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 총선] 파주 갑, 윤후덕 3기 신도시로 얼어붙은 민심 어떻게 녹일까

민주당 윤 의원 3선 비상등…한국당 박용호 위원장 ‘3기 신도시 반대’ 외치며 맹공

[일요신문] 과거 파주는 농촌과 군부대로 연상되는 전형적인 전방지역이었다. 1996년 파주군에서 시로 승격될 때까지도 인구는 16만 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2000년도에 들어서며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이 입주하고 운정신도시가 개발되면서 산업도시로 변모하기 시작한다. 올해 7월 기준 인구는 45만 3942명으로 고양 못지않은 경기 서북부의 중심지로 성장하고 있다.

교하동, 광탄면, 조리읍, 탄현면과 운정 1~3동으로 구성된 파주 갑은 이전에는 보수색이 강한 농촌지역이었다. 1988년 소선거구제 개편 이후 치러진 총선에서 줄곧 보수 후보가 당선됐을 정도다. 13대부터 18대 총선까지 보수 일색이던 지역은 개발에 따른 인구가 유입되며 다른 양상을 띠기 시작한다. 파주가 갑을 선거구로 나눠진 19대 총선에서 윤후덕 후보가 첫 민주당 깃발을 파주에 꽂은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윤후덕 의원

윤후덕 의원은 19대 총선에서 SBS 앵커 출신인 새누리당 정성근 후보를 1만여 표 차로 눌렀고, 20대 총선에서도 정 후보를 1만 7000여 표 차로 제치며 재선에 성공했다. 파주 을 지역구 역시 더불어민주당 박정 의원이 차지하며 파주는 이제 ‘민주당의 텃밭’이라는 말도 돌 정도였다. 

하지만 정부의 3기 신도시 발표 이후 파주 민심이 심상치 않다. 파주 출신에 온화한 성품과 뛰어난 지역구 관리로 3선은 무난하다고 여겼던 윤후덕 의원이지만 지역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정부의 3시 신도시 고양 창릉지구 발표 이후 고양 시민들은 신도시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를 하며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파주 시민들은 “실제로 더 큰 피해를 보는 건 파주”라는 입장이다. “고양시는 국토부의 광역 교통망 대책이 나오면 경기가 회복될 여지가 있지만 파주는 아무것도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불똥은 지역 국회의원인 윤후덕 의원에게도 튀었다. “대통령, 도지사, 파주시장, 국회의원까지 모두 같은 당인데 뭐 하고 있었나” “명백한 파주 죽이기”라는 말까지 나온다. 분노한 시민들은 윤 의원의 블로그에 찾아가 120개가 넘는 댓글을 남기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내년 총선 윤 의원에게 투표하지 않겠다’, ‘운정신도시 주민 우롱하는 정치인들 내년에 반드시 심판한다’, ‘운정에서 이제 민주당은 없다’, ‘국가가 국민을 상대로 사기를 쳤다’는 의견 일색이다. 

최종환 파주시장에 대한 분노도 만만찮다. 최 시장은 5월 신도시 발표 직후 “2기 신도시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없어 우려스럽다. 정부가 기존 운정신도시 주민들과 대규모 미분양 사태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했지만 최근에는 운정신도시 광역교통망 개선을 국토부에 요구하며 주민 달래기에 나선 모양새다. 사실상 신도시 철회는 불가능하다는 걸 인정한 셈이 아니냐는 해석이다. 이런 상황에서 주민들은 “지하철 연장, 광역교통개선 대책이 계속해서 미뤄지는 건 정치인들이 파주 시민을 무시하기 때문”이라며 원성을 높이고 있다. 

시민들은 특히 노무현 정부 행정관을 지낸 최종환 시장과 같은 기간 청와대 비서관을 지낸 윤후덕 의원이 있는 파주를 박하게 대하지 못할 거라는 기대를 했던 터라 더 큰 실망을 느꼈다고 말한다.
 

자유한국당 박용호 당협위원장

자유한국당 파주 갑 박용호 당협위원장은 “정부의 창릉지구 신도시 발표로 나 자신도 불편함을 느낀다. 운정3지구 4만여 가구의 분양이 시작도 안 한 상태이지 않나, 시민들의 우려가 만만찮은 상황”이라고 했다. 특히 “정부가 기존 운정지구의 교통난도 해결하지 않은 상태라는 점이 시민들의 더 큰 반발을 사고 있다”며 “정부는 2기 신도시 입주민에게 약속한 교통인프라, 교육환경 개선을 즉시 시행하고 3기 신도시 계획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박 위원장은 3기 신도시 반대 1인 시위에도 나서며 주민 의사를 존중할 것을 정부에 촉구하고 있다. 

한편 윤후덕 의원은 신도시 발표 직후 손의정, 조성환 경기도의원, 손배찬, 박대성, 박은주, 이용욱 파주시의원과 함께 ‘참담함을 금할 수 없습니다’라는 공동입장문을 내며 지하철 3호선 파주 연장 예타 면제, GTX 차량기지 및 입출고선 안전한 노선 확보, GTX 운정역 복합환승센터 및 랜드마크 건립 등 12개의 요구를 정부에 전달하고 관철하도록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김창의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