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가 정몽규 회장에 대해 제기한 의혹의 중심에는 정 회장이 지난 99년을 전후해 인수한 BW(신주인수권부사채). 당시 정 회장은 현대자동차에서 현대산업개발로 자리를 옮기던 무렵이었다.
정 회장이 BW를 인수한 것은 그가 현대산업개발 회장으로 이동한지 한 달쯤 지난 시기였다. 현대산업개발이 발행한 BW는 해외에서 발행된 것이었다. 참여연대가 문제를 삼고 있는 것은 BW 발행과 관련해 투자자 공시누락 등 증권거래법 위반과 소액주주들에 대한 손실 전가 부분.
참여연대의 주장에 따르면 정 회장은 지난 99년 5월 해외에서 발행한 BW 총액의 85%인 8백92만6천7백 주를 인수한 것을 비롯해, 같은 해 7월에 해외에서 발행한 BW의 50%인 3백54만9천1백12주를 발행 직후 매입했다는 것.
최초로 발행된 BW의 경우 발행 당시 주식전환 행사가격이 1만1천3백40원. 그러나 그동안 이 회사의 주가가 하락함에 따라 행사가격이 5천원으로 낮아져 정 회장이 지금 당장 BW를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인수 당시 주식수보다 배 이상 늘어난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
결국 정 회장의 현대산업개발 지분은 현재 공식적으론 9.7%에 불과하지만 기존에 확보한 BW를 주식으로 전환하면 최대 30.5%까지 상승하게 된다.
참여연대는 이 같은 점을 들어 정 회장이 인수한 BW는 경영권을 획득하기 위한 편법적인 방법이라는 지적이다. 참여연대는 특히 정 회장이 BW 물량을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수천만 주의 주식이 늘어나게 돼 주가하락을 초래, 주당가치가 하락함에 따라 소액주주들이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참여연대는 BW 발행 당시 현대산업개발은 ‘해외 발행’이라고 공시했지만, 정몽규 회장이 BW물량의 대부분을 인수한 점을 들어 이 사채는 국내에서 발행된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했다.
참여연대는 또 현대산업개발이 BW의 행사가격을 하향 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투자자보호 차원에서 거래소에 공시하지 않은 부분은 증권거래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참여연대의 의혹제기에 대해 현대산업개발은 바짝 긴장하면서도 “재무팀에서 내용을 검토중”이라고만 밝히고 있다.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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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기사 ( 2024.12.31 09:3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