 봐도 될까요?”
제작진의 질문에 긴 한 숨을 쉰 이 씨는 한동안 말이 없다가 자신의 과거를 조심스럽게 꺼내놓기 시작했다.
그가 어떤 고백을 했는지 이날 오후 11시 10분 방송되는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