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까지 뻗친 조국 법무부 장관 사모 펀드
공시자료에 따르면 정점식 의원은 2018년 3월 31일부터 2021년 3월 31일까지 녹원씨엔아이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그는 올 4월 4일 보궐선거로 국회의원이 되며 1년여에 걸친 사외이사직에서 내려왔다.
정점식 의원이 녹원씨엔아이 사외이사로 선임된 2018년 3월 31일은 현재 검찰에 체포된 정 아무개 씨가 녹원씨엔아이 대표이사였던 때다. 정 씨는 정 의원이 사외이사가 되고 나서 한 달쯤 지난 2018년 5월 4일 사임했다.
9월 6일 김도읍 자유한국당 의원이 공개한 조국 법무부 장관과 윤규근 총경 사진. 최근 검찰에 체포된 정 옛 녹원씨엔아이 대표는 이 사진을 찍어준 인물로 거론되고 있다. 사진=국회TV 갈무리
정 씨는 조국 장관을 비롯 청와대 인사와 깊은 인연을 이어 왔다는 의혹에 휩싸인 상태다. 김도읍 의원은 9월 6일 조국 법무부 장관 인사 청문회 때 정 씨가 2018년 5월 찍었다고 알려진 애월식당 사진의 촬영자라면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이 애월식당 술자리에는 버닝썬 관련 ‘경찰총장’으로 유명한 옛 민정소속실 소속 윤규근 총경과 임종석 옛 비서실장도 있었다.
조국 장관은 이 사진에 대해 70여 명이 함께한 청와대 회식 때 찍은 사진이라고 했다. 이 식당의 최대 수용가능인원은 35명 선이다. 정 씨의 실제 참석 여부와 참여했다면 어떻게 청와대 회식에 초대됐는지 등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녹원씨엔아이는 예전 큐브스라는 상호를 가졌던 코스닥 상장사다. 큐브스는 2017년 7월 녹원씨엔아이를 인수합병한 뒤 사명을 녹원씨엔아이로 바꿨다. 윤규근 총경은 대출 받은 돈을 포함 총 5000만 원을 2015년 말 이 회사에 투자하기도 했다.
녹원씨엔아이와 조국 일가 사모 펀드를 운영한 코링크PE 사이에는 김병혁 WFM 현 대표와 이상훈 전 대표가 있다. 김 현 대표는 녹원씨엔아이 이사 출신이다. 코링크PE 대표이사 이상훈 씨는 WFM 옛 대표였다. 코링크PE의 사모 펀드 ‘한국배터리원천기술코어밸류업1호’가 2017년 10월 WFM을 인수한 까닭이었다. 또한 코링크PE에 인수되기 전인 2014년 WFM은 녹원씨엔아이에 8억 원 정도를 투자하기도 했다.
이런 까닭에 조국 장관과 함께 민정수석실에 있었던 윤규근 총경이 투자한 회사 녹원씨엔아이는 조국 5촌 조카가 실소유 했다는 코링크PE와 연관 의혹에 휘말려 있다. 또한 녹원씨엔아이 대표였던 정 씨는 윤 총경과 조국 장관의 사진을 찍어 줬단 의혹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정점식 의원까지 연결되다 보니 조국 일가의 펀드 사태가 좌우 가리지 않은 ‘권력자 게이트’로 번질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정점식 의원은 “난 큐브스에서 녹원씨엔아이가 되며 ‘새로운 경영진’이 들어올 때 사외이사로 선임된 것”이라며 “한 달 겹치긴 했지만 정 씨 얼굴도 모르고 만난 적도 없고 전화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 의원은 “새로운 경영진 가운데 누가 사외이사로 자신을 추천했는지는 말할 수 없다”고 했다.
녹원씨엔아이는 현재 거래정지 종목이다. 7월 29일 녹원씨엔아이 공시 자료에 따르면 옛 대표였던 정 씨는 2015년 9월 중국 회사 강소정현과기유한공사 지분 취득 과정에서 업무상 약 60억 1417만 원을 배임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7월 26일 녹원씨엔아이 압수수색을 진행했고 9월 16일 정 씨를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체포했다.
최훈민 기자 jipchak@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