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말 끊고 이동하자 “말 못하게 한다” 항의도
장대호는 21일 오후 1시 40분께 보강 조사를 위해 일산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고양경찰서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취재진과 만난 장대호는 “이번 사건은 흉악범이 양아치를 죽인, 나쁜 놈이 나쁜 놈을 죽인 사건”이라고 말했다.
한강 몸통 시신 사건 피의자 장대호. 사진=연합뉴스
그는 “유치장에서 많이 생각해봤다. 아무리 생각해도 상대방이 죽을 죄를 지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반성하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다. 취재진이 “유족들한테 미안하지 않느냐”라고 재차 물었으나 “전혀 안 미안하다”고 답했다.
경찰이 장대호의 말을 끊고 이동하자 장대호는 “왜 말을 못 하게 하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고려시대에 김부식의 아들이 정중부의 수염을 태운 사건이 있었다. 정중부는 이 원한을 잊지 않고 있다가 무신정변을 일으킨 그 당일 (김부식의 아들을) 죽였다. 남들이 볼 때는 장난으로 수염을 태운 일이지만 당사자한테는 상대방을 죽일 만큼 큰 원한인 것”이라고 했다. 자신에게 피해자가 반말을 하고 모텔 비용을 제대로 내지 않는 것이 살해할 만큼의 원한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경기북부지방경찰청은 지난 20일 신상정보공개 심의위원회를 열어 “모텔에 찾아온 손님을 살해하고 시신을 심하게 훼손한 뒤 공개적인 장소인 한강에 유기하는 등 범죄 수법이 잔인하고 그 결과가 중대하다”며 “구속영장이 발부됐고, 범행도구를 압수하고 CCTV를 확보하는 등 증거도 충분하다”고 장대호의 신상 공개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장대호의 나이, 성별, 이름 등이 공개됐다.
장대호는 지난 8일 오전 서울 구로구 자신이 일하는 모텔에서 투숙객(32)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지난 12일 여러 차례에 걸쳐 훼손한 시신을 한강에 유기한 혐의(살인 및 사체손괴, 사체유기)로 구속됐다.
한편, 장씨가 자수하는 과정에서 서울지방경찰청에 먼저 찾아갔더니 직원이 인근 종로경찰서로 가라고 안내하는 등 경찰의 초동대처가 미흡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또 신원 공개 후 인터넷에서 장씨가 올린 것으로 보이는 ‘네이버 지식인’ 답변 내용이 알려지며 관심을 끌기도 했다. 장씨는 학교 폭력을 고민하는 질문에 “상대방 머리를 찍어라”고 답하는 등 폭력성을 보이기도 했다.
문상현 기자 m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