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패트 곧바로 본회의 상정” vs 한국 “법사위 거쳐야”
여야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관련 법안 처리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0월 16일 교섭단체 회동에 참석한 나경원 자유한국당‧이인영 더불어민주당‧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사진=박은숙 기자.
이인영 더불어민주당‧나경원 자유한국당‧오신한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지나 10월 16일 국회에서 ‘2+2+2(각 당 원내대표와 의원 한 명 씩)’ 회의체의 첫 회의를 열고, 사법개혁 법안 처리에 대해 각 당의 입장을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원내대표들과 함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인 송기헌 더불어민주당‧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과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소속인 권은희 바른미래당 의원이 참석했다.
여야는 1시간 30분에 걸쳐 비공개 회의를 진행했으나, 검찰개혁 법안과 공수처 설치 문제에 대해 서로 입장차만 확인하고 끝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원내대표는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공수처 관련해 설치를 하느냐 마느냐 등 이견이 있었다”고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검찰의 독립성 및 중립성과 무소불위의 권력 제한이라는 두 가지는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은 조 전 장관의 사퇴를 동력삼아 검찰 개혁의 핵심인 공수처 설치와 검‧경 수사권 조정안 관련 법 처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원내대표는 “공수처 설치가 불필요하다는 것은 전혀 이해할 수 없다”며 “우리당은 한국당 공수처 설치에 대한 전향적 검토를 요청했다. 나머지 문제는 각 당 세 의원이 구체적으로 논의하는 후속 절차를 밟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에 따르면 민주당은 수사지휘권을 유지가 아닌 폐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그는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한 이견을 해소시켰다는 (오 원내대표의) 이야기는 제가 볼 때 성급할뿐더러 우리 문제의식을 축소시켜버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패스트트랙 또한 정국의 뇌관으로 떠올랐다.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정치‧사법개혁 법안은 소관 상임위원회에서 최장 180일 계류된 뒤 법사위에서 최장 90일간 체계‧자구 심사를 거쳐 본회의에 자동 회부된다.
민주당은 오는 29일 곧바로 본회의에 부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 법안들의 소관 상임위가 법사위라는 점에서 체계‧자구 심사가 필요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한국당은 소관 상임위가 법사위인 것과는 별개로 심사를 거쳐야 한다는 주장이다. 바른미래당은 선거법을 먼저 처리하기로 한 여야 4당(한국당 제외)의 패스트트랙 합의를 지켜야 한다며 민주당의 사법개혁 법안 우선 처리 제안에 반대하고 있다.
현재 패스트트랙에 올라탄 선거법 개정안은 지난 8월 29일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의결돼 법사위에 회부됐다. 최장 90일의 법사위 체계‧자구 심사를 거치면 11월 27일 본회의에 부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