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새벽 1시께 청주시 아파트 화재 현장에서 범인이라고 밝힌 남성을 경찰이 임의동행하고 있다. 남윤모 기자
[청주=일요신문] 남윤모 기자 = 지난 13일 밤 11시40분께 충북 청주시 서원구 개신동 아파트 9층에서 발생한 화재는 빈집에서 일어난 것이 아닌 집주인 A모씨(65·여)의 아들 B모씨(40)가 저지른 방화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에 따르면 14일 새벽 0시께 화재 진압 현장에 나타난 B씨는 슬리퍼와 운동복 차림으로 술에 취한 채 소방관들을 붙잡고 자신이 불을 냈다며 떠들고 다녔다.
이를 수상히 여긴 청주청원경찰서 사창지구대 관계자들이 지구대로 연행해 조사를 시작했지만 화재 현장이 혼란스러워 술에 취해 횡설수설하던 B씨의 이야기는 주목받지 못했다.
경찰에 임의동행 형식으로 연행된 B씨는 복도에 없는 CCTV를 들먹이는 등 횡설수설해 깊은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이후 A씨의 아들로 밝혀지면서 경찰에 범행 일체를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B씨의 행동이나 생각 등이 평소에도 일반적이지는 않았다는 주위 사람들의 지적도 있었다.
경찰에 따르면 발생 후 약 20분 만에 진화된 이번 화재는 31명이 입원하고 42㎡(13평)가 불탔으며 소방서 추산 4800만원의 재산 피해를 냈다.
화재가 난 아파트에는 총 336세대가 입주해 있어 소방관과 경찰 200여 명이 혹시 있을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새벽 5시까지 주민들의 소재 파악을 했다.
경찰은 방화 용의자 B씨에 대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ilyo08@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